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롯데, 비까지 도와주나?

주중 3연전에서 선두 SK를 상대로 또 한번의 위닝 시리즈를 완성한 롯데는 그 상승세가 진행형임을 입증했습니다. 수 년간 최악의 상대 전적을 보이고 있었던 SK를 올 시즌 3승 2패로 앞서가면서 천적 관계마저 끝낼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5월 들어 롯데는 연승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6연속 위닝시리즈가 말해주듯 안정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4월 내내 집단 부진에 시달렸던 타선은 한 달간의 시행착오 끝에 라인업이 확실해졌고 모든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이대호 선수를 중심으로 한 중심타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상 하위 타선 모두가 해결사 역할을 하는 모습입니다. 4월 한달 홀로 고군분투 했던 이대호 선수의 짐도 덜어줄 수 있었습니다.

홈런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던 홍성흔 선수 역시 홈런을 기록하면서 점점 타격감을 찾고 있습니다. 타격 부진으로 3번에서 하위타선에 위치한 조성환 선수도 점점 지난 시즌으로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롯데는 홍성흔, 조성환 선수의 부진을 여타 선수들이 메워주면서 이들이 회복할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1번타자 전준우 선수는 장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컨텍능력을 높이면서 리드오프 역할에 확실히 적응했습니다. 부상과 부진으로 2군에 있는 김주찬 선수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부상 복귀후 3번타자로 중용되고 있는 손아섭 선수 역시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힘찬 타격으로 팀 타선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강민호 선수는 포수라는 어려운 포지션임에도 꾸준한 타격으로 중심타선을 잘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층 더 안정된 투수리드와 극강의 도루 저지능력까지 보여주면서 팀의 주축 선수로 확실히 자리했습니다. 타격 부진으로 고심했던 황재균 선수까지 찬스에서 결정력을 보여주면서 롯데 타선의 힘은 더 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타선의 역할과 함께 선발 마운드의 안정도 중요한 상승 요인입니다. 5월 들어 단행한 투수진의 보직 변경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로 역투했던 고원준 선수는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면서 더 큰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선발체질임을 입증하려는 듯 한결 더 안정적이고 믿음직한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5월의 내용만 놓고 본다면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입니다.

팀의 막내나 다름없는 고원준 선수의 연이은 호투는 기존 선발진에도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5월초 흔들리던 장워준 선수도 SK전을 계기로 다시 안정세로 돌아섰고 송승준 선수 역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근성있는 투구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습니다. 극심한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던 이재곤 선수가 지닌 시즌의 모습을 점점 회복하고 있고 부상복귀 후 호투를 거듭하고 있는 사도스키 선수 까지 롯데는 확실한 5선발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롯데 야구의 장점이 다시 복원된 것입니다.

마무리로 돌아선 코리 선수는 50개 이후 구위가 떨어지는 약점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5월초 코리 선수의 역투는 팀이 일어서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40살을 바라보는 노장의 선전은 팀 모두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코리 선수가 마무리로 자리잡으면서 롯데는 이기는 경기에서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살아난 선발진과 확실한 마무리, 롯데는 나름의 승리 공식을 가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좋은 분위속에 롯데는 주말 LG와의 3연전을 예정하고 있었습니다. 금요일 비는 롯데에게 휴식의 시간을 주었습니다. 상승세가 꺽일 수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비로 인한 순연은 득이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팀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벌었고 미비한 부분을 다시 정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선 지난 SK전에서 2승을 하긴 했지만 다소 페이스가 떨어진 타선의 정비가 가능해졌습니다. 수요일 SK 선발 글로버 선수의 호투에 감각이 떨어진 타선은 목요일에도 그 부진이 이어졌습니다. 타선의 사이클이 하향세로 접어드는 시점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인천, 서울로 이어지는 원정에 힘이 떨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강민호, 홍성흔 두 명의 주축 선수들도 가벼운 부상을 당한 상태였습니다.

금요일 비로 인한 순연은 주축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할 시간을 주었습니다. 하락 사이클로 접어들 것이 예상되던 타선도 숨을 고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타선에 있어서 비로 인한 순연이 결코 나쁘게 작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롯데는 타선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도 여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송승준, 고원준, 이재곤 선수의 순으로 주말 3연전이 이어졌을 것입니다. 송승준, 고원준 선수가 상승세를 타고 이재곤 선수가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지만 이재곤 선수의 투구가 미지수였습니다. 상대 LG가 언더핸드에 강한 수준급 좌타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1군에 복귀한지 얼마 안된 이재곤 선수에게 일주일에 두 번 선발은 부담스러웠고 김수완 선수 등 대체 선발이 고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금요일 경기의 순연은 믿을만한 선발 송승준, 고원준 선수로 주말 3연전을 치를 수 있게 했습니다. LG타선이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지만 선발투수 대결에서 만큼은 밀리지 않는 매치업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여기에 최근 좋지 않은 투구를 계속하고 있는 불펜진의 힘도 비축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다소 힘이 떨어져 보이는 코리 선수도 한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LG 강타선을 막아낼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롯데로서는 비로 인한 순연이 상승세의 지속성을 떨어뜨리기 보다는 팀 전체가 힘을 비축하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경기에 대한 선수들의 집중력 유지와 긴 원정에 따른 컨디션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또한 상대 LG 역시 KIA전 부진에서 벗어날 시간을 가지게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목요일 에이스 박현준 선수의 호투로 연패를 끊은 LG지만 투타에 걸쳐 불만족 스러원 주 중 3연전이었습니다. 믿었던 리즈 선수가 대량 실점을 하면서 무너졌고 불펜은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타선 역시 시즌 초반의 폭발적인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하루의 휴식이 그들에게도 좋은 보약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선발 투수의 기용에 있어서도 주키치, 리즈 두 명의 믿을만한 투수를 내세울 수 있습니다. 리즈 선수의 들쑥날쑥한 피칭이 마음에 걸리지만 화요일 부진은 심기일전의 계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정된 투구를 이어가는 주키치 선수는 롯데전에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롯데 타선이 만만히 볼 수 없는 투수들입니다. LG 역시 해볼한만 선발 카드를 들고 주말 2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을 것 같은 금요일 휴식을 가진 양팀은 한 층 더 안정된 전력으로 주말 2경기에서 맞붙게 되었습니다. 롯데는 2경기를 잡아야 또 한번의 위닝 시리즈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LG 역시 주중 3연전에서 잃어버린 승수를 되 찾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강력한 타선, 안정된 선발진, 하지만 불안한 불펜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양팀의 대결이 더 팽팽해질 것입니다.

과연 금요일 비가 예상되로 롯데에게 보약이 될 수 있을지 결국, 선수들이 얼마나 이기는 분위기를 가지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이제 겨우 5할 승부에 도달한 롯데로서는 여유를 부릴 수 없습니다. 치열해지는 중위권 다툼이 이어지고 있어 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LG가 다소 주춤거리고 있고 에이스 봉중군 선수의 부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쳐있지만 중위권 다툼에서 한 발 앞서있는 2위팀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주말 롯데가 LG전 마저 좋은 결과를 얻어낸다면 프로야구 중위권 다툼은 더 큰 안개속에 빨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롯데는 상위권 진출 희망을 더 높이는 변화가 될 것입니다. 금요일의 비가 롯데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인지는 결과가 말해줄 것입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