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의 조화, 7월의 첫 연승 만든 롯데

롯데에게 이번주는 중요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5위 두산과의 대결은 순위를 높이는 점에서 3위 SK전은 4강 싸움의 가능성을 찾는 의미가 있는 일전이었습니다. 서울, 인천으로 이어지는 멀고 긴 원정길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더 이상을 밀리면 안되는 롯데에게 경기 외적인 불리함을 탓할만큼 여유가 없었습니다. 

주중 첫 경기 롯데는 5위 두산을 상대로 중반 이후 투타 모두 힘의 우위를 보이면서 6 : 2 승리를 이끌어 냈습니다. 선발 송승준 선수는 퀄리티 스타트로 제 몫을 다했고 타선은 필요한 순간 득점타를 기록했습니다. 항상 경기 후반을 불안하게 했던 불펜 역시 자신들의 역할을 100% 이상 해내면서 경기의 흐름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경기 초반 양팀의  선발 투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 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장마비로 인한 긴 휴식이 체력의 회복 이상으로 경기 감각의 문제를 노출한 것입니다. 양팀은 선발 투수들의 초반 난조속에 득점을 주고 받았습니다.

롯데는 1회초 공격에서 두산 선발 이용찬 선수의 극심한 제구 난조와 이에 따른 폭투, 보크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2점을 먼저 선취했습니다. 1, 2 번에 포진된 전준우, 김주찬 선수의 거듭된 안타에 이은 출루가 이용찬 선수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지난 시즌 마무리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용찬 선수는 수 많은 위기 상황을 넘긴 경험이 있었지만 화요일만큼은 위기 상황에서 평정심을 잃고 말았습니다.

두산 이용찬 선수만큼이나 롯데 선발 송승준 선수의 초반 분위기도 좋지 못했습니다. 항상 어려움을 느끼던 1회를 잘 넘긴 송승준 선수였지만 2회말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면서 2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초반 리드의 효과가 이어진 수비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최근 경기에서 경기 초반 무너지곤 하던 송승준 선수의 좋지 못한 내용이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양팀은 선발 투수들의 난조속에 2 : 2 팽팽한 흐름으로 맞섰습니다. 초반 부진했던 선발투수들이 안정을 찾으면서 양팀 공격이 모두 주줌했습니다. 하지만 이닝이 거듭될수록 힘의 균형은 조금씩 롯데쪽으로 저울추를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5회 희생번트에 이은 전준우 선수의 적시타로 1점, 6회 홍성흔 선수의 희생플라이로 롯데는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습니다. 지난 삼성전 부터 살아난 롯데 타선은 득점이 필요한 순간 그에 맞는 타격을 하면서 리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타선의 계속된 지원은 송승준 선수의 호투로 이어졌습니다. 경기 초반 제구에 어려움을 보이던 송승준 선수는 힘있는 직구를 바탕으로 스트라이크 위주의 피칭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습니다. 6이닝 동안 7피안타가 적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볼넷을 최소화하고 타자와 적극적인 승부를 하면서 안정을 찾았고 6이닝 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송승준 선수의 적극적 승부는 야수들의 호수비와 함께 잘 맞는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행운이 함께 하면서 그의 호투를 뒷받침 했습니다. 5회말 손아섭 선수의 주자 보살 장면과 6회말 송승준 선수가 두산 오재원 선수를 견제 아웃 시키는 장면은 두산의 공격 흐름을 끊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송승준 선수의 6이닝 호투는 5회와 6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추가 실점한 두산 이용찬 선수와의 선발 대결에서 비교 우위를 보인것은 물론이고 롯데가 경기 주도권을 잡는데 있어 중요한 발판을 마련해준 투구였습니다. 

6회까지 4 : 2 로 앞선 롯데였지만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최근 연승중인 두산의 기세나 타선의 흐름을 감안하면 2점차의 리드는 큰 것이 아니었습니다. 호투하던 송승준 선수의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선 상태, 나머지 3이닝은 불펜의 몫이었습니다. 수 많은 승리기회를 날린 불펜의 불안감을 안고 후반부를 맞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롯데 불펜은 이전의 모습과 달랐습니다. 더 완벽한 투구로 두산의 타선을 꽁꽁 묶었습니다. 송승준 선수에 이어 등판한 임경완, 강영식 선수는 두산의 타선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냈습니다. 지난 롯데전에서 연속 역전승으로 팀 분위기를 되살렸던 두산은 화요일 경기만큼은 롯데 불펜을 공락하지 못했습니다.

승리 불펜조로 확실히 자리잡은 임경완, 강영식 선수는 한층 자신감있고 안정된 투구를 했습니다. 박빙의 접전이었지만 롯데의 고질적 문제인 불펜 불안은 없었습니다. 롯데의 안정된 불펜과 달리 7회부터 함께 가동된 두산의 불펜은 8회초 밀어내기 볼넷을 포함 추가 2실점을 하면서 역전의 여지를 스스로 없애면서 대조를 보였습니다. 롯데는 8회초 두산 불펜의 난조를 틈타 사실상 경기를 결정지을 수 있었습니다.

화요일 경기 승리로 롯데는 5위 두산에는 반게임차, 4위 LG에는 4게임차로 다가섰습니다. 한화가 동시에 LG를 잡으면서 4위 싸움은 안개속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최근 부진한 LG가 좀처럼 시즌 초반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롯데에게는 이러한 혼전 양상이 반가울 수 밖에 없습니다.

몇 경기 치르지 않았지만 7월의 롯데는 분명 달라진 모습입니다. 공격 라인업이 고정되면서 안정감을 주고 있고 타선의 짜임새도 좋아졌습니다. 화요일 경기에서도 전준우, 김주찬으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진은 각각 2안타를 함께 빠른 기동력으로 공격의 물꼬를 터 주었고 손아섭, 이대호 선수 역시 멀티히트로 중심타자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뒤를 받치는 홍성흔 선수는 2타점으로 조성환 선수는 멀티히트로 상하위 타선의 균형을 잡아주었습니다. 수비에서도 실책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호수비로 투수진에 큰 힘을 주고 있습니다. 공수주 3박자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이어진다면 롯데의 7월 대 반격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요일 롯데는 사도스키 선수를 내세워 3연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두산 역시 최근 투구 내용이 좋아진 외국인 투수 페르난도 선수로 맞설것으로 보입니다. 롯데로서는 부상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도스키 선수의 회복여부가 연승으로 가는데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도스키 선수가 초반만 잘 이끌어 준다면 두산과 다시 자리바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롯데가 수요일 경기마저 잡아내면서 가을야구 희망을 더 강하게 되살릴 수 있을지 두산이 화요일 패배를 설욕할지 그 대결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