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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가도 모른다는 말이 딱 맞는 롯데의 5월 마지막 주다. 5월 들어 분명한 상승세를 보이며 최하위를 벗어나 중위권 도약까지 꿈꾸던 롯데가 같은 하위권 팀 한화에 3연전 시리즈를 모두 내줬기 때문이다. 롯데는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한화와의 원정 3연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였다. 시리즈를 모두 내준 롯데는 다시 순위가 최하위로 밀려났다. 

롯데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은 한화는 5연승과 함께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렸다. 3연전을 시작하기 전 최원호 감독의 전격적인 경질과 감독대행 체제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였던 한화는 롯데와의 시리즈 스윕을 통해 반전을 위해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너무나 상반되는 결과다.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까지 분위기는 롯데에 더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롯데와 한화는 모두 상승세에 있었지만, 롯데는 선두 KIA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한 데 이어 선두권 팀 삼성에서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다. 전력 열세를 뒤집고 이룬 성과였다. 그 과정에서 타선의 매우 폭발적인 모습을 보이며 승리하는 경기를 이끌었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또한, 반즈, 윌커슨, 박세웅의 강려한 선발 투수진이 위력을 발휘했다.

 

 




희망 가득했던 5월 마지막 주 시작


이제는 시즌 초반의 침체를 벗아날 수 있는 희망이 가득했던 롯데였다. 한화는 지난주 선전하긴 했지만, 시즌 초반 7연승의 상승세 이후 계속된 침체 분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하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시즌 중 감독 교체라는 돌발변수가 선수들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한 주중 3연전은 한화의 일방적 우세였다. 한화는 문동주, 황준서, 김기중까지 젊은 선발 투수 3인이 모두 호투했다. 문동주는 초반 실점이 있었지만, 이후 페이스를 회복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황준서와 김기중은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황준서는 많은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6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올 시즌 승리가 하나도 없었던 김기중은 롯데 타선을 압도하며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했다. 문동주를 포함해 한화 선발 투수들은 모두 승리를 챙겼다. 롯데는 한화의 젊은 선발 투수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첫 경기 문동주는 초반 3득점으로 그의 초기 강판도 유도할 수 있었지만, 이후 타선이 침묵했다. 초반 고비를 넘긴 문동주는 6회까지 무난한 투구를 했다. 

이후 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극심한 침체를 보였다. 물론, 이후 상대한 투수들이 그동안 롯데가 약점을 보이는 좌완에 상대한 경험이 덜한 젊은 투수들이었다는 점은 고려해도 최근 롯데 타선의 분위기라면 이해할 수 없는 공격력이었다. 마치 시즌 초반 팀 타선 전체가 부진했던 모습을 재현하는 듯 보였다. 나름 좌투수에 맞는 라인업으로 나섰지만, 효과는 없었다.

그동안 롯데 타선을 이끌었던 황성빈과 윤동희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고 이는 중심 타선의 부진과 연결됐다. 롯데의 중요한 득점 생산 공식이 무너지면서 뜨거웠던 타선은 급격히 식었다. 지난주 큰 호평을 받았던 하위 타선의 유강남, 이학주 역시 변수가 되지 못했다. 누가 못했다고 할 수도 없는 타선이었다. 

 

 

윌커슨

 




투.타의 동반 부진과 충격적인 시리즈 스윕패


여기에 선발 투수들의 부진도 팀 부진에 기름을 부었다. 화요일 선발 등판한 박세웅은 한화전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초반 대량 실점하며 무너졌다. 박세웅은 유독 한화전에 부진을 보였고 특히, 대전 구장에서의 성적은 징크스를 넘어설 정도였다. 지난 시즌 롯데는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며 박세웅이 가능하면 한화전 마운드에 오르지 않도록 했다. 

올 시즌도 의도적인 건 아니었지만, 박세웅은 한화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5월 28일 올 시즌 첫 등판한 한화전에서 박세웅은 4.2이닝 10실점(9자책)이라는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4회까지는 3 : 2 리드를 지켰지만, 5회 말 고비를 넘지 못했다. 박세웅은 이전 경기와 달리 속구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고 변화구 유인구 비율이 높았다. 

경기에서 그의 속구가 잘 공략당한 면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타자와의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반대로 한화 타자들은 상. 하위 타선 할 것 없이 박세웅 공에 자신 있는 방망이를 돌렸다. 기싸움에 밀린 결과는 매우 처참했다. 에이스 반즈가 부상으로 한 달여 마운드에 설수 없는 상황에서 박세웅의 역할 비중이 크고 그는 이번 주 2번의 선발 등판을 해야 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소중한 롯데는 박세웅의 한화전 징크스를 배려하기도 힘들었다. 스스로 극복해야 했지만, 박세웅은 한화에 대한 지독한 악연을 끊지 못했다.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한 윌커슨은 초반 3실점했지만, 6.2이닝 3실점(2자책)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 무득점에 그친 타선의 지원 부재라는 불운이 따랐을 뿐이었다. 문제는 나균안이었다. 이미 올 시즌 거듭된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 탈락 가능성이 커진 나균안으로서는 한화전 선발 등판 결과가 중요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나균안은 올 시즌 고전의 원인인 떨어진 속구의 구속이 회복되지 않았고 제구의 정교함도 떨어졌다. 다양한 구종과 볼 배합으로 근근이 초반을 버텼지만, 한 타순이 돈 이후 한계점을 보였다. 나균안은 4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7실점을 기록했다. 연속된 부진을 보이는 나균안으로서는 다음 선발 등판을 기약하지 힘든 상황이 됐다. 롯데로서도 이제 긴 이닝을 투구하는 데 한계점을 노출한 그의 활용 방안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롤러코스터 경기력 


이렇게 롯데는 투. 타에서 지난주와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격한 내림세를 한화전에서 보였다. 롯데 팬들이 시즌 초반 팀을 평가하는 자조 섞인 표현인 부진한 상대 팀 타선을 살려주고 신인 투수를 사이영급 투수로 만들어주는 그런 경기력이었다. 

돌변한 경기력과 함께 롯데는 어렵게 찾아온 반등의 기회를 그대로 날릴 위기에 빠졌다. 롯데는 이번 주 하위권  팀 한화에 이어 최근 연패가 길어지고 있는 NC와의 대결하면서 5월 상승세를 6월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멀게만 보였던 중위권과의 격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롯데의 희망은 롯데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한 한화가 가져갔고 이제 롯데는 과감한 트레이드로 팀 분위기를 새롭게 한 NC와 주말 3연전에서 대결한다. NC 역시 최근 내림세가 분명하지만, 롯데가 한화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또 한 번 침체한 팀을 살리는 명의가 될 수 있다.

더군다나 롯데는 일요일 경기를 제외하면 선발 투수 두 자리를 대체 선발 투수로 채워야 한다. 일요일 경기 선발 등판하는 박세웅은 화요일 경기에서 110개가 넘은 투구수로 후유증이 우려된다. 롯데는 한화전과 달리 타선이 다시 힘을 내지 못한다면 긴 연패에 빠질 수 있다. 그건 반등 희망의 상실로 연결될 수 있다. 

행복한 일주일에 이은 우울한 일주일, 롯데가 5월과 6월이 교차하는 시점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을지 분명한 건 더 밀려서는 시즌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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