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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장타력이 있는 거포형 타자는 매력적인 존재다. 경기 중 나오는 홈런은 경기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하고 팀 사기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거포가 포진된 타선을 상대하는 상대 팀 투수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 토종 거포 부재 현상이 심화되는 프로야구 상황에서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의 가치는 클 수밖에 없다.

 

2013시즌 KIA에서 SK로 트레이드되었던 김상현은 이제 왕년의 거포라는 말을 들어야 할 정도로 영광의 시간이 짧았다. 반대로 부상과 부진으로 점철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던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왔던 영광이었기에 이후 이어진 긴 부진이 너무나 아쉬웠던 김상현이었다. 그만큼 그의 최전성기였던 2009시즌은 화려한 그 자체였다.

 

2000년 프로입단 이후 만년 유망주를 벗어나지 못했던 김상현은 2009시즌 도중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에서 야구 인생을 화려하게 꽃피울 수 있었던 잠재되어 있던 거포 본능이 충분한 기회와 팀의 믿음 속에 살아났다. 그 해 김상현의 신들린 방망이는 KIA의 통산 10번째 우승을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부활의 마지막 기회 잡아야 하는 김상현) 

 

 

김상현 역시 홈런왕과 타점왕의 동시에 차지하며 정규리그 MVP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거의 10년을 기다려 이뤄낸 성과였고 트레이드 성공사례의 표본이기도 했다. 이렇게 거포로서 입지를 다진 김상현의 야구 인생이 순탄하게 이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후 김상현은 계속 이어지는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계속된 부상과 재활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2010시즌 0.215 타율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김상현은 21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나름 거포의 이미지를 유지했다. 부상만 회복된다면 충분히 2009시즌의 모습을 재현할 것으로 보였다. 김상현 역시 강한 의욕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 문제는 부상의 그림자가 지워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김상현은 매 시즌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제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유난히도 주전들의 부상으로 고민해야 했던 KIA의 부상잘 리스트에 김상현은 항상 이름을 올렸다. 부상 위험과 수비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외야수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 사이 그의 타격 각종 지표는 내림세를 지속했다. 김상현의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2013시즌 KIA는 불펜진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 카드로 김상현을 선택했다. 김상현은 송은범과 유니폼을 바꿔입어야 했다. 부상에서 회복되어 재기의 의지를 다지던 김상현은 좋은 기억이 가득했던 KIA를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2000년 해태 선수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가 LG로 트레이드되었던 김상현은 KIA에서 선수생활의 제2막을 열었지만,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는 없었다.

 

SK는 김상현을 영입하면서 약화된 타선의 강화해 줄 카드로 기대했다. 하지만 SK의 기대는 현실이 되지 못했다. 트레이드 후 잠깐 반짝하던 김상현은 이후 타격 부진 속에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SK는 김상현에 강한 신뢰를 보냈지만, 계속되는 부진은 그의 2군행으로 이어졌다. 그와 유니폼을 바꿔입은 송은범 역시 KIA에서 부진하면서 김상현, 송은범 트레이드는 실패한 트레이드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김상현은 2013시즌은 또 다른 아쉬움 속에 마감되고 말았다. 거포의 부활은 기대일 뿐이었다. 다만, 거의 전 경기를 출전하면서 풀 타임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건강을 회복했다는 점이 작은 위안이었다. 이는 김상현이 올 시즌 다시 의욕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강력한 동기부여 요소도 있다. 김상현은 올 시즌을 잘 치른다면 FA 계약의 기회가 있다.

 

장타력 있는 타자로 분명 매력적인 선수지만, 최근 계속된 부진은 김상현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렸다. 올 시즌도 부활에 실패한다면 FA 기회는 큰 의미가 없다. 반대로 김상현이 건강한 몸으로 과거 기량을 회복한다면 김상현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김상현은 팀 내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김상현

-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강렬했던 2009시즌

- 계속된 부상 속 끝이 보이지 않았던 부진

→ FA 계약의 동기부여 그를 다시 깨울까?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의 영입은 김상현에 큰 위협이다. 김상현의 포지션이 애매해졌다. 최근 그의 주 포지션이 외야수임을 고려하면 외야 요원이 루크 스캇은 존재는 큰 부담이다. 지난해 외야수는 물론 과거 수비위치였던 3루까지 소화했던 김상현이었지만, 내야수는 수비에 무리가 있다. 루크 스캇이 지명타자로 돌아선다 해도 김강민, 조동화, 박재상 등 기존 외야수들과 힘겨운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외야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비교 우위에 있는 장타력을 겸비한 타격이 살아나야 하는 것을 물론, 이전 보다 안정된 수비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아직 부상에 대한 위험이 여전한 김상현으로서는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SK가 주력 투수였던 송은범을 내주면서까지 그를 영입했다는 점은 김상현에 기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상현이 가능성을 보인다면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상현은 짧은 전성기를 보냈지만, 그에 대한 기대감을 버릴 수 없을 정도 강렬한 시간이었다. 아직 힘도 충분하고 그동안 부상으로 제대로 하지 못했던 전지훈련도 충실히 하고 있다. 부상을 떨쳐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2014년이다. 과연 김상현이 길었던 부상의 그늘을 걷어내고 거포로서 존재감을 되찾을지 김상현의 부활은 SK 공격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사진: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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