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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의 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프로야구는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하며 2023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WBC 대표 선수들도 팀에 복귀를 했고 각 구단은 완전체 전력을 구성하는 일만 남았다. 그 시범경기 일정도 절반 정도를 지난 가운데 수년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한화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다. 

성적이 큰 의미가 없는 시범경기라고 하지만, 한화는 LG, 삼성과 함께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투. 타가 조화를 이루고 있고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돋보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도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팀이 잘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이미 한화는 미국 스프링 캠프에서 WBC에 출전했던 네덜란드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연거푸 승리하며 화제를 모았다. 승패에 큰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네덜란드는 다수의 메이저리거들이 포함된 팀이었다. 그때의 승리 기운이 현재까지는 시범경기에도 이어지는 한화다. 

한화는 지난 스토브리그 기간 충실히 전력을 보강했다. 특 A급 선수들을 영입하지는 못했지만,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중심 타선 보강을 위해 LG의 중심 타자였던 채은성을 영입했고 마운드 보강을 위해 SSG에서 선발과 불펜진에서 전천후 활약을 한 베테랑 투수 이태양을 영입했다. 내야의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또 다른 베테랑 오선진 영입도 있었다. 이태양과 오선진은 과거 한화에서 활약하다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던 선수들을 다시 영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문동주

 



이에 머물지 않고 한화는 미 계약 FA 선수였던 NC 외야수 이명기를 싸인 앤 트레이드로 추가 영입했다. 이를 통해 한화는 마운드와 야수진에서 즉시 전력감을 영입하며 라인업에 뎁스를 더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서도 일본 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마운드에 타선에 보강하면서 리그 적응력을 중시하는 결정을 했다. 한편으로 지난 시즌 후반기 인상적인 투구를 했던 외국인 투수 페냐와 재계약하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이를 통해 한화는 올 시즌은 만년 최하위 팀이라는 오명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런 외부로부터의 전력 보강과 함께 한화는 그동안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픽을 통해 모았던 유망주들의 활약에도 기대를 하고 있다. 그 중심을 이루는 문동주, 김서현이 주목받고 있다. 시범경기 등판을 통해 이들은 긍정적인 시즌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문동주와 김서현은 KBO 리그에서 보기 드문 평균 구속 150킬로 이상의 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다. 2023 WBC에서 야구팬들은 150킬로는 물론이고 160킬로의 강속구를 던지는 일본 투수들의 투구에 감탄했었다. 이런 구속의 차이는 야구 수준의 차이로 여겨졌다. 문동주와 김서현은 이런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영건들이다. 두 투수는 아직 많은 이닝은 아니지만, 시범경기 등판에서 긍정적은 투구를 했다. 

문동주는 올 시즌 한화의 5인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예정이고 김서현은 불펜진에서 필승조로 활약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마무리 투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두 선수가 제 역할을 한다면 한화 마운드 운영은 한 결 수월해진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에 국가대표 경력의 김민우, 베테랑 장민재가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문동주가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한다면 5인 로테이션이 완성된다. 그동안 육성을 해왔던 젊은 투수들 중 또 다른 선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장기 레이스에서 밀리지 않은 선발 마운드를 구성할 수 있다. 

불펜진은 김서현이 필승조로 자리 잡는다는 전제하여 신. 구 조화를 이루는 구성이 가능하다. 베테랑 정우람과 이태양이 불펜진의 중심을 잡고 마무리 투수 경험도 있는 또 다른 베테랑 장시환에 좌완 강속구 투구 김범수가 다양성을 더해줄 수 있다. 신인왕 후보와 국가대표급 활약을 했던 사이드암 강재민도 더 나은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강속구 투수 한승혁과 신인 김서현까지 불펜진의 완성도도 이전 시즌과 달리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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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이 마운드가 버텨준다면 한화의 시즌 운영은 한결 수월해진다. 야수진은 FA 영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은성은 오버 페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한화에 없었던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고 타점 생산력이 뛰어난 중심 타자로 한화 팀 구성에 필요한 존재다. 그가 외국인 타자와 함께 타선의 구심점이 된다면 노시환과 정은원, 최재훈까지 기존 한화 주력 타자들의 부담을 한결 덜어줄 수 있다. 

노시환과 정은원은 한화의 육성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로 큰 발전을 보였지만, 한화의 부족한 선수층으로 인해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았고 이를 넘어서기 버거운 모습도 있었다. 이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갖춘 선수의 존재는 큰 힘이 될 수 있고 타선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포수로서 타선에서 2번 타자 역할을 하는 등 또 다른 부담이 있었던 최재훈 역시 타격에 대한 부담을 덜고 하위 타선을 강화할 수 있는 역할에 더 충실할 수 있다. 이는 타선의 상. 하 연결과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오선진은 한화에서 확실한 주전이 없는 유격수 자리를 책임질 수 있고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기간을 버텨줄 수 있는 선수다. FA 미아 위기에서 극적으로 계약에 성공한 이명기는 상대적으로 허약한 한화 외야진을 강화시켜줄 카드로 손색이 없다. 한화는 다수의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줬지만, 외야진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선수가 없었다. 이명기는 당장 주전으로 나서도 손색이 없고 이명기의 존재는 기존 선수들에게 큰 위기감과 함께 긍정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전력 상승을 이룬 한화는 그럼에도 올 시즌 여전히 최하위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여전히 백업 전력이 강하지 않고 젊은 선수들이 정규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한화는 짜임새 있는 전력과 함께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투. 타에서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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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계약 3년 차로 접어든 수베로 감독의 야구가 일정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기도 하다. 2년 차까지 수베로 감독은 부족한 선수 구성에 리빌딩에 중점을 둔 팀 상황 속에서 자신의 야구를 온전히 구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전력의 부족함을 보강했고 더 많이 이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수베로 감독에게는 올 시즌이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로 성과를 내야 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정민철 단장이 재계약에 실패하며 팀을 떠났고 코치진에도 변화가 있었다. 새롭게 부임한 손현 단장의 역할 비중도 커지고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분명 존재하는 수베로 감독의 시즌이다. 이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감독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 점에서 수베로 감독의 이기는 야구가 무엇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한화의 올 시즌을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에서는 이기는 경기를 더 많이 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한화다. 오랜 기간 승리보다 패배의 기억이 훨씬 많았던 한화로서는 시범경기지만, 이기는 경기를 하면서 승리의 느낌을 선수들이 함께 하며 시즌을 준비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화는 이 분위기를 시즌 초반까지 그대로 이어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원정 경기 유니폼 디자인을 대폭 변경하는 등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시범경기는 한화가 올 시즌을 다를 것이라는 의지를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시범경기는 정규리그 성적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한화의 시범경기 경기력은 예사롭지 않다. 이런 한화의 모습은 시범경기를 보다 흥미롭게 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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