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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의 금메달 여정에 홈팀 어드벤티지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표팀은 10월 1일 중국과의 8강전에서 분명한 전력 차를 입증하며 2 : 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4강에 진출한 대표팀은 우즈베크와 결승 진출을 놓고 대결하게 됐다.

중국과의 8강전을 앞두고 대표팀의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의 홈 텃세였다. 이미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평가전을 했고 중국의 홈 텃세가 무엇인지 제대로 느낀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은 일방적인 홈 관중들의 응원과 중국의 거친 플레이에 고전했고 다수의 부상자도 발생했다. 2차례 평가전에서 2차전은 0 : 1로 패하기도 했다.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모두 함께하지 못했지만, 아쉬운 결과였다. 이와 관련해 무리한 평가전이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때의 경험이 대표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표팀은 8강전에서 대중국 전 맞춤형 전술로 나섰다. 이를 위해 예상과 다른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4-2-3-1 전형을 가동한 대표팀은 대표팀 공격을 이끌던 2선 공격 라인에 변화를 줬다. 애초 예상됐던 이강인, 정우영, 엄원상 대신, 고영준과 송민규, 안재준을 선발 출전시켰다. 이들은 모두 K리그 소속 선수들도 전방 압박에 능하고 몸싸움은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었다. 거친 플레이를 하는 중국 선수들에 힘으로 맞설 수 있는 선수들을 통해 기선 제압을 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상대 허를 찌르는 선발 라인업 
 

실제 이 세 선수들은 전방에서부터 중국의 빌드업이 원활하지 진행되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했다. 이에 중국은 공격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없었다. 수비 시 5백을 가동하고 수비 라인은 낮춘 중국인 걸 고려해도 대표팀의 강한 압박에 당황하는 모습이 분명히 보였다. 이를 통해 경기 주도권을 잡은 대표팀은 빠른 공 전개와 좌. 우 돌파, 중앙에서의 부분 전술로 상대 밀집 수비를 깨 나가기 시작했다. 

중국은 대표팀의 공격 전술을 충분히 연구하고 대비한 수비 전술로 나섰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버거워 했다. 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으로 나가는 게 어려웠다. 가끔 롱 패스를 시도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한 대표팀은 공격의 비중을 높이며 골을 근접하는 장면을 수차례 만들었다. 

전반 18분여 대표팀이 기다렸던 선제 골을 나왔다.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상대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수비형 미드필더 홍현석이 절묘한 감아 차기 슈팅으로 골을 만들었다. 빠른 선취 골은 경기를 보다 원활하게 만들었다. 대표팀은 경기 템포를 조절하며 공 점유율을 유지했다. 전방 압박도 늦추지 않았다. 중국 역시 선제골을 내줬지만, 수비에 중점을 둔 플레이를 유지했다. 중국으로서는 한 골 차를 유지하면서 빠른 역습과 세트 피스를 통한 한 번의 기회를 노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중국의 전략은 대표팀의 추가 골로 더는 유지될 수 없었다. 대표팀은 최 전방 공격수 조영욱의 돌파와 크로스를 송민규가 밀어 넣으면서 2 : 0 리드를 잡았다. 상대 수비벽을 허문 조영욱의 돌파와 상대 골키퍼를 피하는 빠른 크로스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제 중국은 더는 라인을 낮게 가져갈 수 없었다.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에서 중국을 골이 필요했다. 이런 중국의 공세에 대표팀 수비라인이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중국은 전반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 문전 혼전 중 헤더 슈팅이 대표팀 골대를 맞추는 결정적 기회가 있었다. 대표팀으로서는 경기 중 가장 위협적인 순간이었다. 중국은 다시 뜨거워진 응원 열기와 함께 기세를 올렸다. 결과적으로 그 슈팅은 중국의 경기 중 처음이자 마지막 유효슈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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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멋진 2골, 변수를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 클래스 차이 


