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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의 비위가 그의 재직 중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종국 감독의 동반 비리 사건으로 확대하면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월 30일 장정석 전 단장과 직무정지에 이어 구단의 계약 해지 조치와 함께 전 감독이 된 김종국 전 감독이 모두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았다.

다행히 이들은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기소되어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무죄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법정에서 무죄 입증을 위한 공방을 펼칠 예정이다. 문제는 상당 금액의 금전을 받을 것은 분명한 사실로 드러난 만큼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을 입은 건 피할 수 없다. 앞으로 장정석, 김종국, 두 인물은 야구계에서 그 입지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건은 그들의 전 소속팀 KIA에 매우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이들은 한때 KIA의 쇄신을 상징했기 때문이었다. 장정석 전 단장은 선수 시절 KIA에서 2시즌 활약을 하긴 했지만, 출전 경기 수가 많지 않았다. KIA의 프랜차이즈 선수도 아니었다. 은퇴 후 중요한 커리어는 히어로즈에서 쌓았고 프런트와 감독을 역임했다. 이후에는 야구 해설위원을 하기도 했다. KIA와 큰 접점이 없는 장정석 단장의 선임은 KIA에는 파격적 선택이었다. 

그리고 KIA는 그와 함께 팀을 이끌 감독으로 해태 시절부터 선수로서 코치로서 원클럽맨의 자리를 지킨 김종국 감독을 선임해 변화 속에 안정을 함께 추구하려 했다. KIA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KBO 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 이종범이라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선수와 코치로 커리어 내내 팀을 떠나지 않았던 김종국 감독을 선택했다. 그가 그만큼 팀에서 신뢰를 얻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구단 쇄신의 조합에서 비리의 조합으로 


장정석, 김종국 조합은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2017 시즌 챔피언에 오른 이후 성적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KIA의 재건을 이끌어 줄 것으로 안팎의 기대를 모았다. 이를 위해 KIA는 FA 시장에서 상당한 자금을 투자했고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나성범을 영입하고 메이저리그 도전 후 돌아온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에게도 거액의 FA 계약을 하기도 했다. 

이런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장정석 단장은 과감한 트레이드로 전력의 약점을 보완하고 팀 체질을 개선하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했다. 2군의 육성 시스템을 강하했고 다수의 투수 유망주를 1군 전력으로 발전시키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KIA는 장정석, 김종국 체제에서 성적에서는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유는 있었다. 매 시즌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전력을 완벽히 가동하지 못했다. 부상 도미노는 국내 선수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에게도 함께 했다. 지난 시즌에도 KIA는 계속되는 주력 선수들의 부상 공백으로 고전했고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분명 아쉬운 결과였다. 장정석, 김종국 체제에 대한 KIA 팬들의 비판 여론도 강해졌다.

팬심의 악화는 이들의 입지를 흔들리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진짜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은 그들에 대한 비판의 이유인 성적이 아닌 금전과 관련한 비리 혐의로 KIA와의 인연이 끝나고 말았다. 그 시작은 장정석 단장이었다. 

2023 시즌이 시작하기 전 장정석 단장은 전 KIA 선수였던 박동원과의 FA 계약과 관련해 그가 뒷돈, 소위 리베이트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선수의 폭로로 알려지며 프로야구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녹취된 내용과 함께 알려진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이런 배경 탓인지 박동원은 더 나은 조건을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KIA 대신 LG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팀을 떠났다. 

박동원은 2022 시즌 중 KIA가 포수진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상당한 대가를 치르고 트레이드 영입한 선수였다. 박동원이 2022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KIA에는 큰 모험이었다. 그럼에도 프런트와 감독으로 박동원과 오랜 인연이 있는 장정석 단장의 인연이 크게 작용한 영입으로 보였다. 이는 박동원이 시즌 중 다년 계약으로 KIA에 잔류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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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계약 뒷돈 파문 그 이상의 문제


하지만 박동원과 KIA의 협상은 진전이 없었고 박동원은 FA 시장이 열리자 LG와 계약했다. 이에 KIA 팬들은 박동원대 대한 아쉬움과 섭섭한 감정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으로 박동원이 왜 더 나은 조건의 계약도 가능한 KIA를 떠났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이 의문은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 파문으로 일정 부분 해소됐다. 

