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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처음으로 맞 대결한 롯데와 두산은 4시간이 넘는 12회 연장승부를 펼쳤지만 승자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준 플레이오프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양팀은 첫 대결에서도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습니다. 결과는 4 : 4 무승부, 양팀은 가지고 있는 모든 전력을 쏟아부으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한 주를 시작하는 화요일 경기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승리를 얻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화요일 경기에서 전준우 선수를 중견수에 기용하면서 3루수 황재균, 유격수 문규현 선수를 함께 선발출전하는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두산의 좌완 선발 이현승 선수를 대비한 라인업이었지만 많은 롯데팬들이 보고싶어 했던 라인업이 시즌 처음 가동되었습니다.

동계훈련기간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하지만 이 세 선수들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듯 한 시즌 초반이었습니다. 리그 최상의 외야수로 발돋움하던 전준우 선수에게 3루수 자리는 어색하기만 했고 투타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3루 수비는 아직 완벽하지 못했고 수비부담은 타격에도 나쁜 영향을 주었습니다. 유격수로 자리를 옮긴 황재균 선수 역시 장점인 타격 능력을 살리지 못했고 수비도 불안감을 노출했습니다.




지난 시즌 새롭게 주전 유격수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인 문규현 선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팀 사정상 전전후 백업 요원의 역할이 맡겨졌지만 그의 좋은 타격감을 감안하면 백업 내야수의 자리는 어색해 보였습니다. 

화요일 경기에서 본래 자리로 돌아온 이 선수들은 모두 하위타선에 배치되었지만 모두가 멀티 히트를 기록하면서 팀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롯데가 얻은 4득점은 이들의 활약이 있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익숙한 자리에 들어선 탓인지 플레이는 더욱 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수비 역시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지난 시즌 홍성흔, 조성환 선수가 차례로 부상을 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 롯데는 이 라인업으로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양승호 감독은 가르시아 선수가 빠지면서 생긴 공격력의 약화를 보완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라인업 전체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기대했던 공격력 강화 효과도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일시적이지만 양승호 감독은 본래 포지션으로의 복귀를 시도했고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성공적이었습니다.

라인업이 안정되면서 분위기를 탄 탓인지 초반 분위기는 롯데가 주도했습니다. 1, 2회 두산 선발 이현승 선수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롯데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1회에는 김주찬 선수의 2루타로 시작된 공격에서 상대 폭투가 동반되면서 1득점, 2회에는 하위타선에서 시작된 찬스를 김주찬 선수가 2타점 적시타로 연결시키면서 2득점, 롯데는 3 : 0 의 리드를 잡으면서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김주찬 선수는 그동안의 부진함을 씻어내는 3안타 2타점의 맹활약을 했습니다.

선발 송승준 선수는 초반 득점지원을 바탕으로 초반 무실점으로 두산 강타선을 잘 막아냈습니다. 지난 삼성전과 같은 압도적 구위는 아니었지만 힘있는 직구와 변화구를 잘 조합하면서 무실점 이닝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4회와 5회 약간의 흔들림은 송승준 선수의 승리요건을 날리고 말았습니다. 제구에 문제를 보인 송승준 선수는 갑작스런 컨디션 저하 현상을 나타냈고 투구수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송승준 선수가 틈을 보이자 잠잠하던 두산 타선은 집중력을 회복했고 4, 5회 각각 2득점 하며서 경기를 3 : 4 로 뒤집는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송승준 선수가 이닝을 거듭할수록 내용이 나빠지는 반면에 두산의 선발 이현승 선수는 강약을 조절하는 피칭으로 롯데의 3회에서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지난 시즌과 같다면 초반에 무너졌을 이현승 선수였지만 이날은 초반 실점이후 투구패턴의 변화를 주면서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뚝심을 보여주었습니다. 10승 투수의 관록을 보여주는 투구 내용이었습니다. 송승준 선수는 이러한 이현승 선수와 달리 이닝을 거듭할수록 몸에 힘이 들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가까워진 승리에 대한 기대가 그의 페이스를 순간 흔들어 놓았습니다. 6회 안정을 찾으면서 6이닝 4실점으로 자신의 등판을 잘 마무리 한것은 작은 위안이었습니다.

