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일전 장원준, 공수활약 황재균, 롯데 승리 이끌다. 5월 19일 롯데 vs SK

롯데와 SK의 주중 마지막 경기, 전날 SK의 막강 투수진에 상승세가 주춤했던 롯데는 목요일 경기에서 선발 장원준 선수의 호투와 황재균 선수의 투타활약으로 또 한번의 위닝 시리즈를 완성했습니다. 3 : 2 롯데의 신승, SK는 마지막 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는 끈끈함을 선보였지만 롯데 역시 마지막 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는 롯데의 1점차 승리였습니다.

롯데의 장원준, SK의 매그레인, 선발 투수의 무게만 놓고 본다면 롯데의 우세가 점쳐지는 경기였습니다. 다만 전날 타선 전체가 부진했던 것이 걸리는 부분이었습니다. 한번 떨어진 타선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를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불펜까지 약한 롯데로서는 선발 장원준 선수의 좋은 투구가 길게 이어지는 것이 승리의 필수 조건이었습니다. 

장워준 선수는 팀 전체가 부진했던 4월에도 꾸준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했습니다. 기복이 심한 피칭이 줄었고 한층 안정감 있는 투구로 선발 로테이션을 균형을 잡아주었습니다. 하지만 팀이 상승세로 돌아선 5월의 피칭은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팀이 리드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흔들리는 잘못된 습관이 나타나면서 이닝 이터의 면모를 잃고 말았습니다. 

급기야 지난 주, KIA전에서는 팀의 넉넉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결국 팀은 역전패를 당했고 장원준 선수의 조기 교체에 대한 논란이 일었습니다. 문제는 장원준 선수가 팀의 주축 선발답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5회 정도에서 되풀이되는 심각한 부진 현상은 그에 대한 팀의 믿음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었습니다. 

장원준 선수에게 목요일 SK전은 지난 경기의 아픔을 스스로 이겨내는 것은 물론이고 신뢰를 다시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장원준 선수 역시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초반 부터 투구 하나 하나에 신중함이 묻어났습니다. 공의 스피드 보다는 낮은 쪽으로 제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활용하는 피칭이 돋보였습니다. 제구가 동반된 피칭은 초반 호투로 이어졌습니다.

전날 접전을 승리하면서 좋은 분위기 속에 경기를 시작한 SK 타선이었지만 장원준 선수의 구위에 초반 크게 고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4회까지 SK의 출루는 안타와 볼넷 각 1개 뿐이었습니다. 이런 SK 타선과 함께 롯데의 타선도 그 공격이 원할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경기 부진했던 타선의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부상이 회복된 강민호 선수는 라인업에 복귀했지만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는 홍성흔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완벽한 라인업을 구성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롯데 타선의 공백이 있었지만 SK 선발 매그레인 선수는 강속구 대신 완급을 조절하는 피칭과 다양한 변화구로 롯데 타자들 방망이 중심을 피해나갔고 초반 호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양팀은 선발투수들의 기대 이상의 호투와 타선의 침묵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초반 공방전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0의 행진이 깨진 것은 롯데의 5회초 공격이었습니다. 강민호 선수의 2루타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롯데는 황재균 선수의 2점 홈런으로 선취점을 얻었습니다. 상대 변화구가 높게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은 황재균 선수의 적극적 타격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황재균 선수는 중요한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면서 팀 승리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타격에서 있어 기대에 완전히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롯데가 황재균 선수를 영입한데에는 그의 수비 능력보다 장타력을 겸비한 공격력을 더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부상 후유증이 부진이 원인이었지만 올 시즌은 충실한 훈련을 소화했음에도 타격에서 좋았던 모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황재균 선수의 홈런은 호타준족의 대형 내야수라는 그의 존재감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황재균 선수는 이 홈런과 함께 안타와 볼넷을 추가 하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팀 타선을 이끌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공격에서의 활약은 수비에도 이어졌습니다. 경기 후반 나온 결정적인 호수비는 팀을 역전의 위기에서 구하는 것이었고 승리의 최고 수훈선수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황재균 선수의 홈런으로 만들어진 롯데의 유리한 흐름은 5회말 SK의 대타 작전이 적중하면서 다시 팽팽한 흐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잘 던지던 장원준 선수는 5회말 수비에서 2아웃을 잡아내면서 이전 경기에서 있었던 5회 악몽에서 벗어나는 듯 했습니다. SK는 2사 이후 박진만 선수가 안타로 출루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오랜 부상재활 이후 복귀한 김강민 선수는 대타로 나와 장원준 선수와의 끈질긴 승부끝에 좌익 선상 2루타를 만들었고 좌익수 수비의 아쉬움이 함께 하면서 추격의 1점을 얻을 수 있엇습니다. 전날 다이빙 캐치 과정에서 가벼운 부상을 입은 홍성흔 선수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이인구 선수는 팬스 플레이가 잘 안되면서 아쉬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SK로서는 행운이 가미된 추격 점수였습니다.