결국, 장정석 단장은 구단과의 계약이 해지되며 팀을 떠났고 수사를 받는 상황이 됐다. 그렇게 그의 이름은 야구팬들에게서 희미해져갔다. 하지만 얼마 전 그와 관련한 수사 진행 소식이 들렸고 급기야 김종국 감독의 비위 관련 혐의까지 세상에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동원 뒷돈 요구 사건과 최근 이슈가 된 독립리그 구단과 관련한 비리 사건 연루설 등 소문이 있었지만, 이들은 또 다른 사건과 관련이 있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은 두 사람이 구단과 후원, 광고 계약을 한 업체 측으로부터 금전을 제공받았고 그 대가로 편의를 봐줬다는 혐의가 핵심이다. 해당 업체는 KIA 구단과 지속적을 광고, 후원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종국 전 감독은 해당 업체 회장으로부터 금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고 장정석 전 단장도 마찬가지다. 즉, 금전을 받는 것은 두 사람도 인정하고 있다. 

유죄와 무죄의 판단은 이 금전이 별도의 이권이나 청탁의 대가였는지다. 이와 관련해서는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유죄와 무죄의 결과와 상관없이 두 사람의 금전 수수는 프로야구 전반의 신뢰 상실과 연결되는 일이라는 점이다.

더 나아가 그동안 프로야구 구단 운영의 고질적 문제였던 불투명성과 학연과 지연 등이 의사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우리 스포츠의 고질적 병폐가 드러난 일이라는 점이다. 순수한 마음에서 금전을 제공했다고 하기에는 그 액수가 크다. 아울러 그만큼의 금전을 제공하고 아무런 청탁 등을 하지 않았다고 하기는 의문이 크다. 구단의 의사 결정에 있어 단장과 감독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그런 금전이 제공됐을 것이라는 추론도 할 수 있다. 

 

 

 




외형만 커진 프로야구의 구조적 병폐


사실 우리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한 이후 외형적으로 크게 발전했다. 6개 구단 체제는 10개 구단 체제로 확대했고 구단의 규모도 커졌다. 년간 관중 수도 프로야구 원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많아졌다.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중계권료도 크게 증가했다. 그에 비례해 낙후됐던 야구장이나 각종 인프라도 점점 선진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해야 하는 재정적 취약성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각 구단의 의사결정은 모기업이 그 방향을 정하고 있다. 즉, 회장님의 결재가 떨어져야 한다.

히어로즈가 모기업 지원 없이 독자적인 야구 전무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구단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비위와 지분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진행형이다. 히어로즈는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일으킨 구단인 건 맞지만, 구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기존 프로야구 구단과 큰 차별성이 없어 보인다.

이에 아직은 프로야구가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이 시점에 터진 장정석, 김종국 두 인물과 관련한 사건은 프로야구의 전 근대성을 상징한다 할 수 있다. 인맥이 중요시되는 프로야구의 의사결정 구조, 이에 근거한 상명하복식 조직 문화, 이런 구조 속에서 파생되는 불공정과 불평등 그리고 불합리함과 부조리가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사결정 구조의 불투명성은 각종 부정과 비리의 원인을 제공해 주고 있다. 실제 프로야구 구단들의 트레이드, FA 영입 등 팬들의 관심이 큰 사안들은 보안을 이유로 철저히 밀실에서 논의가 이루어지고 깜짝 발표가 되는 게 일종의 관행이다. 이는 협상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잡음을 피하고 해당 선수들을 배려하는 측면도 있지만, 소수의 여러 의문과 추측, 의혹이 난무한다. 그나마도 보안이 잘 지켜지지 않아 사전에 관련 내용이 야구 커뮤니티나 일부 언론에서 이미 퍼져나가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부정 비리의 온상인 불투명성


이제는 중요 의사결정의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하고 이를 통해 팬들의 궁금증을 빠르게 해소해 주는 방향으로 구단 운영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 가령, FA 협상에서도 보안보다는 어느 팀에서 해당 선수에 오퍼를 했는지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구단들은 해당 내용이 밝혀지고 과도한 머니 게임을 우려할 수 있지만, 이미 샐러리캡 제도가 시행 중이다. 이미 지난 FA 시장에서 구단들은 이에 근거해 전략적인 움직을 보였다. 오히려 보다 열린 협상을 하는 게 일부 에이전트들의 언론 플레이에 따른 FA 거품 조장과 정보의 불확실성을 줄어들게 할 수 있다. 또한, 팬들의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프로야구는 출범 50주년을 넘었고 우리나라에서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다. 여타 프로스포츠의 약진 속에 그 자리를 위협받는다고 하지만, 관중수나 관심도, 언론 노출 빈도 등 화제성에서 프로야구는 최고 수준이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선진화된 시스템과 구단 운영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에 장정석, 김종국 사건은 프로야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들만의 문제로 사건이 빨리 잊히기만 바란다면 언제든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많은 야구 팬들은 과연 이 사건이 장정석, 김종국 두 사람만의 문제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프로야구는 이번 기회에 누적된 부정과 비리를 일소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구단 운영의 불투명성과 불확실성을 사라지게 하는 것부터라 할 수 있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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