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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 여겼고 나름의 준비도 했다. 방심하는 마음도 없었고 분석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WBC 대호 연속 1라운드 탈락이었다. 2023 WBC에 출전한 야구 국가대표팀의 결과물이다. 대표팀은 꼭 승리해야 할 호주전 패배로 큰 타격을 입었고 이어진 일본전에서 예선 탈락을 인증했다. 

결과만큼이나 내용면에서도 아쉬움이 가득한 대회였다. 특히, 마운드의 부진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타격 역시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국제 경쟁력에서 의문부호를 가지게 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호주전 패배가 과연 이변이었는지도 의문시되는 경기력이었다. 선수 대부분이 별도 직업을 가지고 있는 세미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체코전마저 어려운 경기를 한 대표팀을 보면서 더 이상 우리가 야구 강국이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원인 분석은 할 수 있다. 대표팀의 전진 훈련부터 그 일정이 꼬였다. 대표팀은 미국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리고 훈련했다. 미국에 캠프를 차린 KBO 리그 팀들이 많았고 연습 경기 일정을 잡기도 수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KT의 감독을 겸직하고 있는 이강철 감독을 배려하는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대회 준비를 어렵게 했다. 미국 애리조나 지역이 이상 기후로 추운 날씨와 악천후가 이어졌고 원활한 훈련을 할 수 없었다. 이는 투구 개수를 올려야 하는 투수들에게 더 큰 어려움을 줬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투수들이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대표팀은 애리조나를 거쳐 한국, 다시 일본으로 향하는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이 일정은 이동거리가 너무 많았고 훈련도 효율적이지 않았다. 제대로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는 일본에서 일본 프로야구 팀들과의 2차례 평가전이 유일했다. 대표팀의 일정은 일찌감치 훈련 캠프를 차리고 대회를 준비한 일본, 호주와 크게 대조적이었다. 부족한 훈련량은 결국 부실한 경기력으로 연결됐다.

 

 

 



특히, 15명의 투수 중 반 가까이가 컨디션 난조와 부상 등으로 정상 가동되지 못했다. 대표팀은 한정된 투수 자원으로 경기에 나서야 했다. 대표팀이 큰 기대를 했던 강속구 좌완 영건 듀오 구창모, 이의리의 부진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리그 홀드왕과 세이브왕 정우영, 고우석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는 베테랑 김광현, 양현종을 위기관리 투수로 활용하려는 전략 자체를 흔들었다. 

경기 운영도 아쉬움이 있었다. 8강 진출이 목적이었다면 그에 따른 과감함도 필요했다. 호주전 승리가 사실상 8진출을 결정하는 상황에서 보다 더 전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한. 일전을 의식한 마운드 운영을 했다. 이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했다. 여기에 부족한 파워를 극복하기 위한 스몰볼을 더 적극적으로 펴펼칠 필요도 있었다. 호주전에서 대표팀은 7득점하긴 했지만, 양의지의 홈런을 제외하면 상대 마운드 난조에 편승한 득점이었다. 기동력과 작전 야구로 상대를 더 흔드는 것도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미 대회는 끝났다. 대회전 준비의 어려움은 모든 팀들에게는 같은 조건이었다. 대회를 준비하는 것도 경기 운영의 아쉬움을 덜 남기는 것도 결국 실력이다. 대표팀의 실패는 실력 차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 3연속 1라운드 탈락은 우리 야구의 국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는 KBO 리그 선수들은 대부분 연간 억 소리 나는 연봉을 받고 있고 해당 팀의 주축 선수들이다. 이번에는 큰 부상 이슈 없이 우리 프로야구 리그에서 가장 야구를 잘 한다는 선수들을 투. 타에서 선발했다. 여기에 메이저리거 김하성과 에드먼도 합류했다. 리그 최고 투수 안우진이 과거 학폭 사건과 관련해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고 또 다른 메이저리거 최지만이 함께 하지 못했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선수 선발이었다. 1라운드에서 타락한 이전 두 대회에서 대표 선수 선발에 난맥상을 보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또다시 실패의 결과를 받아 들어야 했다. 

