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중요한 숙제 하나, 외야 새판짜기

롯데가 마무리 훈련부터 새판짜기에 한창입니다. 특히 외야진에서 있어 그 변화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년간 롯데 외야의 붙박이 선수였던 가르시아 선수와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새로운 선수 영입 또한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입니다. 올 시즌 팀의 중견수로 자리잡은 전준우 선수의 3루수 기용이 실험되고 있어 기존 선수 자원의 조합을 통한 외야진 구성이 불가피해 졌습니다. 

롯데의 외야자원은 양적으로 많은 선수들의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선수들의 공수를 겸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전이 확실한 김주찬, 손아섭 선수의 경우 수비에서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김주찬 선수의 경우 빠른발과 야구센스를 지니고 있지만 수비 재능은 공격에 미치지 못합니다. 예전 외야수비과정에서 입은 큰 부상은 수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김주찬 선수의 수비 포지션은 외야와 1루를 오갔습니다. 팀 사정에 의한 것이었지만 그의 수비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특히 타구 판단과 포구에 있어 불안감을 노출한 경우가 있어 풀타임 외야 출장에 대한 우려감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대호 선수의 1루수 붙박이 기용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주찬 선수의 안정된 외야수비는 롯데의 라인업 구성에 큰 변수가 될 것입니다.

김주찬 선수 개인으로도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외야수로서 좀 더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다면 FA를 앞둔 시점에서 그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김주찬 선수와 함께 올 시즌 풀타임 주전자리를 굳힌 손아섭 선수 역시 수비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격에서는 작년시즌 극심했던 부진과 시즌 중반의 슬럼프까지 이겨내는 정신력과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즌 초 어의없는 수비실책을 기억하는 팬들이 아직 있을 정도로 수비에서 만큼은 자신감을 가지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가르시아 선수가 빠진 우익수 자리를 맡아야할 손아섭 선수이기에 수비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이 두 선수 외에 외야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선수들이 면면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습니다. 홍성흔 선수의 외야수 기용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특별한 경우에 한정된 기용이 될 것입니다. 결국, 박정준, 이승화, 이인구 선수 등 기존 외야요원들의 경쟁구도 속에서 주전을 낙점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들 모두가 확실히 만족감을 주는 선수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과거 주전으로 자리를 잡을 기회를 모두 잡았었지만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못했던 이들이었습니다. 전준우 선수의 눈부신 성장에 밀려 이승화 선수는 주로 대 수비요원으로 1군에 머물렀고 박정준, 이인구 선수는 1군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면서 2군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투수력 강화에 중점을 두기로 한 구간의 방침은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입니다. 리그 최고의 수비실력을 자랑하는 이승화 선수의 경우 기나긴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과거 3할대 타율을 유지하던 1번타로 활약하던 그였지만 최고의 감을 유지하던 때에 당한 큰 부상이 너무나 치명적이었습니다.

부상 복귀 이후 이승화 선수는 좀처럼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 수비에서 팀에 큰 보탬을 주고 있고 항상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좀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러한 이승화 선수와 달리 박정준 선수는 좋은 타격감각에도 수비에 대한 불안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작년시즌 주전들의 부상 공백속에 팀의 3번타자 자리까지 올랐던 그였지만 상대팀의 분석과 견제에 대한 대응력 부재와 고질적인 수비불안은 그를 다시 주전에서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박정준 선수의 자리는 2군에 고정되었고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기회마저 놓친다면 그의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과 달리 이인구 선수는 공수 모든 부분에서 고른 기량을 지니고 있는 선수입니다. 실제 작년 시즌 붙박이 중견수로 자리를 잡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고질적인 체력문제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성적은 후반기로 갈수록 점점 하향세로 돌아섰고 타격 부진이 이어지면서 그 존재감이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실제 올 시즌 이인구 선수의 이름은 시즌 막판 엔트리 확장 이후에나 볼 수 있었습니다. 이인구 선수 역시 다시 찾아온 기회를 꼭 잡아야 할 절박함이 있습니다.

이렇게 롯데 외야진은 치열하 경쟁구도를 구축하긴 했지만 그 기량들이 고만고만 하다는 고민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전준우 선수와 같이 그 기량이 급성장할 새로운 얼굴의 등장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기존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판이 짜여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기량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홍성흔, 정보명 선수 등이 가세한 상황에 맞는 플래툰 시스템 가동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준우 선수의 외야 복귀가 불가피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현재의 경쟁구도가 기량 향상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여부와 그 속에서 특출난 활약을 할 선수가 나올 수 있을지가 외야진 구성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인 양승호 감독 역시 원점에서 라인업 구성을 하겠다고 천명한 이상 주전자리를 향한 치렬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과연 롯데 외야진에 어떤 변화나 나타날지, 한 때의 바람에 불가할지 시즌 준비기간, 롯데가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이기도 하고 그 결과가 주목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