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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는 양승호 감독체제가 확정되었습니다. 많은 롯데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양승호 감독체제를 받아들이고 지켜봐야 할 상황입니다. 롯데 팬들의 높은 기대를 의식한 것이겠지만 양승호 감독의 취임의 일성으로 우승에 대한 의지와 함께 스몰볼을 지향하겠다고 했습니다. 더 많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짠물 야구로 다음 시즌을 맞이하겠다는 것입니다.

스몰볼, 한국형 짠물야구는 승리를 가져오기에 가장 효율적인 전략임에 틀림없습니다. 최근 한국 국가대팀의 국제경기 강세와 함께 2000년대 들어 최강자의 자리로  우뚝선 SK의 사례를 보아도 다양한 작전과 선수들의 희생적인 플레이, 불펜진의 활용을 극대화한 투수진의 운용은 더 많은 승리와 특히, 장기전에서 큰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금년 포스트 시즌 경기를 한 4팀중 롯데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이러한 경기 운용방식일 이용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선발 투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타자들의 힘에 의존한 빅볼 야구로 대응한 롯데, 로이스터 감독의 전략은 빛을 잃었고 3연속 준플레이오프 타락이라는 결과물과 함께 롯데의 감독 교체를 불러왔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롯데 구단은 단기전을 잘 할 수 있는 감독을 원했고 그들이 검토해온 30명이 넘는 후보들 중에 양승호 감독을 낙점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스몰볼 야구가 국내 감독이라면 누구나 지향할 수 있는 트랜드라는 것입니다. SK의 초 강세로 그 경향을 더욱 더 뚜렸해질 것을 보입니다. 누가 팀을 맞더라도 가능한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롯데 구단은 고집불통에 단기전에 약한 로이스터 감독 대신 어떤 감독이 와도 더 낳은 경기력 구현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하는 듯 합니다. 그 저변에는 3년간 롯데의 전력이 강해졌고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로이스터 감독 3년 기간 구축한 롯데의 빅볼 야구는 이대로 사라지는 것일까요? 양승호 신임 감독은 선 굵은 스몰볼이라는 그만의 시즌 운용 청사진을 밝혔지만 립서비스에 불과합니다. 롯데 야구의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예상은 되었지만 가르시아 선수의 재계약은 사실상 무산되었고 그 자리는 용병 투수로 채워질 전망입니다.

공갈포라는 오명이 있었지만 20홈런, 80타점 타자의 빈 자리는 국내 선수들이 대신하겠지만 롯데의 수 많은 외야 자원중에서 가르시아 선수정도의 장타력과 타점 능력을 보유한 선수는 없습니다. 빠른 발고 넓은 수비력으로 가르시아 선수의 빈 자리를 대신해야 합니다. 빅볼 야구의 중심축이 사라진 상황에서 그 만큼의 득점력은 기동력과 팀 배팅등의 작은 야구로 구현되야 합니다. 조대홍갈로 명령되었던 중심 타선은 이제 추억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실점을 줄이기 보다는 더 많은 득점으로 상대를 압박하던 롯데의 공격 야구에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팀 홈런 1위의 자리는 다른 팀에게 넘겨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대신 롯데 팬들은 이전보다 짜임새(?)있고 아기자기한 롯데의 공격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투수진 운용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마무리 투수를 정해야 하고 불펜진에 대한 수술이 있을 전망입니다. 새로운 용병투수는 마무리가 가능한 선수가 영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즌 내내 불안감을 안겨주었던 불펜진의 구성과 보직등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 부분은 로이스터 감독이 유임되었다고 해도 변화가 있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드를 통한 불펜 보강이 어려운 현실에서 내부자원 역시 믿음을 주지 못하는 롯데가 그 뜻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 입니다.
새롭게 영입될 용병투수 역시 불펜투수의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확실한 카드가 될 수 없습니다. 자칫 선발진의 누군가가 팀 전력 극대화의 명분에 따라 불펜투수로 돌아서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습니다. 우려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좋은 선발 투수를 키워내는 일은 너무나 힘든 일입니다. 구위와 함께 경기 운용 능력을 겸비해야 하는 선발투수의 특성상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로이스터 감독 체제에서 롯데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했고 가능성 있는 신인들에게 선발 기회를 보장하면서 튼튼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송승준, 장원준 선수는 기복이 심한 투수였지만 경험이 더하면서 그러한 경향이 줄었고 팀의 기둥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재곤, 김수완 이라는 젊은 선발투수들이 자리잡은 것도 롯데만의 투수 운용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상위팀들의 경우 구위가 좋은 투수들을 선발로 키우기 보다는 불펜에 위치시키면서 2~3이닝을 잘 던질 수 있는 투수로 만들어 냈습니다. 선발진이 약한 점도 있지만 젊고 가능성 있는 투수들의 불펜행이 그리 반가운 현상은 아닙니다. 잦은 등판은 선수 생명의 단축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의 롯데 선발투수들이 상위 3팀에 있었다면 불펜투수로 활약하는 그들을 보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롯데의 뚝심있는 선발투수 운영은 타팀에 비해 비교 우위에 있는 선발진 구성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 선발진의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포스트 시즌에서 거듭 좌절했지만 건강한 선발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큰 플러스 요인입니다. 이런 틀을 깨는 것은 결코 소망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롯데 구단은 왜 많은 롯데팬들이 고집쎄고 가을야구마다 좌절감을 안긴 이방인 감독의 유임을 바랬는지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을 3년 연속 4강에 올려놓았다는 성과과 함께 롯데만의 야구 색깔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더 큰 이유였습니다. 무미 건조하던 롯데야구에 강력한 장타 군단으로 변모되고 타팀과 차별화된 선발투수 중심의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성과였습니다. 

야구 팬들은 많은 승리와 더 좋은 성적에도 열광하지만 멋진 경기와 다양한 팀 색깔이 공존하는 야구 또한 바라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관중이 지속 증가하고 있고 그것이 하위팀도 예외가 없다는 점은 야구 자체를 즐기고 그 경기 내용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질 만큼 팬들의 수준이 높아져 있음을 반영하는 결과입니다. 

이번 포스트 시즌의 승자는 분명 SK였지만 야구팬들은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한 두산의 선전에 더 열광했고 많은 여운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고 승자만이 기억된다고 하지만 야구팬들의 생각은 그런 1차원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많은 승리와 우승이라는 전리품만이 팬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롯데의 양승호 감독은 분명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멋진 결과물 이전에 롯데만의 야구를 하는 것 또한 팬들이 원하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승리에만 빙점을 둔 야구로의 회기는 롯데를 다시 무미건조한 팀으로 만들고 장점을 잃어버리게 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만큼 팀의 틀을 바꾸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2011년 롯데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즌을 임할 것입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롯데만의 야구 색깔이 바래지는 것도 팬들은 원치 않습니다. 롯데의 빅볼야구가 지난 3년간의 추억으로만 남기에는 너무나 강렬했고 그 의미가 너무나 컸습니다. 롯데가 과연 빅볼야구의 장점과 스몰볼의 장점을 잘 조화시키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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