이제 세계 야구에서 우리는 강팀이라 할 수 없다.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프로야구 리그를 가진 한국이지만, 리그가 크기는 국제 경기 실력과 비례하지 않음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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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번은 이변의 결과로 이런저런 이유를 찾을 수 있지만, 세 번째는 실력이라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같은 조에 편성된 팀들 외에 다른 조에 편성된 팀들의 플레이는 매우 힘이 넘치고 빠르고 공격적이었다. 기술적인 완성도도 뛰어났다. 이는 야구 불모지로 여겼던 팀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국제 경기에서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 

이는 KBO 리그 수준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수년간 KBO 리그는 양적 성장에 비해 경기력 수준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FA 시장에서 100억원이 넘은 계약이 속출하지만, 그에 걸맞은 실력인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다. 메이저리거들을 다수 보유한 카리브해, 중남미 국가들을 제외한다 해도 프로 리그 운영조차 버거운 나라들인 호주, 이스라엘, 네덜란드 등에도 밀리는 경기력은 리그 수준에 대해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밖에 없다.

리그의 질적 향상을 위한 변화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프로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 자리를 지키고 있고 열정적으로 각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국제 대회에서 예선 1라운드도 통과하지 못하는 리그를 팬들이 언제까지 응원해 줄지는 의문이다. 야구팬들은 다양한 경로로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 리그 등 수준 높은 리그의 경기를 보고 있고 야구를 보는 눈도 높아졌다. 그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야구팬들은 점점 KBO 리그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 

지금 현재 리그 상황을 봐도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크다. 이번 대회 마운드의 부진을 분석하면서 각 팀마다 선발 원투 펀치를 외국인 투수들에게 의존하는 현실을 지적받고 있다. 실제 외국인 투수들의 역할에 따라 그 해 팀 성적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위권에 있는 팀도 외국인 투수 영입에 성공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할 수 있는 게 KBO 리그의 현실이다.

문제는 그 외국인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준이나 일본 리그에서 큰 역할을 하는 투수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몇몇 KBO 리그 출신 외국인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일본 리그에 진출하긴 했지만, 그 비율은 매우 낮다. 오히려 일본 리그에서 실패한 외국인 투수들이 KBO 리그에서 20승 투수가 되고 최고 투수가 되는 일이 더 많다. 외국인 타자 역시 일본 리그에서 방출된 선수들이 KBO 리그에서 더 큰 활약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리그 문화에 대한 적응 차이도 있지만, 수준 차이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2023 WBC는 KBO 리그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 대회였다. 리그 수준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국제 대회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없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야구 국가대표팀의 주축을 이뤘던 베테랑 선수들 대부분이 대표팀과 작별해야 하는 시점이다. KBO 리그에서 베테랑들의 자리를 대신할 선수들을 선발하고 국가대표팀을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베테랑들 이상의 경쟁력을 보여줄 선수들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결국,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우리 야구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우리만의 리그가 아닌 보다 개방적이고 다양성이 함께 하는 리그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우선, 외국인 선수 제도에 있어 제한 사항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현행 1군에서 3명 만을 보유하게 하고 야수와 투수로만 그 수를 채울 수 없다. 이는 리그에서 투수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 투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타당한 면이 있다. 다만, 신규 영입 외국인 선수의 계약 상한선을 정하고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 별도의 샐러리캡을 적용하는 건 불합리하다.

