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된 NC의 포스트시즌 무패 행진이 플레이오프까지 계속되고 있다. NC는 와일드카드전 1승 통과 이후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승 통과, 이후 KT와의 플레이오프 2연승까지 6연승이다. NC가 홈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3차전마저 승리한다면 NC는 포스트시즌 7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
이런 NC의 포스트시즌 돌풍은 예상을 빗나간 결과다. NC는 정규 시즌 마지막까지 3위 경쟁을 하면서 전력 소모가 극심했고 하루 휴식 후 바로 와일드카드전에 나섰다. 에이스 페디는 경기 중 부상으로 등판이 불투명했다. 체력적인 부담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의 부재, 가장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까지 NC의 포스트시즌이 오래 이어질 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NC는 무적의 팀이 됐다. 에이스의 부재는 선발 투수들과 불펜 투수들이 그 부담을 나눠지면서 최소화했고 매 경기 새 영웅이 등장하는 타선의 힘은 그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한 마디로 투. 타가 조화를 이루고 있고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단기전에서 기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NC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패배를 모르는 NC의 포스트시즌
NC의 기세에 SSG가 힘없이 무너졌고 KT 역시 절대 우세의 전망이 무색하게 2연패 하면서 시리즈 패배의 벼랑 끝에 몰렸다. NC에 3연패 하며 포스트시즌을 접은 SSG는 감독 경질과 코치진 대폭 교체에 이어 대대적인 팀 개편에 들어갔다. NC 돌풍이 불러온 일이다.
KT는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했고 강점인 선발 투수들도 최상의 컨디션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믿었던 외국인 원투 펀치 쿠에바스, 벤자민이 모두 초반에 무너지면 힘겨운 경기를 했다. 오랜 휴식으로 감각이 떨어진 타선마저 NC 선발 투수 페디와 신민혁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준 채 2경기를 패했다.
이제 플레이오프는 NC가 분위기를 완전히 주도하게 됐다. 지금 흐름이라면 NC가 3차전으로 시리즈를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타선이 필요할 때 폭발하고 있고 마운드 운영도 생각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KT는 지면 탈락하는 상황에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KT는 국가대표 선발 투수 고영표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한다. 고영표는 정규 시즌 막바지 크게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지만, 충분한 회복기를 가졌다. 포스트시즌 경험도 풍부하다. NC가 포스트시즌에서 상대하지 않았던 언더핸드 투수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정규 시즌 상대 전적에서 고영표는 NC에 약점을 보였고 언더핸드 유형인 그에게 부담이 되는 좌타자들도 NC 라인업에 다수 포함돼 있다. 여기에 긴 휴식으로 인한 경기 감각 부재의 문제를 그도 안고 있다. 앞선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쿠에바스, 벤자민이 초반 흔들렸던 건 경기 공백 문제도 분명히 있었다. 포스트시즌 뜨거운 NC 타선의 상승세도 고영표에 부담이다. 여기에 NC의 홈구장인 창원에서 열리는 3차전은 일방적인 홈 팬들의 응원이라는 변수도 있다.
NC는 3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는 외국인 투구 태너의 포스트시즌 투구 내용이 불안하지만, 팀 상승세의 버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전 포스트시즌 부진이 구위보다는 볼 배합 등의 문제가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층 나아진 투구도 기대된다. 이와 함께 포스트시즌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NC 불펜진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팀의 약점마저 가리는 NC의 상승세
마무리 이용찬이 기복을 보이고 있지만, 중반 이후 흐름을 지금까지 NC 불펜진은 잘 잡아왔다. 선발 투수가 5이닝 정도만 책임진다면 중반 이후 불펜 대결에서 자신감이 있는 NC다. 실제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NC 불펜진은 안정감을 보였다. 마무리 이용찬만 더 안정감을 보인다면 NC의 경기 후반이 한결 더 편안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좀처럼 식지 않는 NC 타선의 타격감도 무시할 수 없다. NC 타선은 포스트시즌 특히, 초반에 강점을 보였고 초반 득점으로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KT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NC 타선은 초반 선취 득점을 하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오도록 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NC가 먼저 득점한다면 준플레이오프와 같은 시리즈 3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
만약, NC가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면 지난 시즌 키움의 재판이 될 수 있다. 키움은 지난해 정규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 과정에서 키움은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KT와 LG에 연달아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키움은 한국시리즈에서도 SSG와 팽팽한 승부를 하며 주목을 받았다. 비록, SSG에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매우 인상적인 포스트시즌을 보낸 키움이었다.
올 시즌은 NC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NC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2021년 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의 전철도 밟게 된다. 두산 역시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지금 NC의 기세는 새로운 역사 창조의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와일드카드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가 현실로?
NC는 정규 시즌에서 한국시리즈에서 상대를 기다리고 있는 정규 시즌 1위 LG에 10승 6패의 확실한 우위를 보였고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한 채 대결하게 된다. KT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예상했을 LG의 대비에도 혼선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 또 한 번 NC가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승리한다면 며칠간의 휴식이 주어진다. 이번 KT와의 플레이오프 선전의 이면에는 준플레이오프 3연승 이후 며칠간의 휴식이 큰 힘이 됐다.
이점은 LG가 크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그렇게 되면 NC는 에이스 페디 카드를 최대할 활용할 수 있고 부상으로 장기 재활 중인 좌완 에이스 구창모가 전격 가세할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투구 플럿코가 떠나면서 선발 마운드가 다소 약해진 LG에게는 최악의 한국시리즈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이에 플레이오프 3차전 결과는 플레이오프는 물론, 한국시리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C는 내친김에 3연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고 한국시리즈를 대비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으로 보인다. KT는 그들의 포스트시즌을 허무하게 끝낼 수 없다. 1, 2차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회복했고 마운드의 힘도 남아있다. NC 선수들의 체력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3차전을 KT가 승리하면 시리즈 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객관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NC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과연, NC가 그들의 상승세를 지속하며 SSG에 이어 KT의 포스트시즌도 빨리 접게 할 수 있을지 분명한 건 올해 포스트시즌 주인공은 현재까지 NC라는 점이다.
사진 : NC 다이노스 / KBO,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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