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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를 향한 의지를 다시 불태우고 있는 롯데와 두산, 5위와 6위의 대결이었지만 마치 포스트 시즌을 보는 듯한 접전이었습니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 첫 경기에서 롯데는 천신만고 끝에 연장 접전의 경기를 5 : 3 으로 잡아냈습니다. 이 승리로 롯데는 두산의 추격을 벗어난 것은 물론이고 4위 LG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경기는 양팀 선발투수들의 호투속에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양팀 타자들 역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찬스를 잡았지만 결정타자 터지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양팀의 선발 롯데 고원준, 두산 니퍼트 선수의 위기관리 능력과 구위가 좋았습니다. 순위 싸움에 대한 부담탓에 두 투수 모두 신중한 투구를 했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투구수로 이어졌지만 두 선발투수 모두 흐트러짐이 없었습니다.

롯데 고원준 선수는 6.2이닝 7피안타 1실점, 두산 니퍼트 선수는 7.0이닝 8피안타 3실점, 무더위 속 100개가 넘는 투구수를 소화한 역투였습니다. 고원준 선수는 강약을 조절하는 피칭과 함께 초반부터 전력 투구를 하면서 두산의 타선을 막았습니다. 평소와 달리 직구의 구속이 150킬로에 이를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한 투구였습니다.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면서 위기를 맞이했지만 그 때마다 완급을 조절하는 투구와 과감한 승부로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어린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경기 운영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시속 100킬로미터 전후의 느린 커브는 두산 타자들에게 혼란을 주기에 안성맞춤의 구질이었습니다.

이에 맞선 두산의 니퍼트 선수 역시 에이스 다운 투구였습니다. 최근 상승세의 롯데 타선은 이전과 달리 니퍼트 선수를 상대로 많은 찬스를 얻었지만 그 역시 흐트러짐이 없었습니다. 150킬로가 넘은 높은 타점의 직구와 날카롭게 떨어지는 변화구는 롯데 타자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롯데전에 강한 면모를 오늘도 드러냈습니다. 경기 중간 강한 타구에 손을 맞는 부상을 당했지만 그 이닝을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투혼을 발휘하면서 최선을 다한 피칭을 했습니다.

이렇게 선발투수들의 주인공이 된 경기였지만 양팀의 타선 역시 무기력하지만은 않았습니다. 1회 양팀은 부상 투혼으로 발휘하고 있는 4번 타자들의 타점으로 1점씩을 주고 받았습니다 롯데 이대호, 두산 김동주 선수 모두 뛰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지만 어려운 팀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1회초 이대호 선수가 선취 타점으로 장군을 부르자 김동주 선수는 이어진 1회말에서 1타점으로 멍군을 불렀습니다.

1 : 1 로 시작된 경기는 점점 그 흐름이 롯데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3회초 2사 이후 홍성흔 선수는 2 : 1 리드를 잡는 타점을 기록했고 그 점수는 상당 이닝동안 이어졌습니다. 두산은 수 차례 역전 기회를 잡았지만 1점의 차는 좀처럼 극복되지 못했습니다. 불안한 리드의 롯데였지만 두산의 부족한 득점력으로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롯데 타선 역시 찬스에서이 결정력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난 시즌의 클린업 트리오 이대호, 홍성흔, 조성환 선수가 나란히 멀티 히트를 기록하면서 팀 타선과 팀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오늘 경기 이전 SK 전에서 나홀로 역투를 하면서 패전을 기록한 고원준 선수였지만 금요일 경기 만큼은 야수들의 지원속에 시즌 5승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7회초 롯데가 얻은 행운의 추가점은 롯데의 승리를 사실상 확정짓는 점수였습니다. 2사 2루에서 나온 손아섭 선수의 빚맛는 플라이는 두산 유격수 오재원 선수의 글러브에 포구가 되었지만 그 공이 빠지면서 정상적인 포구로 인정되지 못했습니다. 3 : 1, 롯데로서는 고대하던 추가 점을 얻는 순간이었고 두산은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아웃 판정이 가능한 타구 였습니다.