5회까지 4 : 3의 리드를 잡은 두산은 6회부터 막강 불펜진을 가동하면서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정재훈 선수의 2이닝, 고창성 선수의 1이닝 피칭 동안 롯데 타선은 전혀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상하위 타선 모두 두산 불펜의 힘에 눌렸습니다. 1점차의 리드를 당하고 있었지만 그 차이는 너무나 커 보였습니다. 두산에서 임태훈 선수가 마무리로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부는 그대로 끝나는 듯 했습니다.

예정대로 강력한 마무리 임태훈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롯데는 마지막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9회말 홍성흔 선수는 끈질긴 볼카운트 승부로 볼넷을 얻었고 이대호 선수의 안타가 이어졌습니다. 무사 1, 2루의 기회는 역전의 가능성마저 가지게 했습니다. 하지만 롯데에게 부족한 1점을 내는 능력, 그것이 천금의 찬스를 무산위기로 몰아넣었습니다. 

양승호 감독은 강민호 선수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지만 이에 익숙치 못한 강민호 선수는 이를 잘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주자 이인구 선수는 주루사를 당했고 작전 실패에 대한 부담으로 강민호 선수마저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무사 1, 2루에서 2사 2루로 바뀐 찬스는 롯데의 패배를 예감하게 했습니다.




여기서 극전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하위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6번 전준우 선수는 우전안타로 희망을 다시 살려냈고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문규현 선수는 끈질긴 승부끝에 빚맞은 타구가 유격수 키를 넘는 행운의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다시 경기는 4 : 4, 두산은 다 잡은 경기를 놓쳤고 롯데는 패배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양팀 불펜은 상대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을 없었습니다. 양팀은 연장에서 계속 주자를 출루시키면서 찬스를 잡았지만 승부를 결정지을 적시타는 끝내 터지지 않았습니다. 12회까지 양팀은 아쉬운 공격을 주고 받으면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두산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9회초 공겨에서 나온 주루사가 큰 아쉬움이었고 롯데는 9회말 안타성 타구가 두산 오재원 선수의 호수비에 걸린것고 12회말 조성환 선수의 2루타때 두산의 완벽한 중계플레이로 황재균 선수가 홈에서 아웃된 장면이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비록 롯데는 승리하지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끈끈한 경기력이 회복되었고 작년 시즌의 라인업이 공수 모두에서 팀 전력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가치있는 무승부였습니다. 팀이 리빌딩을 하는 과정이 아닌 우승을 노린다면 팀 전력을 극대화하고 선수들의 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라인업으로의 전환을 망설일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송승준 선수를 이어서 나온 임경완, 강영식, 고원준, 김사율 선수가 무실점의 역투를 보여준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사실상의 승리조인 이들은 두산의 강타선을 맞이해서도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지난 넥센전에서 붕괴현상을 보였던 불펜이었지만 화요일 경기에서는 안정감을 다시 확인시켰습니다. 특히 고원준 선수는 한결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피칭으로 믿을맨으로의 가능성을 더 높였습니다.

수비수들의 실책등이 겹치면서 수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고원준 선수는 흔들리지 않았고 위력적인 직구를 바탕으로 정면승부로 위기를 벗어나는 대담한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이런 팽팽한 승부를 통해 고원준 선수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1승 이상의 수확이 아닐수 없습니다.

하지만 박빙의 승부에서 실책 2개가 나오면서 위기를 자초한 수비의 집중력 결여현상과 함께 승리를 위한 1점이 필요할때 필요한 팀 배팅능력과 결정력 부족, 불필요한 주루사 등 세밀한 야구에서의 부족함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함께 얻었습니다.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들이 공종했던 롯데의 화요일 경기였습니다. 승리를 얻지 못했지만 팀 전력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고 불펜이 안정세를 찾았다는 것은 앞으로의 롯데 행보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입니다. 과연 롯데가 화요일 경기에서 얻은 긍정의 요소들을 잘 조합할 수 있을지 그 결과는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 선수를 상대로한 수요일 경기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김포총각/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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