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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전 9 : 0, 태국 전 4 : 0, 그리고 바레인 저 3 : 0,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의 예선전 결과다. 점수 차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줄었지만, 우려됐던 팀 조직력을 경기를 거듭할수록 짜임새를 더했고 부상이 있었던 주력 선수들도 컨디션을 잘 조절했다.

무엇보다 한국과의 경기에서 상대 팀이 들고나올 전술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었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예선전에서 대표팀과 대결한 팀들은 모두 5명 이상의 수비수를 배치하는 극단적인 수비와 기습을 노리는 전술로 맞섰다. 예선 상대들은 실점을 한 이후에도 동점골을 노리기보다는 오히려 수비를 더 강화하며 실점을 더 줄이려 하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양 팀의 수준차가 컸다.

각 국가 간 전력 차가 극심한 이번 아시안게임 축구의 현실이기도 하다. 결국, 한국전에서 가장 적은 실점을 한 바레인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면서 대표팀을 상대한 각 나라의 전술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조 예선 3전 전승,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대표팀은 9월 27일 수요일로 예정된 16강전에서 중앙아시아 국가인 키르기스스탄과 대결하게 됐다. 

이미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대표팀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에이스 이강인을  선발 출전시키고 가벼운 부상이 있었던 송민규가 후반전 교체로 출전해 컨디션을 조절했다. 그 외에 예선전 내내 지속한 선수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 안배로 병행했다.

 

 

 




분명했던 수준 차 몸풀기 같았던 조 예선


조 2위를 위해 한국전 실점을 최대한 줄여야 했던 바레인은 예상대로 많은 수비수를 후방에 배치하고 라인을 올리지 않는 수비 지향 전술로 맞섰다. 하지만 대표팀의 이전 두 경기 상대 팀 쿠웨이트와 태국과 달리 이따금 보여준 역습 공격은 날카로움이 있었다. 다만, 더 나은 경기력에도 바레인은 대표팀이 22번의 슈팅을 하는 동안 단 한 번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일방적 흐름의 경기였다. 

대표팀은 이강인을 선발 출전시키면서 이전 두 경기보다 더 공격적인 스쿼드로 경기에 나섰다. 16강전 이후 토너먼트를 고려한 시험의 성격도 있어 보였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이강인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특정 위치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공간을 이동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아직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은 탓에 움직임이 아주 경쾌하지 않았지만, 날카로운 전진 패스와 탈압박 능력을 보여주며 남다른 클래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황선홍 감독은 건강한 몸 상태를 확인한 이강인을 전반전 35분경 빠르게 교체하면서 다음 경기를 대비했다. 이후 대표팀은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의 선수를 지속 교체하며 공격 전술에 변화를 줬다. 순간 돌파 능력이 뛰어난 공격수와 제공권이 뛰어난 공격수가 번갈아 투입되며 바레인을 골문을 노렸다. 그 속에서 다양한 공격 전술이 등장했다. 좌. 우측면 돌파를 통한 크로스, 밀집 수비를 뚫어내는 중거리 슛, 부분 전술을 이용한 돌파까지 여러 공격을 선보였다. 마치 경기를 앞두고 공격 전술을 시험하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이런 대표팀의 강한 공세에도 바레인은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선전했다. 대표팀은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과 골 결정력이 이전 경기처럼 나오지 않으면서 득점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전을 달랐다. 많은 활동량으로 공간을 메우며 수비에 집중하던 바레인 선수들이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촘촘한 수비 공간에 틈이 생겼다. 

후반전 61분 이한범의 골을 시작하고 대표팀은 74분 백승호, 84분 고영준이 골을 넣으며 3 : 0으로 앞서갔다. 모두 조직적인 플레이와 개인 능력이 조화를 이룬 결과였다. 이후 대표팀은 공세를 지속했지만, 16강전 이후를 고려해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바레인 역시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수비를 더 강화하며 맞섰다. 바레인의 바람대로 경기는 더 이상의 변화가 없었다. 