그렇게 전반전을 마친 대표팀은 후반전 들어 추가 골을 노리는 공격 지향적 전술보다 상황을 관리하는 축구를 했다. 무리한 공격 대신 공 점유율을 높이고 상대 허점을 파고들었다. 이런 대표팀의 전술에 보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해야 할 중국이었지만, 전반전에서 체력 소모가 컸던 탓인지 중국은 쉽게 라인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공격 또한 몇몇 전방 공격수에 의존하는 단조로움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표팀은 후반전 20분 정도가 흐른 시점에 이강인, 정우영, 엄원상까지 뛰어난 개인 능력과 스피드를 갖춘 공격수들을 연달아 교체 투입하며 전술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를 통해 공 점유율을 유지하면서도 상대 역습을 가능성을 차단했다. 중국은 거친  플레이로 맞섰지만, 대표팀은 이를 맞받아 치기보다는 빠른 패스로 움직임으로 충돌을 막고 경기 흐름을 유지하는 플레이로 상황을 관리해다.

대표팀은 공을 점유하다 틈이 생기면 이강인 등 미드필더에서 빠른 전진 패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좌. 우 측면 돌파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중국은 만회골이 절실했지만, 추가 실점에 대한 부담으로 좀처럼 공격수를 늘리지 못했고 라인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마치 과거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강팀과 대결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슈팅 기회를 잡지 못하고 상대 공세를 차단하기 바쁜 상황을 중국이 재현한 듯 보였다. 

대표팀은 후반전 실리 축구로 부상을 방지하고 상대 공세를 봉쇄하며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막았다. 중국은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차이를 끝내 좁힐 수 없었다. 대표팀은 후반전 내내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을 했고 2 : 0 완승을 완성했다. 가지고 있는 전력을 다하지 않고 체력 안배까지 한 경기였다. 우려했던 홈 텃세가 적용될 수 없는 완벽한 승리였다. 

 

 

 



이로써 대표팀은 금메달 여정의 가장 큰 고비로 여겨졌던 개최국과의 8강전을 무난히 승리하며 앞으로 일정에 탄력을 더했다. 중국은 홈 이점을 앞세워 의욕을 보였지만, 분명한 클래스의 차이를 절감해야 했다. 홈 관중들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응원 열기가 식었고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여기에 우려했던 홈 팀에 대한 편파 판정도 주심이 비교적 균형 잡힌 판정을 하면서 변수가 되지 않았다. 여자 축구 대표팀이 북한과의 8강전에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크게 작용하면서 패하기도 했지만, 남자 축구 대표팀은 그런 여지를 주지 않을 만큼의 압도적 차이가 있기도 했다. 

대표팀은 4강전에서 우즈베크와 대결에서 여기에 승리하면 북한을 8강에서 꺾은 일본과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4강에서 비교적 수월한 상대인 홍콩과 대결하기 때문이다. 다만, 홍콩은 사실상 홈팀이나 다름없고 8강전에서 강팀 이란에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일본이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한층 탄력받은 금메달 여정 

 

 




대표팀 역시 객관적 전력은 크게 앞서지만, 역대 우즈베크와의 대결에서 고전한 기억이 많은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우즈베크는 지난 2018년 아시안 게임에서 손흥민과 황희찬, 황의조, 김민재, 황의조 등 A 대표팀 선수가 다수 포함된 상황에서도 난타전 끝에 힘겹게 승리한 기억이 있다. 특히, 우즈베크는 전통적으로 아시안게임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전 상대보다는 더 조직력이 있고 신체 조건도 뛰어난 팀이다. 역습에 능한 팀이고 세트피스도 위협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표팀은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술로 상대를 압도해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로테이션이 가동되며 체력적 안배도 했다. 혹시 모를 방심의 위험도 황선홍 감독이 이를 강하게 경계하며 선수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우즈베크전 역시 방심하지 않는다면 무난한 승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국전에서도 나왔듯이 상대 빠른 역습에 수비진이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고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이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엔트리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승리 행진을 지속해 왔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원팀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런 흐름을 유지한다면 객관적인 전력 우위를 승리로 만들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만들어 왔다.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중국전을 무난히 넘긴 남자 축구 대표팀이 지금의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지금까지 대표팀의 경기력은 불안보다는 기대감이 훨씬 더 큰 게 사실이다.


사진 : 항저우 아시안게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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