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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SK의 목요일 경기를 앞둔 롯데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벼랑끝에 있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아쉬운 2번의 패배도 큰 충격이었지만 점점 멀어지는 상위권과의 차이, 팀 내 불협화음이 흘러나오면서 팀 조직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겨야 하는 경기였고 강한 의지는 경기에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롯데는 7 : 2 완승으로 SK의 연승을 저지하면서 연패를 끊었습니다.  

연 이틀 투수진에 문제가 생기면서 패배한 롯데는 선발 장원준 선수의 호투가 필요했습니다. 감독 스스로 5점의 리드로 불안하다 할 정도로 불안한 불펜진, 사도스키 선수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더 큰 부하가 걸릴 위기에 처한 선발진, 기복이 있을 수 밖에 없는 타선에 의존해야 하는 팀은 매일 매일 계산이 서지 않는 경기를 해야했습니다. 득점과 실점의 규모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장원준 선수는 이미 7승을 거둔 팀 내 최다승 투수였습니다. 방어율도 3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투수 각 부분에서 상위권을 점유한 에이스투수라고 봐도 될 만큼의 성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에이스의 호칭을 붙이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많이 사라졌지만 기복이 있는 피칭과 함께 상대적으로 풍족했던 타선의 지원까지 그의 성적을 폄하시킬 요소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2연패를 당하면서 기세가 꺽인 팀, 반대로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선두 SK아 맞서야 하는 경기에서 장원준 선수는 확실한 검증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꼭 승리해야 하는 경기에서 최강 팀을 상대로 좋은 투구를 한다면 에이스로서 확실히 자리매김 할 수 있었습니다. 장원준 선수의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호투를 해주었고 에이스로서 팀의 연패를 끊임과 동시에 다승 공동 1위라는 또 다른 선물을 얻었습니다. 

장원준 선수의 호투에는 타선의 초반 분전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상위타선 편중 현상으로 고심하던 롯데 타선이었습니다. 목요일 경기는 이와 달랐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하위 타선의 활약이 롯데의 초반 리드를 이끌었습니다. 1회초 전준우 선수의 적극적인 베이스 런닝과 이대호 선수의 1타점 적시타로 앞서가던 롯데는 하위타선에서 나온 장타로 경기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2회초 홍성흔 선수의 볼넷으로 시작된 찬스는 긴 타격부진에 빠져있던 이승화 선수의 안타와 함께 무사 1, 2의 더 큰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타석은 8번 정훈, 주전에 비해 경험이나 기량면에서 떨어지는 2군에서 갓 올라온 선수에게 보내기 번트 지시는 정해진 수순이었습니다. 정훈 선수의 부족한 경험은 두 번의 번트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병살타나 삼진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번트 실패는 롯데에게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SK 베터리는 빠른 승부를 노렸습니다. 정훈 선수는 그 공을 놓치지 않고 3점 홈런으로 연결했습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극적인 반전이었습니다. 경기 초반 4 : 0 의 리드는 기선제압을 위해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SK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아야 했습니다. 선발 매그레인 선수는 2이닝만을 투구하고 전병두 선수와 교체되었습니다.

상대 선발의 조기 강판, 타선의 초반 득점, 화요일과 비슷한 흐름이었습니다. 화요일 롯데는 4회 대량실점을 하면서 승부의 흐름을 내주는 우를 범했습니다. 목요일은 달랐습니다. 선발 장원준 선수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제구가 잘 안되면서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다시피 했지만 중요한 순간순간 삼진과 범타를 유도하는 노련한 투구로  4 : 0 의 리드를 중반까지 지켜냈습니다.

SK 두번 째 투수 전병두 선수에게 고전하던 롯대로서는 추격의 점수를 허용했다면 불안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장원준 선수는 투구수를 최소화하면서 좋은 경기 흐름을 이어가도록 했습니다. 장원준 선수가 확실히 마운드를 지키자 롯데 타선은 5회 승리를 확실할만한 추가점을 얻었습니다.

