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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누구보다 강한 의욕과 투자로 시즌을 준비한 롯데 자이언츠에 상상치 못한 악재가 터졌다. 롯데 1군 마운드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할 투수 서준원이 미성년자와 관련한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고 기소될 상황이라는 사실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언론 등에서 보도된 혐의 내용부터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더 놀라웠던 건 이와 관련한 수사가 이미 지난해 연말부터 이루어지고 있었고 수사 과정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영장 실질 심사도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프로야구 선수가 시즌이 진행되는 상화에서 구속 기소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서준원은 이 사실을 철저히 숨겨왔다. 롯데 구단은 물론이고 에이전트, 가족들도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

서준원은 그 사이 스프링 캠프를 소화했고 겨울에는 호주 윈터리그에서 KBO 유망주 선수들이 주축을 이르는 질롱코리아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 시범경기 마운드에 올라 3경기를 소화하기도 했다. 언론의 보도가 없었다면 서준원은 이대로 롯데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시즌 개막을 맞이하는 상황이었다. 시즌 중 이 사실이 알려졌다면 그 파장은 훨씬 더 클 수 있었다. 

서준원은 혐의의 내용을 떠나 그를 아는 모든 이들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저버렸다. 혐의 내용은 홀로 대응하기 어려운 무거운 내용이고 언젠가는 알려질 수밖에 없었다. 혐의가 사실상 인정되는 상황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그의 입장에서 정상적인 시즌은 애초 불가능했다. 두산의 국내 에이스 투수로 활약했던 이영하는 과거 학폭 관련한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고 팀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서준원으로서는 이 사실을 구단에 알리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하지만 서준원은 마지못해 사실을 인정했다. 

 

 

서준원

 



이와 관련해 롯데는 곧바로 선수 관리 책임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서준원에 대해서는 방출을 결정했다. 그의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서준원은 KBO 차원의 징계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안의 내용 등을 고려하면 선수 영구 제명 등 중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아직 20대 초반의 한창 나이인 서준원으로서는 야구선수로서의 삶이 완전히 단절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서준원은 2019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최고 유망주였다. 롯데의 그에 대한 기대는 3억 5천만원이라는 계약금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서준원은 부산에서 태어나 그 지역에서 야구를 했고 경남고를 졸업한 프랜차이즈 선수였다. 여기에 사이드암으로는 보기 드물게 150킬 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였다.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 이것만으로도 서준원은 매우 매력적인 투수였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기대만큼의 결과를 만들진 못했다. 서준원은 입단 1년 차부터 1군 엔트리에 포함되며 많은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서준원에게 선발 투수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했다. 서준원은 데뷔 시즌인 33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그중 상당수는 선발 등판이었고 97이닝을 소화했다. 결과는 4승 11패 방어율, 5.47, 평균 이하의 성적이었지만, 신인 투수로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풀타임을 소화하며 이룬 성과로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결과였다. 

2020 시즌 서준원은 더 많은 이닝과 선발 등판 기회를 제공받았고 7승 6패 방어율 5.18을 기록했다. 방어율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더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2021 서준원은 기대에 크게 어긋나는 결과를 남겼다. 서준원은 부진을 거듭했고 26경기 1승 3패 방어율 7.33을 기록했다. 계속된 발전이 아닌 급격한 퇴보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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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나아지지 않은 제구력과 좌타자에 대한 극심한 약점, 급격한 체중 증가 등 자기관리에 대한 문제점 등이 지적됐다. 입단 2년 차까지는 신인이자 유망주로 실패에 대해 관대한 분위기였지만, 성과를 만들고 자리를 잡아야 할 시점에 서준원은 그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그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더 키웠다. 

2022 시즌 서준원은 반등의 가능성을 보였다. 기존에는 힘으로만 타자를 상대하는 것에서 벗어나 구속을 떨어뜨리면서 제구와 공의 변화에 주력하는 투구 패턴 변화를 시도했다. 이를 통해 이닝 소화 능력을 더 키우고 안정감과 꾸준함을 유지하려 했다. 결과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서준원은 중간중간 1군과 2군을 오가기는 했지만, 후반기 1군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 임시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모두 잘 소화했다. 이제 자신만의 투구 패턴을 찾아가는 듯 보였다. 

서준원은 2020년 20살의 매우 젊은 나이에 결혼을 했다. 서준원은 보다 야구에 전념하기 위한 결정이라 했고 얼마 안 가 아이 아빠가 됐다. 서준원으로서는 가장이 됐고 보다 큰 책임감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2022 시즌 그의 반등은 가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큰 힘이 됐다. 

