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속되는 롤러코스터 경기력. 6월 17일 롯데vs넥센

전날 SK전을 대승하면서 연패를 끊은 롯데는 넥센과의 주말 3연전에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팀은 다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였고 최하위로 쳐진 넥센은 투타 모든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롯데로서는 넥센전에서 내심 전승을 노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롯데의 바램은 경기 초반부터 무너졌고 1 : 8 의 대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 선수의 초반 난조와 수비불안이 겹치면서 1회에만 4점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바둑으로 치면 4점을 먼저 깔아주고 하는 경기였습니다. 롯데의 타격 분위기가 좋다고 하지만 초반 대량 실점은 경기에 나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송승준 선수는 지난 한화전에서 기분좋은 1승을 따내면서 금요일 경기에도 호투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여름에 유독 강했던 징크스도 그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송승준 선수는 기대와 달리 초반부터 크게 흔들렸습니다. 직구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습니다. 제구도 가운데 몰렸습니다. 넥센은 1회말 공격에서 김민우 선수의 안타, 장기연 선수의 재치있는 번트 안타로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았습니다. 보내기 번트에 이은 1사 2, 3루 최소한의 실점을 해야했습니다. 송승준 선수는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면서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습니다.
 

포크볼로 4번 알드리지 선수를 잡아내면서 한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컨디션도 다시 돌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2아웃 이후 많은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5번 조중근 선수의 안타성 티구는 우익수 손아섭 선수의 판단 미스가 함께 하면서 2타점 3루타로 둔갑했습니다. 이어진 강정호 선수의 2루타로 넥센은 3점을 선취했습니다. 롯데의 타선을 감안하면 극복가능한 점수차 였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가 점수차를 더 벌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오재일 선수의 1루수 땅볼은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는 타구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1루수 이대호 선수와 송승준 선수의 베이스커버 타이밍이 맞지 않았고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는 실책과 연결되었습니다. 3 : 0에서 4 : 0으로 그 차이는 1점이었지만 그 무게감은 더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송승준 선수는 1회 4실점 이후 잠시 컨디션을 되찾는가 했지만 3회말 강정호 선수에게 허용한 1점 홈런 포함 추가 3실점 하면서 일찍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습니다. 공의 구위나 제구 모든 면에서 부진한 투구였습니다. 올 시즌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피칭을 하는 송승준 선수였습니다. 승리한 경기 이후 부진했던 나쁜 징크시가 또 재현되고 말았습니다. 3이닝 7피안타 7실점(6자책점)의 내용은  분명 믿음직한 선발의 투구가 아니었습니다. 

경기 초반 7점의 차이는 부담스러웠습니다. 타자들은 빠른 만회를 위해 서두르는 인상이었습니다. 타석에서의 집중력도 떨어져 보였습니다.넥센의 선발 문성현 선수에게 추격의 점수를 얻지 못한채 초반을 끌려가야 했습니다. 문성현 선수는 5. 1 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내주면서 제구에서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대신 위력적인 직구를 바탕으로 씩씩하게 위기 상황을 이겨내고 1실점의 호투를 했습니다.

롯데 타선은 문성현 선수의 힘있는 직구에 번번히 기회를 놓쳤습니다. 5회초 정훈의 선수의 투지와 넥센 외야진의 느슨한 플레이가 함께한 그라운드 홈런이 유일한 경기 득점이었습니다. 전날 SK를 상대로한 강력한 화력과는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전준우, 이인구 두 명의 테이블 세터진은 볼넷 하나만 얻었을 뿐 공격이 시발점이 되지 못했습니다.

강민호 선수가 2안타로 분전했지만 손아섭, 이대호 두 명의 중심 타자들은 무 안타로 부진했습니다.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된 실책을 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하위 타선에서 안타를 기록하면서 기회를 잡았지만 모두 산발에 그쳤고 팀 안타는 모두 5개에 불과할 정도로 롯데 타자들은 무기력했습니다.

7 : 0 으로 벌어진 경기는 넥센의 승리 분위기로 너무 쉽게 전개되었습니다. 롯데는 문성현 선수를 이어던진 넥센 불펜진에게도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송승준 선수를 이어 조기 등판한 김일엽 선수는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그 호투는 공허한 메아리만 남길 뿐이었습니다. 7회말 터진 넥센 알드리지 선수의 솔로 홈런은 승리를 확정짓는 축포와 같았습니다.

전날 초반 타선의 활약으로 대승한 롯데는 그 반대로 초반 대량 실점하면서 롤러코스터 경기력을 재현했습니다. 조성환 선수가 부상에서 복귀한 호재가 있었고 믿을만한 선발 송승준 선수가 나섰지만 이날도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승리를 얻지 못했습니다. 6월들어 더 심해지는 급심한 경기력 기복 현상이 이어진 것입니다. 

결국 롯데는 어제와 다른 집단 슬럼프애 빠지면서 상승세를 잇지 못했습니다. 1위 SK와의 3연전이 롯데에게 너무나 힘든 경기였고 힘을 너무 많이 소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의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습니다. 금요일 경기 승리로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불펜의 소모를 최소화 했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일 정도였습니다. 

롯데는 4위권과 상당한 격차가 있지만 희망을 버리기엔 이릅니다. 4위 LG가 에이스 박현준 선수의 급격한 체력저하, 불펜진의 거듭된 난조, 부상선수 속출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하향세가 깊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르시아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다시 에어지를 충전한 한화, 감독 교체로 분위기를 일신한 두산의 저력이 살아난다는 것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지금 롯데는 5할 승율의 언저리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승율 5할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해마다 4위권 성적의 바로미터가 되어온 승율이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역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들쑥날쑥한 롤러코스터 행진이 이어져서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롯데는 정말 중요한 경기를 놓쳤습니다. 토요일 선발 로테이션에 문제가 생긴 상황, 신인 김명성 선수가 임시선발로 나서야 합니다. 올 시즌 들어 기대와 달리 인상적인 피칭을 하지 못하는 김명성 선수임을 감안하면 먼저나오는 투수의 개념이 높습니다. 상대 선발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성태선수입니다. 넥센 타선의 분위기도 아주 좋습니다. 

떨어진 집중력을 다시 되찾아야 합니다. 금요일 경기같은 느슨한 플레이로는 승리를 가져오기 어렵습니다. 큰 점수차의 대승은 기분을 좋게 하지만 대신 집중력을 떨어뜨리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롯데는 그 딜레마에 빠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좀 더 안정적인 시즌 운영이 필요합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적절히 조절하는 운영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주말 첫 경기를 대패로 시작한 롯데, 토요일 경기는 대승을 할 차례일까요? 롤러 코스터 행보는 결코 좋은 성적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김포총각/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