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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교체이후 더 의욕적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는 마무리 훈련부터 예년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강도와 훈련량이 늘었고 수비 부분에 대한 비중이 높아져 있습니다. 선수들 역시 코칭스탭의 변화에 따른 우려를 떨쳐내고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면서 훈련장의 열기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지나야 알겠지만 조직력에 있어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훈련의 열기를 함께 하지 못하고 긴 부상재활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오랜 무명의 시간을 이어오다 불페의 중심으로 올라선, 하지만 1년만에 그 자리에서 멀어진 이정훈 선수도 그 안에 들어있습니다. 2009 시즌 화려하게 그 이름을 알린 이정훈 선수지만 2010년 시즌은 거듭된 부진속에 어렵게 잡은 입지가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또 한번의 부상과 재활은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그를 선수생활의 기로에 서게 하고 있습니다.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입단한 이정훈 선수의 선수생활은 순탄치 못했습니다. 팀의 불펜에서 묵묵히 그 역할을 해왔지만 그의 존재감은 너무나도 미미했습니다. 그의 자리는 대부분 패전처리였고 2군을 오가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그렇게 10년이 넘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저그런 투수로 프로생활을 마감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부상재활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쉰 것이 이정훈 선수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존재감이 없었던 불펜 투수는 2군에서 자신의 기량을 묵묵히 발전시켰고 2009시즌 화려하게 날아올랐습니다. 허약한 롯데 불펜은 노장 투수에게 기회로 다가왔고 이정훈 선수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정훈 선수는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팀에 큰 보탬이 되었고 포스트 시즌 진출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2009년 시즌 이정훈 선수는 부활한 임경완 선수와 함께 확실한 불펜 승리조였고 팀 전력의 핵심선수로 자리잡았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소중한 기회였고 그의 프로생활도 뒤늦게 꽃피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구단의 평가는 냉정했습니다. 화려하지 못한 선수생활은 그를 낮은 연봉의 노장 선수로 만들었습니다. 최고의 활약에 걸맞는 대우를 그는 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단과 이정훈 선수와 사이에 있던 800만원이라는 간극을 끝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과학적 시스템에 의한 공정한 연봉 산정이라는 명분을 내새웠지만 팀 공헌도와 오랜 기간 팀 불펜을 지켜온 투수임을 감안하면 야속하기만 한 처사였습니다. 이정훈 선수는 이에 연봉조정이라는 카드로 맞섰고 팬들 역시 추가 연봉에 대한 모금운동을 하는 등 그에게 큰 응원을 보냈습니다. 이대호 선수에 대한 연봉 삭감 역풍을 맞고 있던 롯데 구단을 더 당혹스럽게 하기에 충분한 일이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자존심은 연봉 조정에서의 패배로 무산되었고 그는 구단의 방침대로 연봉 협상을 마쳐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구단은 괴씸죄를 적용해 그를 팀동계훈련 초반 명단에서 제외했고 준비 부족의 후유증은 다음 시즌에서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어수선함과 함께 시작된 한 2010년 시즌, 팀의 마무리 투수로까지 거론되던 이정훈 선수는 다시 평범한 투수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직구의 위력은 크게 떨어져 있었고 날카로운 제구력은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정훈 선수의 부진과 함께 롯데의 불펜 운영전략은 크게 흔들렸고 외국인 선발투수를 영입하면서 선발을 강화된 팀의 시즌 운영 또한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다행히 신예 투수들의 성장이 있어 그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었지만 불펜의 부진은 시즌내내 포스트 시즌까지 롯데를 괴롭혔습니다.

이런 팀의 상황에도 이정훈 선수의 컨디션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고 포스트 시즌 엔트리 마저 턱걸이로 포함될 정도로 그 위상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의 부진한 투구는 팀의 가을야구 탈락과 함께 그의 2010년을 대변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정훈 선수는 막강 불펜투수의 모습을 찾지 못한채 한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아쉬움을 떨치고 부활을 위한 담금질이 필요한 이정훈 선수지만 그의 자리는 훈련장이 아닙니다. 시즌 중 당했던 무릅부상은 그를 다시 수술대에 오르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봄까지 재활에만 매달려야 하는 입장입니다. 긴 부상재활을 거쳤던 그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입니다. 부상사실을 숨기고 시즌을 치렀다는 사실은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그가 왜 부진했었는지 이제서야 그 원인이 드러난 것입니다. 

문제는 그에 대한 구단의 태도입니다. 이정훈 선수는 빠른 수술과 재활을 원했지만 구단은 감독 선임의 이유등으로 그 요구를 계속 묵살했습니다. 결국 그는 예상보다 훨씬 늦게 수술과 재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구단측도 이유가 있었겠지만 지난 시즌 연봉협상 과정에서 생겨난 구단의 감정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이렇게 이정훈 선수는 선수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주장했던 800만원이 엄청한 시련을 가져다 주고 말았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는 재활에 대한 어려움을 크게 할 것이고 그에 대한 구단의 좋지 못한 시선은 그를 더욱 더 힘들게 할지 모릅니다. 팬들 역시 2010년 시즌 실망스러운 피칭에 그에 대한 시선이 차가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올 겨울 이정훈 선수는 다시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펼쳐야 합니다. 남들보다 시즌 준비는 늦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명예회복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함을 의미합니다. 만약 이 시련을 이겨내기 못한다면 이정훈 선수는 잊혀짐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정훈 선수는 이제 선수생명을 건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올 시즌 크게 부진했지만 롯데팬들은 3이닝 마무리도 거뜬히 해내던 2009년 이정훈 선수의 특급활약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불펜에 대한 보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정훈 선수의 부활은 팀 전력을 향상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정훈 선수가 또 한번의 시련을 이겨내고 당당히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진출처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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