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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터 감독과의 재 계약 포기 이후 여러가지 설이 나돌았던 롯데 차기 감독은 양승호 현 고려대 감독으로 결정되었습니다.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성과를 거둔 감독을 포기하고 그 이상의 성과를 바라는 프런트였고 팬들의 반발과 그에 따른 높은 기대를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하루전만 해도 후보조차 없다고 하던 롯데 구단은 전격적으로 양승호 감독 선임과 윤학길 코치 영입을 동시에 발표했습니다.

중량감있고 단기전에 강한 감독을 원한다는 구단의 감독 선임방향을 감안하면 고개가 갸우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랜 코치생활을 했다고 하지만 그의 감독 경험은 LG시절 잠깐 동안의 감독대행 경험이 전부였습니다. 최근에는 프로무대가 아닌 대학야구에서 활동을 하면서 실전 감각에도 의문을 가지게 하고 있습니다. 참신함을 강조하기에도 그의 위치는 애매합니다.

이렇게 검증이 되지 않은 카드가 과연 우승을 위해 심사숙고한 결과인지 의문이 듭니다. 차기 감독에 대해 큰 기대를 가졌던 롯데 팬들은 기대보단 실망에 가까운 여론입니다. 감독 선임이 늦어지면서 수 많은 후보들이 오르내렸지만 양승호 감독의 이름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기에 이번 결정은 다소 충격적입니다.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 선택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천 타천 후보들은 많았지만 구단과 팬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킬 감독 후보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단기전에 강점이 있는 상위권 감독들은 아직 임기가 남아있고 구단의 신임이 투텁습니다. 재야의 후보들 역시 롯데가 지난 3년간 구축한 빅볼야구를 구현하기에는 미흡했습니다. 한 때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김재박 감독은 팬들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하면서 거론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롯데 팬들 사이에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면 이만수 SK 코치는 정황상 가능성이 높았지만 SK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롯데 팬들의 짝사랑일 뿐이었습니다. 또 한명의 후보, 김인식 감독 역시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카드였습니다. 내부로의 승격 역시 박영태, 양상문, 한문연 코치의 해임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박정태 감독론도 경험 부족이라는 장애물이 너무나 컸습니다.

계속되는 감독 선임 난항속에 롯데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양승호 카드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려 하고 있습니다. 팬들은 충격일지 몰라도 구단과 양승호 감독간에는 이미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코칭 스탭의 교체가 먼저 발표된 것도 그렇고 그 발표 시기만을 조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 감독은 야구인들 누구나 맡아보고 싶은 매력적인 자리임에 틀림없습니다. 어느 팀보다도 뜨거운 팬들의 응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선수자원도 최근 많이 좋아졌습니다. 김해 상동구장이 개장하면서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부담도 큰 것이 사실입니다. 팬들의 성원은 성적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고 자신의 철학대로 야구를 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롯데 구단은 이런 압박감을 극복하고 감독 교체로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다 잡을 감독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기간 프로야구를 떠나 있었던 양승호 신임 감독이 편견없이 원점에서 선수단을 재 정비하고 새롭게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감독 출신 후보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양승호 감독의 성향이 당장 성적을 내야하는 팀 보다는 리빌딩이 필요한 팀에 맞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선수단 운영에 있어 제대로 된 검증이 없었던 초보 감독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새롭에 판을 짜는 팀에 더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팀 내외의 기대는 크지만 입지가 튼튼하지 못한 그가 당장을 성적을 내야하는 상황에서 소신껏 팀 운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초반 선수단 장악이 여의치 않다면 자칫 고립무원의 처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단 프런트의 의지로 영입된 만큼 구단의 입김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자칫 내년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중도 퇴진의 가능성도 높습니다. 어쩌면 거쳐가는 수순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생깁니다. 뭔가 다른 배경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습니다.

선수 구성상 롯데의 전력은 내년이 가장 절정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이대호 선수의 기량은 만개했고 조성환, 홍성흔 선수 역시 완숙미를 더 할 것입니다. 여기에 전준우, 이재곤 등의 젊은 선수들이 라인업에 가세했고 이들은 소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투타 모두에서 금년 시즌 보다 더 강한 전력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대신 주포 이대호 선수가 내년 이후 FA가 되면서 해외로 진출한 가능성이 높고 팀의 주축인 조성환, 홍성흔 선수등도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그 기량이 점점 하향세를 탈 가능성도 높습니다. 내년 시즌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당분간 팀을 새롭게 만드는 것에 주력해야 할 롯데가 될 수 있습니다.

과연 롯데 구단이 그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감독을 선택한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롯데 구단의 선택은 먼 미래를 내다본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행태로 본다면 그 정도로 사려깊은 구단은 아니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전력이 구축되었고 누가 감독으로 들어서도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안의한 생각에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감독을 선임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도 생깁니다.

이런저런 아쉬움이 있지만 롯데는 변화속에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구단은 로이스터 감독의 이루어 놓은 성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승리와 포스트 시즌에서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감독 선임이 좋은 성적으로 나타난다면 구단의 결정은 참신한 선택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입니다. 

신임 감독도 이러한 안팍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시즌 시작부터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시작이 좋지 못하다면 로이스터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야구를 제대로 펼치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결국, 양승호 감독의 순항 여부는 기존 코칭스탭, 선수들과의 융화여부가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선수들은 로이스터체제 동안 자율야구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과연 얼마마 빨리 다른 스타일의 야구에 적응하고 감독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신임 감독이 기존의 틀을 모두 바꾸려 한다면 선수들과의 충돌은 불가피 합니다. 양승호 감독이 LG 감독대행 시절 성실하지 못한 주전들을 대거 2군으로 내리고 젊은 선수들을 중용한 전력이 있고 대학야구 감독의 경험은 타이트한 선수단 운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독의 성향이 팀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변화를 줄수도 있지만 조직력이 흐트러질 가능성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감독 기용은 양날의 검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신임 감독의 선수단 운영방침과 구단의 향후 계획에 대해 아는 것은 없습니다.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선임의 배경과 향후 일정을 밝히겠지만 양승호 롯데의 시작은 분명 순탄하지 않을 것입니다. 로이스터 감독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는 팬들의 냉소적인 시선과 팀 내부의 동요를 어떻게 잠재울지가 최 우선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번 감독 선임이 장고끝에 악수가 될지 롯데의 오랜 숙원을 풀어줄 탁월한 선택이 될지 그 결과는 내년 가을에 밝혀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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