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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세월이 흘러 이뤄낸 성과였다. 롯데가 2024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했기 때문이다. 롯데의 KIA와의 3연전 스윕은 최근 연도가 2019년까지 거슬러 가야 할 정도로 매우 오래된 이야기다. 2024년 5월 23일, 최하위 롯데가 그 이야기를 다시 소환했다. 

롯데는 5월 23일 KIA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투수 윌커슨의 7이닝 3실점 호투와 홈런 4방을 폭발시킨 타선의 폭발력을 더하며 10 : 6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롯데는 3연승과 함께 한화를 밀어내고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KIA는 최하위 롯데에게 시리즈를 스윕당하며 1위 자리가 불안하게 됐다.

롯데는 KIA와의 3연전 기간 완벽한 투. 타 조화와 안정된 수비까지 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얼마 전까지 3연전 1경기를 승리하기 버거웠던 팀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이번 3연전에서 롯데와 KIA가 팀이 뒤바뀐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게 할 정도였다. 그만큼 롯데의 경기력은 뛰어났다. 

롯데는 선발 마운드에 대결에서 KIA에 앞섰다. 반즈, 박세웅, 월커슨까지 롯데는 선발 원투쓰리펀치를 차례대로 가동하며 리그 최가의 KIA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이들 세 명의 선발 투수들은 모두 7이닝 이상의 투구를 하며 불펜진의 부담까지 덜어줬고 이는 롯데 불펜진의 불안감을 최대한 억제하게 했다. 롯데는 세 명의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전미르와 김원중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들을 적절한 시점에 마운드에 올릴 수 있었다. 

 

 

윌커슨




KIA 강타선 무력화 한 롯데 선발 투수진 


이런 롯데 선발 투수들을 상대로 KIA 타선은 폭발력을 보이지 못했다. 선발 매치업에서도 현재 부상으로 공석인 선발 로테이션의 빈자리가 더 커 보였다. KIA는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에이스 네일이 호투를 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경기도 패했다. KIA는 이후 5선발 투수인 윤영철과 대체 선발 투수인 김사윤으로 맞섰지만, 선발 투수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네일이 나선 화요일 경기 패배가 KIA에는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롯데 선발 3인방은 5월 들어 호투를 거듭하고 있고 이닝 이터의 면모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세 명의 안정된 투구는 롯데가 긴 부진을 벗어나 5월 상승 반전한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KIA는 최 절정의 투구를 하고 있는 롯데 선발 3인방을 만난 게 큰 불행이었다. 

선발 투수들의 호투와 함께 롯데는 타선 역시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득점하며 시즌 초반하고는 다른 생산력을 보여줬다. 3연전 첫 경기에서는 리그 최강의 선발 투수인 네일에 고전했지만, 선발 투수 반즈가 실점을 최소화하며 8회 2사까지 더 많은 이닝을 버텨냈고 타선은 경기 후반 KIA 불펜을 무너뜨리며 반즈에 승리를 안겼다. 

롯데는 경기 후반 최근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는 테이블 세터 황성빈과 윤동희가 팀 공격을 이끌며 밀리던 경기 흐름을 반전시켰고 7회 말에만 4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황성빈과 윤동희는 폭발적인 주루 플레이로 2점을 합작했다. 특히, 상대 폭투 상황에서 3루주자 황성빈에 이어 2루주자 윤동희까지 홈을 파고들어 득점하는 장면은 올 시즌 달라진 롯데 야구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롯데는 5월 들어 잘 구현되지 않았던 기동력 야구가 중요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를 잡았다. 마황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새로운 1번 타자 황성빈과 2번 타자 윤동희는 물오른 타격감에 더해 기동력 야구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두 선수는 공.수에서 매우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플레이를 한다. 그 과정에서 실수도 나오고 무리하다 싶은 플레이도 있지만, 이들은 주눅들지 않고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의 플레이는 롯데에는 없는 모습이었다. 이들의 플레이는 팀 전체에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이는  팀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롯데의 더그아웃 분위기는 매우 밝아졌고 실수에도 서로를 격려하고 다시 힘을 내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황성빈




황성빈과 윤동희 테이블 세터진 


특히, 황성빈은 절정의 타격감에서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지만, 부상 복귀 후 더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그의 빠른 발은 웬만한 내야 타구를 안타로 만들 수 있고 언제든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주루 플레이는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흔들고 있다. 실제 황성빈이 출루하면 많은 득점이 이루어지고 있다. 황성빈에 대한 견제가 상대 실책과 함께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른바 황성빈 효과는 5월 들어 타격감을 회복한 윤동희에 이어 고승민, 레이예스, 나승엽까지 중심 타선의 높아진 결정력으로 극대화됐다. 

롯데는 황성빈과 윤동희 테이블 세터에 고승민, 레이예스, 나승엽의 중심 타선까지 상위 타선이 고정적이다. 좌완 선발 투수에는 중심 타선에 좌투수에 강점이 있는 김민성 등이 5번 타순에 서기도 하지만, 상위 타선만큼은 시즌 초반과 달리 큰 변화가 없다. 그만큼 라인업에 안정적이다.