이대호 선수의 볼넷이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롯데 타선은 강민호 선수의 볼넷, 홍성흔 선수의 1타점 2루타로 1점 이후 이승화, 정훈 선수의 연속 희생타로 3점을 추가 할 수 있었습니다. 7 : 0, 승리를 확실할 수 있는 차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상위 타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6번 홍성흔 선수부터 시작되는 하위 타선의 분전이 돋보였습니다.

홍성흔 선수는 2안타와 함께 추가점을 얻는 2루타를 기록하면서 모처럼 중심 타자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7번 이승화 선수는 2안타를 기록하면서 타선의 징검다를 역할을 제대로 해냈습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타격으로서 팀에 기여한 경기였습니다. 8번 정훈 선수는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3점 홈런을 포한 4타점을 기록하면서 승리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롯데는 상하위 타선의 조화와 선발투수의 호투속에 순조롭게 경기를 이끌었습니다. SK는 실점 이후 계속 기회를 잡았지만 주루 플레이 미스가 연속되면서 스스로 찬스를 놓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주어진 찬스를 최대한 활용하는 SK가 아니었습니다. 공격의 결정력이 부족했고 촘촘했던 조직력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야구 색깔을 구현한 롯데와 달리 SK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극명하게 갈린 부위기속에 쉽게 마무리 될 것 같았던 경기는 6회말 장원준 선수의 갑작스런 난조로 큰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제구가 흔들린 장원준 선수는 볼넷과 몸맞는 공을 연발하면서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여기에 애매한 땅볼이 내야안타로 이어지면서 1실점, 7 : 1 의 리드였지만 계속 이어지는 1사 만루의 위기는 롯데를 불안하게 하기게 충분했습니다.

장원준 선수는 이 위기에서 다시 힘을 냈습니다. 이후 두 타자를 땅볼로 유도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벗어난 것입니다. SK로서는 경기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쳤습니다. 이호준 선수를 너무 일찍 교체한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신인 박윤 선수는 찬스에서 이호준 선수를 대신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6회 위기를 넘긴 롯데는 이후 편안하게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SK 역시 신인급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면서 주말 경기를 대비했습니다. SK는 8회말 1점을 더 추격했지만 대세를 변화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롯데 장원준 선수는 8회까지 110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면서 빛나는 역투를 했습니다. 8 피안타를 적절히 산발시켰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조합하면서 7개의 삼진을 잡아냈습니다. 특히, 직구의 구위가 뒷받침 되면서 과감한 승부를 할 수 있었고 호투를 하는 밑 거름이 되었습니다.

SK는 선발 매그레인 선수가 경기 초반 강판되면서 계획에 없이 불펜을 조기 가동했고 어려운 경기운영을 해야 했습니다. 강한 응집력을 보이던 타선마저 장원준 선수의 호투에 막히면서 화요일의 대 역전승을 재현할 수 없었습니다. 2연승 후 다소 긴장이 떨이진 것도 SK다운 촘촘한 야구를 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렇게 롯데는 힘들었던 SK와의 3연전을 마쳤습니다. 자칫 스윕을 당할 시리즈 흐름이었지만 목요일 경기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위기를 넘겼습니다. 다승 공동 1위에 오른 장원준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등장했고 전준우, 양종민, 정훈으로 이어지는 젊은 내야진은 공수에서 한층 더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주말 경기의 선전 가능성을 높이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다시 재현될 수 있었던 SK와의 천적 관계 복원을 막았다는 것이 긍정적이었습니다. 목요일 경기 승리로 롯데는 올 시즌 SK를 상대로 4승 4패의 균형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의 연패가 이어지는 것을 막은 롯데지만 기복이 심한 경기력은 상위권 진출을 위해선 분명 고쳐져야 할 문제임이 드러낸 주중 3연전이었습니다.  

이미 상위권과 상당한 격차가 생긴 롯데로서는 선수들이 신바람을 낼 수 있는 상승세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하위권로 쳐진 넥센과의 주말 경기는 그런 의미에서 재 도약을 위한 중요한 기회입니다. 넥센 역시 최선을 다하겠지만 롯데에게 주말 3연전은 위닝 시리즈를 넘어 스윕을 노려야 하는 입장입니다. SK를 상대로 한 목요일 완승이 어떤 효과를 가지고 올지 궁금한 롯데의 주말입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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