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볼의 가능성을 확인한 롯데자이언츠. 9월 8일 롯데vs삼성

화요일 넥센전에서 한점차의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던 롯데는 수요일 삼성전에서 짜릿한 한점차의 승리를 하면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접전의 경기를 그것도 수 차례 역전패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4 : 3의 한 점차 승리를  지켜냈다는 점과 뒷심이 강한 삼성을 상대로 그것을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승리의 가치는 더했습니다.

롯데의 주 득점루트는 빠른 주자의 기동력과 찬스스 때마다 터진 적시타가 함께 하는 작은 야구였습니다. 로이스트 감독은 필요한 순간에는 보내기 번트를 시도하면서 1점에 대한 소중함을 선수들에게 인식시켰고 선수들의 주어진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필요한 득점을 만들어냈습니다.

4회 강민호 선수의 희생타, 6회 이대호 선수의 적시타, 7회 전준우 선수의 솔로홈런과 김주찬 선수의 도루에 이은 상대 폭투가 함께한 2득점까지 전준우 선수의 마지막 득점타를 제외하면 롯데 특유의 호쾌한 야구보다는 한점을 만들어 내려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인 공격력이었습니다. 롯데 야구의 매력인 홈런은 1개에 그쳤지만 벼랑끝 승부가 이어질 포스트 시즌을 생각하면서 스몰볼 야구가 살아난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입니다.

이 과정에서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한 김주찬, 손아섭 선수는 각각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롯데 타선의 부족한 2%중 하나였던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은 롯데 공격루트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찬 선수는 최근의 좋은 분위기를 삼성전에서도 이어가면서 출루와 도루 추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김주찬 선수의 기동력은 롯데 공격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고 실제 목요일 경기에서도 3루 도루와 상대 폭투때 1점을 얻는 발야구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까지 했습니다.

                                                                   (사진출처 : 롯데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이렇게 요소요소 득점하면서 4득점한 롯데 타선과 함께 선발 송승준 선수의 호투는 승리의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송승준 선수는 올 시즌 삼성전과 대구구장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목요일 경기에서도 그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위력적인 직구와 함께 변화구 재구력이 마음먹대로 이루어지면서 6회까지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보여준 호투가 이어지면서 좋을때와 나쁠때가 극명하게 엇갈리던 모습에서 벗어난 듯 보였습니다. 무리없는 로테이션을 구축하고 있지만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롯데 선발진에서 송승준 선수의 후반기 활약은 남은 경기 마운드 운용도 포스트 시즌을 고려할 때 반가운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송승준 선수에 맞선 삼성선발 레딩 선수 역시 좋은 피칭을 선보였습니다.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투구로 걱정을 샀던 레딩선수는 한층 안정된 제구력과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롯데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습니다. 리그 최강 타자인 이대호 선수에게 한차례 적시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과감한 정면승부를 펼쳤고 자심감있는 투구를 했습니다.

빚맞은 안타들이 득점와 연결되는 행운이 없었다면 그의 실점은 더 적었을 것입니다.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6이닝 2실점의 쾌투는 포스트 시즌을 대비하는 삼성에게는 희망을 주는 투구였습니다. 이렇게 양팀은 선발투수들의 호투라는 긍정요소를 나눠가졌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승리의 욕심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롯대는 7회 2 : 0 으로 앞서가던 경기를 4 : 0 으로 만들었습니다. 송승준 선수의 완벽투를 감안하면 승리를 굳히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경기 후반 대반격 하면서 롯데의 편안한 리드를 불안한 리드도 바꿔놓았습니다.

7회말, 잘 던지던 송승준 선수의 갑작스런 난조가 빌미가 되면서 삼성은 추격전을 전개할 수 있었습니다. 박빙의 리드가 4 : 0 의 여유로운 리드가 되면서 송승준 선수는 다소 집중력이 떨어졌고 정교하던 제구가 흔들렸습니다. 삼성은 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2득점에 성공했고 경기는 접전 양상이 되었습니다.

4 : 2 리드에서 롯데는 필승조인 강영식, 김일엽 선수를 투입하면서 승리를 굳히려 했습니다. 하지만 강영식 선수의 불안한 제구는 두명의 주자를 남겨둔채 김일엽 선수가 마운드에 오르게 만들었습니다. 이어 나온 김열엽 선수마저 위기에 대한 울렁증 증세를 보이면서 경기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흐름으로 전개되었습니다. 

4 : 3 으로 쫓기던 8회말, 롯데는 강민호 선수의 침착한 리드가 빛을 발하면서 끝내 위기를 탈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강민호 선수는 공격에서 무안타에 그쳤지만 귀중한 선취 1타점을 올려주었고 선발 송승준 선수는 물론 이어던지 불펜투수들을 잘 다독이면서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가 국가대표 포수로 선발되었는지를 스스로 입증했습니다.

강민호 선수의 리드로 안정감을 되찾은 김일엽 선수는 묵직한 직구를 바탕으로 자신감있는 투구를 이어갔고 1.2 이닝 무실점의 투구로 소중한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9회말, 내야수비의 아쉬움으로 맞이한 위기마저 극복하면서 마무리 부재로 고민하고 있는 롯데 불펜진의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롯데는 마지막까지 마음 졸이는 경기를 했지만 끝내 승리를 지켜냈습니다. 박빙의 경기에서 유난히 약했던 면모를 일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 경기를 통해 롯덴 선수들은 1점의 소중함과 팽팽한 승부를 이기는 방법을 실전을 통해 얻었을 것입니다. 이런 끈끈한 경기력을 이어간다면 포스트 시즌에서의 허망한 패퇴가 또 이어질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로 보입니다.

롯데의 4 : 3 승리로 끝난 경기는 경기 내용이 주는 재미와 함께 여러 장면들이 함께 하면서 팬들의 경기보는 재미를 더하게 만들었습니다. 롯데 조성환 선수가 또 다시 머리에 공을 맞아 교체된 것은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공이 스쳐맞으면서 큰 부상이 아니었지만 또 한번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여기에 롯데 가르시아 선수의 경기중 퇴장 역시 보기좋은 장면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가르시아 선수는 공격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볼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경기중 퇴장이라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볼 판정에 대한 아쉬움이 있겠지만 그 불만이 매 경기 이어진다는 점은 생각해 봐야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가장 빛나게 했던 장면은 양준혁 선수의 대타 등장이었습니다. 은퇴 선언이후 1군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양준혁 선수는 거의 두달만에 타석에 들어섰지만 떨어진 감각은 힘찬 타격에도 플라이볼로서 타석을 마감하게 했습니다. 삼성팬들은 그가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웃되어 들어가는 순간까지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었습니다. 승패를 따나서 야구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사건들이 함께한 경기에서 롯데는 승수를 챙기면서 4위 확정을 위한 잰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경기의 화려함은 덜해졌지만 견실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안정된 경기력을 이번 주 들어 계속 보여준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이대호, 김주찬 선수가 주도하는 타격 전부분 석권을 희망이 점점 커지는 것도 반가운 일입니다.

롯데는 삼성전을 끝내고 주말까지 LG, 넥센, 두산으로 이어지는 서울팀들과의 연전을 펼쳐야합니다. 두산과의 주말 2연전은 미리보는 준플레이오프로 여겨질 만큼 관심이 가는 경기입니다. 하루빨리 4위를 확정지어야 하는 롯데로서는 이번주 4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롯데는 자신들을 특징짓는 빅볼야구에 스몰볼로서의 승리 가능성까지 찾아냈습니다. 이런 롯데가 서울 4연전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그 주말 행보에 관심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