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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롯데와 SK의 경기는 전날과 같은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점수차는 크지 않았지만 SK의 선취 득점, 롯데의 추격, 그리고 SK의 추가점과 굳히기가 다시  재현되었습니다. 결국 롯데는 한 점차의 차이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1 : 2 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팀 타선은 어제에 이어 토요일도 부진했고 선수들의 몸은 전반적으로 무거웠습니다.

어제와 같인 선발투수 대결은 롯데의 우세가 예상되었습니다. 롯데 선발 고원준 선수는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었고 최근 컨디션도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SK 선발 엄정욱 선수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습니다. 빠른 공을 가지고 있었지만 고질적인 부상이 이어지면서 긴 재활을 시간을 가져야 했고 올 시즌 조심스럽게 마운드에 복위한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또 다시 투수전의 양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고원준 선수는 강속구는 아니었지만 강약을 조절하는 투구로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뺐는 피칭으로 엄정욱 선수는 묵직한 직구와 함께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유인구로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습니다. 경기 초반 양팀은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했습니다.




팽팽한 승부에서 선취점은 SK가 먼저 얻어냈습니다. 4회말 수비에서 고원준 선수의 투구가 가운데 몰리는 사이, SK 타선은 연속 3안타로 1점을 먼저 선취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위기를 고원준 선수가 잘 넘겼고 1점의 의미는 크지 않아 보였습니다. 

문제는 롯데 타선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금요일과 마찬가지로 롯데 타선은 무기력 그 자체였습니다. 상 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부진한 모습이었습니다. 타자들은 서두르는 모습이 역력했고 상대의 유인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5회까지 롯데 타선은 손아섭 선수가 기록한 1안타가 유일한 팀 안타였고 삼진은 무려 7개나 당하면서 엄정욱 선수를 전혀 공력하지 못했습니다.

타선의 극심한 부진속에 고원준 선수는 외로운 역투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직구의 최고 구속은 140킬로 초반에 머물렀지만 체인지업과 느린 커브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투구수를 조절하는 경기 운영 능력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고원준 선수의 호투에 롯데 타선은 6회초 강민호 선수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 주었고 고원준 선수는 더 큰 의욕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1 : 1 로 맞선, 6회말 수비에서 고원준 선수는 1사후 연속 안타로 1, 3루의 위기를 맞이했고 이호준 선수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함녀서 추가 1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다시 2 : 1 SK의 리드, 롯데 타선의 장타력을 생각하면 큰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고원준 선수 역시 실점 이후 더 집중력을 가지고 이닝을 마무리 했고 8회까지 자신이 마무리 하는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8이닝 7피안타 2실점, 선발 투수로서는 최고의 피칭이었습니다. 단 두번의 흔들림이 2실점과 연결되었지만 납득할만한 실점이었습니다. 8회말 수비에서 투구 교체를 거부하는 장면은 그의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원준 선수의 희망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좋은 투구를 했다는 위안만을 얻었을 뿐입니다. 

롯데  타선은 6회초 1득점 이후 송은범, 정대현으로 이어지는 SK 불펜을 넘지 못했습니다. 두 노련한 투수들은 서두르는 롯데 타자들의 약점을 파고들었고 롯데는 좀처럼 반격의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한 점의 차이는 점점 그 무게감이 더해갔고 팀의 연패와 함께 고원준 선수의 호투를 완투패의 결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긴 원정에 선수들은 많이 지쳐보였습니다. 팀 타선을 이끌어야 할 이대호 선수는 발목이 좋지 못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지 못했습니다. 전준우, 김주찬 두 명의 테이블 세터진은 단 한번도 출루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상대 선발 엄정욱 선수를 흔들 카드인 기동력을 살릴 기회를 원천적으로 잡을 수 없었습니다. 손아섭 선수가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강민호 선수가 1타점 적시타로 분전했지만 팀 타선은 금요일과 같이 빈공에 시달렸습니다. 

또 한번의 2연패, 롯데는 어렵게 잡았던 7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팀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던 SK의 기세를 살려주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말았습니다. 투구의 내용이 좋았다고 하지만 이영욱, 엄정욱 두 명이 대체 선발들에게 철저히 눌렸다는 것은 집고 넘어가야할 문제입니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나 상대 전력의 분석 등에서 뭔가 문제가 있었음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결국 롯데는 선발 투수 고원준 선수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경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주중 두산 전 연승을 거둘때와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이 4위 LG는 다시 힘을 되찾으면서 한발 더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순위 역시 6위로 내려앉은 롯데의 주말입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영입으로 반격의 기회를 얻으려는 롯데지만 다시 가라앉은 팀 분위기는 우려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에이스 장원준 선수가 등판하는 일요일 경기는 꼭 잡아야 하는 경기입니다. 다음 주 한화, LG와의 홈 6연전을 위해서라도 승리의 기분을 가지고 홈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롯데가 연 이틀 이어진 부진을 이겨내고 에이스 투수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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