공격에서의 행운은 6회초 롯데에게도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SK는 6회초 수비에서 필승 불펜을 다시 가동했습니다. 그 선봉은 전병두 선수가 나섰습니다. 어제 부진했던 전병두 선수는 새로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섰지만 제구의 불안감을 여전했습니다. 전준우 선수의 볼넷으로 시작된 찬스는 도루 과정에서 발생한 SK 정상호 선수의 송구 실책과 함께 무사 3루의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박종윤 선수의 삼진 이후 등장한 손아섭 선수는 전병두 선수의 변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또 한번의 삼진이 예상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손아섭 선의 빚맞은 타구는 기습번트와 같이 투수와 3루수 중간 지점에서 바운드 되었고 이 타구는 결국 1타점 내야안타가 되고 말았습니다. 시원한 적시타 없이 적극적인 주로 플레이와 상대 실책에 편승한 행운의 득점이었습니다.

1점차로 압박한 SK의 추격에서 한발 더 벗어날 수 있는 소중한 추가점이었습니다. 장원준 선수의 컨디션과 휴식을 취한 마무리 코리 선수가 대기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승리의 가능성을 높이 수 있는 점수였습니다. 롯데의 승리 희망은 SK의 끈질김으로 다시 한번 불안감으로 바뀌었습니다. 7회말 SK는 2사 이후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추격하는 점수를 만들어냈습니다.

장원준 선수의 투구수가 100애 이른 2사 2,3루에서 롯데 벤치는 임경완 선수를 내세웠습니다. 한 템포 빠른 교체였지만 5회말 장원준 선수를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기록한 김강민 선수의 타석에서 김강민 선수를 막아내고 승리를 굳히기 위한 승부수였습니다. 롯데의 승부수는 김강민 선수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물거품이 될 것 같았습니다. 이 순간 빠져나가는 타구를 막아낸 문규현 선수의 호수비가 있었고 롯데는 7회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다시 박빙의 승부, SK는 정우람 선수를 등판시키면서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롯데로서는 1점차의 리드를 불펜에서 지켜내야 했습니다. 롯데는 코리 선수의 조기 투입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으려 했습니다. 3일의 휴식을 가진 코리 선수였기에 2이닝 투구는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이러한 기대와 달리 코리 선수의 제구는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대체로 공이 높에 형성되면서 떨어지는 변화구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8회와 9회 SK는 거듭 선두 타자를 출루시켰고 어김없이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면서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코리 선수의 불안한 투구를 생각한다면 큰 위기였습니다. 여기서 롯데는 8회말 황재균 선수의 멋진 직선타 캐치와 병살타 처리, 9회말 박종윤 선수의 안타성 타구를 막아내는 호수비가 연속으로 나오면서 끝내 1점차의 리드를 지켜냈습니다.

지난 일요일 KIA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허용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을 코리 선수는 목요일도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공격적인 성향과 달리 볼이 많았고 박빙의 승부에 부담을 가진 듯 한 투구였습니다. 야수들의 호수비와 이를 바탕으로 한 세이브는 코리 선수가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롯데는 선두 SK와의 박빙 승부를 잡아내면서 위닝 시리즈를 또 한번 기록했습니다. 팀이 최상의 컨디션을 아니었지만 상황에 맞게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그 상대가 누구보다 촘촘한 야구를 하는 SK였다는 점은 향후 일정에 더 큰 자신감을 가지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팽팽한 승부에서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가 큰 역할을 하면서 승리를 지켜냈다는 사실은 롯데의 전력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SK전 승리로 6연속 위닝 시리즈를 이룬 롯데는 5월의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말 LG와의 잠실 3연전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롯데는 금요일 송승준 선수를 내세워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려 할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송승준 선수의 분위기도 좋은 상황입니다.

다만 목요일 경기 단 5안타에 그친 팀 타격이 말해주 듯 그 화력이 다소 약해진 타선이 얼마나 회복될지가 승리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입니다. 금요일 LG선발이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주키치 선수임을 감안하면 팀 타선의 회복이 꼭 필요합니다. 금요일 경기의 고비만 잘 넘긴다면 1위 SK를 이어 2위 LG를 상대로도 또 한번의 위닝 시리즈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선두 팀과의 3연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롯데가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SK, LG로 이어지는 수도권 시리즈는 중위권 싸움만이 아닌 상위권 도약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남아있는 롯데의 주말 3연전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