2022 시즌을 바탕으로 서준원은 2023 시즌 확실한 반등의 시즌을 준비했다. 호주 윈터리그에서 참가했고 스프링캠프에서 페이스도 잘 끌어올렸다. 서준원은 지난 시즌 9승의 선발 투수 이인복이 부상 재활을 하는 상황에서 5선발 투수 후보군에 포함되며 시즌을 준비했다. 선발 투수가 아니어도 롯데에 필요한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롱맨으로 그 활용도가 큰 투수가 서준원이었다. 서준원은 2023 시즌 롯데 마운드에서 중요한 자원이었다. 

하지만 이런 구단의 구상은 실현되기도 전에 용도폐기됐다. 서준원의 일탈은 쉽게 이해될 수 없는 일이었고 무엇보다 관련 사실을 숨겨왔다. 억울한 점이 있다면 오히려 이 사실을 빠르게 주변에 알리고 대응했어야 했다. 이 문제의 파장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엄청난 비난과 징계가 뒤따른다는 점이 그를 압박했을지 몰라도 그는 일반인이 아니다. 사실은 알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 일로 롯데는 구단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물론, 구단으로서도 이를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선수들의 경기 외적 문제에 구단이 간섭하거나 이를 파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과거 롯데는 원정 숙소에서 선수단 관리를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해 사용하다 이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큰 질타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이미 성인이고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생활까지 관리를 하는 건 이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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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언론에서 아무렇지 않게 보도되고 있지만, 수사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피의 사실을 제3자에 유출하는 건 법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즉, 서준원이 이 문제를 철저히 숨겼다면 구단과 심지어 가족들도 알기 어렵다. 알려진 바로는 서준원은 이와 관련한 소문이 있었지만 그 사실을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 구단으로서는 여러 가지로 서준원에 큰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는 신속한 방출 결정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소속 선수의 일탈은 롯데에는 아픈 일이다. 팬들의 실망감은 선수는 물론이고 구단을 함께 향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모처럼 모기업의 큰 지원 속에 FA 시장에서 필요한 전력을 다수 영입했고 즉시 전력감 선수들을 추가하며 선수 뎁스를 두껍게 하며 성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행동으로 옮겼다. 이를 통해 롯데는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포수와 유격수를 보강하며 센터 라인을 강화했다. 마운드의 아쉬운 부분이었던 불펜진의 경험도 더했다.

이를 통해 롯데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당당히 목표로 할 수 있었다. 이런 각오를 분명히 하기 위해 구단의 CI도 변경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했다. 하지만 서준원의 일탈과 신뢰를 완전히 저버리는 행동으로 이해 롯데의 시즌 시작이 우울함으로 채워지게 됐다. 소속 선수의 소식이 스포츠면이 아닌 사회면에 계속 등장하는 상황은 분명 반가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력적으로 서준원의 이탈은 롯데에 아프게 다가온다. 서준원은 선발과 불펜 모두에 활용이 가능했다. 또한, 로데에 부족한 사이드암 투수로 마운드에 다양성을 더할 수 있었다. 다행히 롯데는 FA 시장에서 키움에서 선발과 불펜에서 실적을 남겼던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를 영입했고 한화에서 방출된 베테랑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을 영입했다. 두 투수의 영입은 서준원의 전력 이탈의 충격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

하지만 마운드의 중요 전력이 이탈한 만큼 투수 자원 보강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때 여러 소문이 돌았던 미 계약 FA 투수 정찬헌의 영입 가능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시즌 중 트레이드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떠나 서준원은 롯데 구단과 팬들에게 큰 상실감을 안겨줬다. 롯데가 1차 지명 선수 선수인 그에 쏟았던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고 응원과 질책이 함께 했지만, 가능성 큰 유망주 투수 서준원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헛된 것이 됐다. 이제 서준원은 롯데 구단과 팬들에게는 금기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준원 역시 야구 인생을 이대로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그가 재판을 통해 실형을 받지 않는다 해도 그를 영입할 프로구단이 나올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아직 20대 초반의 한창 나이지만, 야구선수 서준원을 다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고 용서를 받기에도 너무 먼 길을 왔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에게서 빨리 잊혀야 할 존재가 된다는 사실은 큰 불행이다. 물론, 이는 그가 자초한 일이다. 

서준원의 몰락은 한때의 뉴스로 소비되고 잊힐 문제가 아니다. 이미 프로야구 선수는 물론이고 프로스포츠 그 외에 미디어에 노출되는 스포츠 선수들은 운동선수 그 이상의 존재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언제든 뉴스가 될 수 있고 여러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질 수밖에 없다. 이는 높은 인지도를 안겨주고 부와 명예의 원천이 될 수 있지만, 그에 비례해 무거운 책임감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책임감의 무게를 애써 외면하거나 크게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다. 자신의 잘못이 알려진 이후에야 반성과 사과를 하거나 선처를 바라곤 한다. 분명한 건 대중들은 매우 냉정하고 공인이 된 그들에게 한층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는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분명히 인지해야 할 부분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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