 

 




건강한 이강인


대표팀은 이전 2018 아시안게임에서 불의의 패배를 당하며 큰 위기감을 가져야 했던 기억을 지워내고 무난히 토너먼트에 올랐다. 매번 국제경기 대표팀의 징크스였던 첫 경기 부진의 징크스로 털어냈고 에이스 이강인의 공백도 여타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메웠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전술을 시험하는 계기도 됐다. 이강인이 합류한 이후에는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무엇보다 부상 선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또한, 대표팀에 대한 여러 의구심을 결과로 불식시켰다는 점도 다음 경기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이제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한다. 예선전과 달리 토너먼트에서 상대하는 팀들은 수비 일변도의 경기를 하는 약체팀들과는 다르다. 개인 기량이 더 뛰어나고 더 나은 조직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은 그 상대들에 대한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상대팀들은 대표팀을 잘 분석하고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표팀의 가장 큰 장점인 공격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수비벽이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격수들의 역량도 예선에서 상대한 팀들과 비교해 뛰어날 수 있다. 이는 조 예선에서 너무나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며 수비 조직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가 없었던 대표팀에는 위협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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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6강전에서 상대하는 키르기스스탄은 약체라는 평가지만, 역대 아시안게임에도 대표팀이 중앙아시아 팀들에게 시원한 승리를 잘 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방심할 수 없다. 만약, 초반 골이 나오지 않는다면 답답한 경기가 될 수 있다. 실제 바레인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대표팀은 일방적 공격에도 전반전 골을 나오지 않으면서 원했던 경기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그래도 예선전 성적을 고려하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진짜 승부는 8강 이후다. 8강에서 대표팀은 개최국 중국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상당수 주전 선수가 함께 하지 못했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항저우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패배를 당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중국은 소림축구라는 비판을 받는 매우 거친 플레이를 하며 대표팀을 곤혹스럽게 했다.

중국은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등 개최국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시안게임 축구에는 국제 경기에서 보편화된 VAR 판독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만큼 심판의 재량권이 커지고 심판에 의해 경기 흐름이 달라질 우려가 있다. 중국의 텃세가 노골화된다면 예상 이상으로 힘든 경기가 될 수 있다. 대표팀으로서는 거친 플레이로 일관할 중국의 소림축구와 편파 판정, 엄청난 소음으로 다가올 홈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 등 여러 악조건을 이겨내야 한다. 또한, 부상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한층 험난해질 토너먼트 일정


8강전 고비를 넘기면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강세를 보였던 만큼 우즈베키스탄과 대결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8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은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치열한 접전 끝에 신승한 기억이 있다. 그런 양상의 경기가 충분히 예상된다.

이 과정을 거쳐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대표팀은 일본 또는 북한과 금메달을 놓고 대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대학 선수를 중심으로 한 스쿼드 수준이 한국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예선전에서 매구 강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일본 축구가 이미 탈 아시아 수준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만큼 만만치 않은 경기를 예상할 수 있다. 지난 2018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은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 황의조 등 지금의 A 대표팀 주력 선수들이 대고 포함한 스쿼드를 가지고도 일본에 힘겨운 승리를 한 기억이 있다. 

일본이 아닌 북한이 결승전 상대라 해도 쉽지 않은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오랜 기간 나서지 않았던 북한의 전력은 충분히 분석되지 않았다. 예선에서 북한은 예상외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또한, 우리와 북한의 특수한 관계는 경기력 외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쉬운 상대는 없다. 하지만 이겨내야 금메달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조 예선에서 대표팀은 에이스 이강인을 잠깐 가동하고도 우승후보 다운 경기력을 과시했다. 토너먼트에서는 더 강해질 수 있는 대표팀이다. 대회에 임하는 자세도 단단하다. 황선홍 감독 역시 예선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선수들들의 방심과 자만을 경계하며 앞으로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남은 건 객관적 전력의 우세를 결과로 만드는 일이다.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의 첫 날 선전


이런 남자 축구 대표팀의 순조로운 여정과 함께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 선수단은 대회 첫날 태권도 품세 부분에서 남녀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고 새로운 메달 유망 종목으로 떠오른 근대 5종에서 남자 대표팀이 개인전 1, 2, 4위를 하며 단체전 금메달, 전웅태는 개인전 금메달을 더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여자 근대 5종 팀은 승마 경기에서 3명의 선수가 실격당하며 위기에 빠졌지만, 마지막 레인저런에서 상황을 극복하며 극적으로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데 이어 여자 근대 5종의 에이스 김선우가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자 펜싱 에페에서는 우리나라 선수가 나란한 결승에 올라 최인정과 송세라가 금, 은 메달을 나눠갔다.

이 외에 유도에서도 값진 은메달과 동메달이 나왔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100미터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앞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이 밖에도 여러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이 선전을 거듭했다. 

이렇게 순조롭게 시작한 아시안게임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축구가 가장 주목받는 종목인 만큼 축구의 결과는 선수단 사기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면 탈락하는 외나무다리 승부를 해야 하는 남자 축구 대표팀이 계속된 승리로 그 기운을 선수단에서 계속 전파해 주길 기대해 본다. 


사진 : KFA,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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