이는 시즌 초반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물이다. 특히, 시즌 초반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기도 했던 20대 군필 유망주 고승민과 나승엽이 중심 타자다운 활약을 유지하면서 타선의 힘이 붙었다. 그렇게 고정된 상위 타선은 상위권 팀 못지않은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소한 시즌 초반의 빈타에 허덕이던 롯데의 타선이 아니다. 

여기에 하위 타선도 강화됐다. 그 중심에는 유강남이 있다. 유강남은 지난 시즌 4년간 80억원의 대형 FA 계약으로 롯데에 영입됐다. 포수로서 풍부한 경험과 안정된 포구, 장타 생산이 가능한 공격 능력까지 롯데 공. 수를 모두 강화시킬 수 있는 영입으로 보였다. 지난 시즌 유강남은 나름 제 역할을 했지만,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ABS 시스템의 가동으로 그의 장점인 프레이밍의 가치가 사실상 사라졌고 또 다른 장점인 타격에서 1할대 빈타에 허덕였다. 급기야 유강남은 시즌 초반 주전 포수 자리를 정보근, 손성빈 등에게 내주기도 했고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치기도 했다. 이에 유강남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커졌다. 그의 영입이 실패한 FA 계약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유강남




장타 생산력 회복한 유강남 


하지만 5월 들어 유강남은 달라졌다. 유강남은 롯데가 기대했던 장타 생산이 가능한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유강남은 KIA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승리를 굳히는 2점 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4 : 2 승리한 두 번째 경기에서도 2루타 포함 2안타, 10 : 6으로 승리한 세 번째 경기에서도 승리 분위기를 굳히는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보였다. 세 번째 경기 홈런은 폴대 위를 넘어 장외로 날아가는 대형 홈런이었다. 

최근 유강감은 타격에서 삼진을 의식하지 않고 파워 있는 타격을 하려 하고 있다. 이는 김태형 감독이 그에게 원하는 타격이기도 하다. 타율보다는 하위 타선에서 장타를 때려내는 선수가 있다는 건 상대 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유강남은 현재 상대에 크게 부담이 되는 하위 타자다. 

유강남과 함께 최근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학주 역시 각성 모드를 보이고 있다. 이학주는 아마 야구 시절 그리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하며 활약했던 마이너리그 시절 뛰어난 재능의 유격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승격을 앞둔 시점에 큰 부상으로 꿈이 좌절됐고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이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뒤늦게 KBO 리그 선수가 됐지만, 데뷔 시즌 반짝 한 이후 좀처럼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불성실한 선수라는 부정적 평가가 항상 뒤따랐다.

이후 이학주는 트레이드로 삼성에서 롯데로 팀을 옮겼고 달라진 환경에서 반등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기량이 발전하지 못하고 입지도 좁아졌다. 올 시즌도 이학주는 백업과 2군을 오가는 처지였다. 하지만 주전 유격수 노진혁의 부진, 트레이드 영입 후 돌풍을 일으켰던 손호영의 부상 등으로 내야진에 전력 공백이 발생했고 이학주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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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한 이학주 


최근 이학주는 안정된 수비는 물론이고 타격에서도 눈에 띄는 반등을 이뤄냈다. 타격에서 공을 맞히는데 급급하지 않고 힘을 싣는 타격을 하고 있다. 그 결과는 5월 23일 경기 홈런 2방으로 나타났다. 이학주의 홈런을 롯데가 KIA의 후반 거센 추격을 뿌리치는 데 큰 힘이 됐다. 

이학주의 반등은 롯데 내야진 운영을 한결 더 수월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희가 군 입대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부상 중인 손호영이 조만간 복귀할 예정이다. 여기에 중심 타선에서 활약 중인 고승민이 순조롭게 2루수로 안착했다.  베테랑 김민성도 점점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고 좌투수 상대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학주가 지금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롯데는 공. 수를 겸비한 내야수들을 다수 활용할 수 있다. 아직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FA 유격수 노진혁의 공백도 충분히 메울 수 있다. 무엇보다 하위 타선이 강해지면서 타선의 연결이 매끄럽고 득점력을 높일 수 있다. 

 

 

 




여전한 불펜진 불안


이렇게 롯데는 5월 들어 긍정 요소들이 자꾸만 추가하고 있다. 베테랑 전준우와 정훈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상승 반전했다는 점이 더 긍정적이다. 이는 앞으로 여름을 더 기대하게 한다. 다만, 여전히 불안한 불펜진 상황은 롯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롯데는 전미르 외에 김원중 앞에서 상황을 정리해 줄 필승 불펜진이 부족하다. 아직 컨디션을 회복 못한 셋업맨 구승민과 2군에서 머물고 있는 최준용 등 시즌 초반 구상했던 필승 불펜진이 재 가동이 시급하다. 여기에 부진한 나균안과 아직 공석인 5선발까지 불안한 선발 로테이션 뒤 순위의 반등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상승세를 지속시킬 동력에 한계가 있다. 

분명 3, 4월과 다른 롯데의 경기력이다. 기대를 가지게 할만한 경기력이기도 하다. 이제 남은 건 지속성의 유지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목표를 위해서는 남은 경기 높은 승률과 꾸준한 승수 쌓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남은 5월이 중요하다. 롯데가 약속의 5월을 만들 수 있을지 이를 넘어 여름에도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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