이미 우리 프로야구의 FA 선수들의 계약 규모는 A급 선수들의 경우 4연간 100억원 이상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연간 수십억원이다. 외국인 선수들은 최고 활약을 한다 해도 첫해 연봉은 100만달러 이상을 받을 수 없고 재계약을 한다 해도 200만달러를 넘기 어렵다. 활약도를 고려하면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 또한, 보다 나는 기량의 외국인 선수 영입에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반론도 있고 그렇게 영입한 선수들이 리그 수준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있지만, 폭등하는 FA 시장의 상황과 그에 비례해 높아지지 않는 리그 현실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에 대한 여러 제한 규정을 이제 큰 변화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앞으로 실행될 육성형 외국인 선수 영입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더 늘리고 육성형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은 외국인 선수 샐러리 캡과 별로 운영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 선수들의 자리를 잃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각 프로구단에서는 매년 10명 이상의 선수들의 방출되어 팀을 떠난다. 외국인 선수 자체 육성은 외국인 선수 영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선수 외국인 선수 풀의 확대는 향후 외국인 일본이나 미국 리그로 그들이 진출할 때 상응하는 이적료 등으로 인해 구단의 또 다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이미 KBO 리그는 일본이나 미국 리그로의 복귀를 기대하며 진출한 외국인 선수들이 다수 존재한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 요인이지만, KBO 리그 구단들은 그 외국인 선수가 큰 활약을 하고 미국이나 일본으로 진출한다 해도 그대로 떠나 보내야 한다. 차라리 가능성 있는 외국인 유망주들을 자체 육성하고 그들이 성장시켜 제대로 된 대가를 받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축구의 K리그 구단들은 이미 선수의 영입과 이적을 적절히 조화하면서 이적료 수익을 얻고 구단 운영의 자생력을 확보하고 있다. 야구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해 프로 축구처럼 아시아 쿼터나 제3세계 쿼터를 별도로 운영해 대만이나 호주, 유럽에서 유망주를 영입해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KBO 리그의 세계화를 위한 방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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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일정 연차가 되는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는 FA 자격을 주는 등 보다 전향적인 정책도 시행해야 한다. 이제 야구 팬들은 오랜 기간 활약한 외국인 선수에 대해 용병이나 이방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몇몇 선수들은 그 팀의 레전드로 대접받기도 한다. 이제 야구팬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야구를 잘하면 국적에 상관없이 응원하고 같은 팀 선수로 응원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외국인 선수 제도 개혁과 함께 FA 제도를 포함해 선수들의 팀 간 이동을 보다 활성화하는 방안도 이제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KBO 리그 FA 시장은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FA 금액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시장의 원리에 따른 현상이라 하지만, 그만큼 FA 시장에서 선수가 부족하다.

FA 선수의 취득 연한을 더 낮추고 양질의 선수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신 전 근대적인 계약금을 총 계약 금액의 일부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1년과 2년의 단기 계약을 해도 유지되는 4년간의 구단 보유권을 철폐해 FA 계약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이는 FA 권리 행사가 은퇴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고 방출되는 게 다른 구단 찾기가 더 용이한 불합리함을 방지할 수 있다. 1군이 되었던 2군이 되었던 프로선수 연차가 차면 FA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다시 부활된 2차 드래프트 역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연차가 있는 선수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자리를 더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독립리그 활성화가 시급하다. 현재 프로야구 구단들은 2군 리그인 퓨처스 리그를 하고 있지만, 그 리그에서도 뛸 수 있는 선수들은 한정되어 있다. 유망주들의 육성만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 속에서 상당수 선수들은 경기 출전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은퇴를 ㅎ야 한다. 현재 그런 선수들 중 상당수는 독립리그에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독립 리그는 각 지자체의 지원으로 그 수가 늘었지만, 야구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선수들을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 

 

 

 



독립 리그 구단의 수를 늘리고 보다 대중적인 리그로 발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다. 프로야구 경기를 직접 보기 힘든 지차체를 중심으로 또 다른 리그로 자리를 잡도록 KBO 리그 차원에서의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퓨처스 리그와 독립 리그를 통합하거나 또 다른 하위 리그로서 공생하는 방안도 고려할만 하다. 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는 건 선수 자원의 확충과 함께 야구 저변 확대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속에서 기량 향상을 이룰 수도 있고 새로운 원석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번 WBC를 통해 우리 야구의 위기, KBO 리그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최근 우리 야구는 국제 대회에서 연이은 부진으로 그런 우려와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 하지만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는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나 경기 규칙 개정 등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경기력 향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야구는 결구 선수들이 하는 일이고 선수들의 실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 그 속에서 KBO 리그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2023 WBC 부진으로 비판을 받긴 하지만, 근본적인 해법 마련을 하지 못하고 다시 시간이 흐르면 그 비판이 잠잠해지고 4년 후 WBC에서 부진으로 또다시 같은 비판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팬들이 WBC에서 1라운드 통과도 버거운 야구를 계속 응원해 줄지는 미지수다.

안 그래도 최근 KBO 리그의 흥행은 점점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프로야구는 매력적인 콘텐츠로서의 힘을 잃어가고 있다. 야구 레전드들의 예능에서 다수 등장하면서 관심을 얻고 있지만, 이는 야구에 대한 관심이 아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야구는 점점 외면 받고 있다. 이는 미국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이에 메이저리그는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는 등 변화를 지속하고 있다. KBO 리그도 흥미로운 콘텐츠가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다 개방적이고 보다 다양한 리그로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최고 인기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지속하기 위한 큰 틀의 변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사진 : KBO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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