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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 롯데는 만원 관중앞에서 팀 4연승을 이루고 싶었을 것입니다. 5월 들어 롯데는 투타에 걸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삼성은 연일 계속되는 실책에 발목이 잡히면서 팀 전체적인 하락세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반된 분위기는 롯데의 연승 가능성을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 달리 막판 타선이 폭발한 삼성의 7 : 0 완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롯데와 삼성은 불안요소를 지닌 투수들을 선발투수로 내세웠습니다. 롯데의 선발 사도스키 선수는 거듭된 부상으로 4월 한달 개점 휴업 상태였습니다. 팀의 계속된 부진에도 사도스키 선수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주 KIA전에 3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면서 가능성을 보였을 뿐이었습니다. 부상의 재발이나 체력적인 부분에서 확신을 가지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삼성의 정인욱 선수 역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인 가토쿠라 선수가 집안사정으로 잠시 귀국한 공백을 메우는 등판이었습니다.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풀 타임 선발로는 경험이 부족하고 투구에 대해 다듬어야 할 점이 있는 미완성의 선수였습니다. 게다가 관중들의 열광적 응원으로 유명한 사직 원정에서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하는 선발 등판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양팀 선발투수들은 우려와 달리 호투를 거듭했습니다. 밤경기 후 다음 날 이어진 낮 경기는 투수들 보다 타자들의 감각을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롯데와 삼성 타선 모두 초반 상대 선발투수를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의 양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롯데 사도스키 선수는 낮은 제구와 함께 변화가 심한 구질로 삼성타선을 잘 막아냈습니다. 삼성 정인욱 선수는 이와 대조적으로 힘있는 직구를 바탕으로 과감한 승부를 통해 롯데 타선을 힘으로 제압했습니다.




1회부터 3회까지 무득점으로 이어진 경기는 4회초 삼성의 선취 득점으로 균형이 깨졌습니다. 삼성의 타자들은 타순이 한바퀴 돈 이후 사도스키 선수의 변화구에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도스키 선수의 정교한 제구도 잠시 흔들렸습니다. 삼성 타선은 연속안타와 최형우 선수의 희생플라이도 선취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이 점수가 끝까지 이어질 거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았습니다. 롯데 타선의 힘이 최근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린이날 관중석을 가득메운 롯데 팬들 역시 롯데의 역전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롯데의 타선은 무기력 그 자체였습니다. 삼성의 정인욱 선수의 힘있는 직구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계속 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5회 2사에서 나온 황재균 선수의 안타 이전에 단 3개의 볼넷만을 얻었을 뿐이었습니다. 전날까지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던 타선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타선의 부진은 상하위 중심타선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9회까지 기록한 팀 안타는 단 3개에 그쳤습니다. 황재균 선수가 2안타로 분전했을 뿐 롯데의 타선은 마지막 순간까지 침묵했습니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이대호 선수가 안타를 기록하면서 체면치례를 했을 뿐이었습니다. 연일 잘 칠 수 없는 것이 타격이지만 그 기복이 너무나 컸습니다.   

이러한 타선의 부진에도 사도스키 선수는 6회까지 1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 했습니다. 올 시즌 사실상의 첫 선발 등판임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투구였습니다. 투구수는 80개로 잘 조절되었고 피안타는 단 2개에 그쳤습니다. 제구와 경기 운영능력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퀄리트 스타트 전문가로 팀에 크에 기여했던 모습을 재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팽팽한 투수전은 잘 던지던 삼성 정인욱 선수까지 갑작스런 손가락 물집으로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불펜싸움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전날 삼성과의 불펜 싸움에서 승리한 롯데의 불펜 상황은 전과 같지 않았습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투수인 코리선수를 내세우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연 이틀 투구를 한 코리 선수를 3일 연속 등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롯데는 좌완, 허준혁, 김일엽 선수를 내세워 8회까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1 : 0 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속하고있었던 삼성은 수비적인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지키는 야구로 연패탈출의 의지를 높였습니다. 젊은 정인욱 선수의 호투에 자극받은 탓인지 이후 등판한 불펜 투수들 역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습니다. 단 1점의 차이였지만 이닝이 진행될수로 그 차이는 점점 더 커져만 갔습니다. 삼성은 8회 2사 상황에서 오승환 선수를 조기투입하면서 승리를 굳혔습니다.

오승환 선수는 살아난 직구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고 롯데 타선은 이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오승환 선수의 기세에 눌린탓일까요? 롯데는 9회초 수비에서 불펜이 붕괴되면서 대량실점을 허용했고 추격의 의지를 잃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희망을 살리기 위해 등판한 마무리 김사율 선수는 제구가 크게 흔들렸고 볼넷과 보크가 이어지면서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잠잠했던 삼성 타선은 롯데가 만들어준 찬스에서 모처럼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6득점 하는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롯데는 김사율 선수에 이어 우완 허준혁 선수를 등판시켰지만 한번 기울어진 분위기를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팽팽한 승부에서 마지막 고비를 끝내 넘지 못하면서 연승의 꿈도 날아가 버렸습니다.

전날 팽팽한 승부를 이겨냈던 롯데였지만 5일 경기에서는 선수들 전체가 집중력이 떨어져 보였고 경기 막판 믿었던 마무리 투수마저 무너지면서 허무하게 승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5월의 시작부터 이어져오던 좋았던 팀 분위기를 한 순간에 저하시킬 만큼의 뼈아픈 패배였습니다. 아직 중위권과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매 경기 집중해야할 롯데였지만 한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연승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반면 삼성은 기대하지 않았던 정인욱 선수가 호투를 하면서 연패를 끊음과 동시에 또 하나의 선발카드를 얻는 수확도 얻었습니다. 부진했던 타선까지 살아나면서 향후 상승세를 탈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롯데로서는 사도스키 선수의 호투가 반가웠지만 최근 분위기가 좋지 못한 삼성의 기세를 살려주면서 연승하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주말 두산전을 대비해야 할 입장이 되었습니다.

롯데는 삼성과의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쳤지만 마지막 경기의 내용이 좋지 못한 것은 앞으로 일정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말에 맞설 2위 두산은 분명 힘든 상대입니다. 최근 부상선수들이 발생하면서 주춤하고 있는 두산입니다. 하지만 저력이 있는 팀이고 부진 탈출을 위해 더욱 더 집중할 두산이기에 어려운 승부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채우지 못한 선발의 한 자리도 부담입니다. 

롯데로서는 연승의 분위기에서 당한 대패를 다시 팀을 추스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팀 분위기가 저하된다면 어렵게 잡은 반전의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날 팬들에게 멋진 선물을 줄 기회를 놓쳐버린 롯데가 이 패배를 좋은 보약으로 삼고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일지 주말 두산과의 3연전은 롯데의 5월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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