이러한 행운속에 롯데는 강영식 선수에 이어 새로운 외국인 투수 부첵 선수를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구위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만큼, 더 확실하게 경기를 마무리 하려는 벤치의 승부수였습니다. 부첵 선수 역시 8회말 수비를 쉽게 하면서 기대에 부응하는 듯 보였습니다. 선발이 예정된 선수를 마무리로 돌리는 것이 좋은 용병술은 아니었지만 1승이 급한 롯데였고 부첵 선수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부첵 선수는 묵직한 직구와 함께 생소한 구질로 두산 타선을 가볍게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지난 경기때와 달리 제구가 더 불안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는 9회말 수비에서 큰 사건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첫 타자를 제구 불안속에 볼넷으로 내보낸 부첵 선수는 고영민 선수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롯데 벤치를 일순간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고원준의 역투도 원점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줄곳 리드를 지켰던 롯데는 3 : 3, 원점에서 경기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선발투수를 그것도 팀 적응이 완전히 안된 외국인 투수를 불펜투수로 기용한 감독 결정에 대한 비난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롯데 마무리 김사율 선수는 이어진 위기를 잘 넘기면서 분위기를 추스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김사율 선수는 안정감 있는 투구로 역전패의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김현수 선수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로 병살로 연결된 것은 막판 동점허용으로 떨어진 팀 분위기를 다시 살리게 하는 행운의 장면이었습니다. 





10회초 롯데는 강민호의 볼넷과 홍성흔의 안타로 만든 찬스를 1사 2,3루의 득점기회로 만들었습니다. 한 점을 내는 야구가 필요했습니다. 후속타자 황재균 선수의 삼진은 기회 상실을 의미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롯데는 숨겨둔 종결자, 손용석 선수가 있었습니다. 오랜 휴식 후 대타로 타석에 선 손용석 선수는 불리한 볼 카운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 냈습니다. 

3 : 3 동점이후 다소 침울했던 팀 분위기를 살려내는 승리로 가는 문을 다시 열어제친 귀중한 타점이었습니다. 이러한 팀 분위기에 편승한 김사율 선수는 자신감 있는 투구로 10회말을 가볍게 막아냈고 롯데는 긴 접전을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로서는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그르칠 뻔 했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필승 카드로 생각되었던 선발 투수의 불펜 기용은 또 한번 팀에게 큰 재앙이 될 수 있었습니다. 자칫 팀의 패배와 함께 부체 선수의 자신감마저 상실시킬 수 있었습니다. 만약 패배로 이어졌다면 양승호 감독의 선수기용에 대한 비난이 크게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연장에서 문규현을 선수를 뻬고 손용석 선수를 대타 기용한 작전이 성공하면서 팀도 이기고 여러가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팀이 이전보다 단단해지고 선수들의 승리의지가 강해져 있음을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7회 2사까지 팀의 승리 분위기를 지켜낸 고원준 선수는 리그 최고 수준의 투구를 하는 상대 선발투수에 주눅들지 않고 작은 고추의 매서움을 보여주었고, 손용석 선수는 단 한번의 타석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해결사 능력을 보였습니다. 이 젊은 두 선수의 활약으로 롯데는 어려운 경기를 잡아냈고 남은 2경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화요일 경기 승리로 다시 상승 분위기를 탈 기회를 잡은 롯데입니다. 경기 초반 김주찬 선수가 몸 맞는 공에 의한 부상으로 교체된 것과 믿었던 부첵 선수의 구원실패 등의 악재를 이겨내면서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긴 느낌입니다. 이러한 승리 기운이 두 외국인 투수, 롯데 사도스키 대 두산 페르난도의 대결에서도 이어질지 분명 기세는 롯데 쪽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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