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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는 강팀으로 오랜 기간 자리했지만, 최근 수년간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을 이루지 못했다. 강훈련으로 다져진 정예 선수들도 버텨왔지만, 계속되는 선수 유출은 단단하던 전력에 조금씩 균열을 가져왔다. 2013시즌 SK는 누적되어 오던 전력 약화가 표면적으로 드러났다. 주전들을 뒷받침할 백업 선수층이 약한 탓에 주전들의 컨디션에 팀 성적이 요동쳤다.

 

2013시즌 SK는 엷어진 선수층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순위 싸움에서 버텨낼 힘이 없었다. 결국, SK는 가을에 모처럼 휴식아닌 휴식을 할 수 있었다. 그들에겐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2013시즌은 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SK는 올 시즌 부활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괄목할만한 전력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외야와 마운드는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어느 정도 전력을 구축했지만, 내야진은 큰 불안요소다.

 

FA 계약을 통해 한화로 떠난 정근우의 공백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 SK다. 물론, 리그 최고 3루수인 최정과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1루수 박정권은 건재하지만, 유격수 2루수 조합은 타 팀과 비교해 강하다 할 수 없다. 신인급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하고 있지만, 경험 부족의 문제가 있고 기량의 검증이 필요하다.

 

 

(박진만, 나이를 잊은 도전은 계속된다.)

 

 

최소한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만이라고 역할을 해주거나 함께 내야를 책임질 선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박진만, 나주환 두 베테랑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두 선수는 올 시즌 전지훈련 멤버로 젊은 선수들과 함께 엔트리 진입 경쟁을 하고 있다. 젊은 선수의 중용가능도 있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안정감을 무시할 수 없다. 기량이 검증된 두 선수가 부상만 없다면 시즌 초반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박진만은 96년 프로에 입단한 이후 리그 최고 유격수로 자리 잡았던 선수였다. 과거 현대의 무적시대를 이끌었던 주역이기도 했고 삼성으로 이적한 이후에는 삼성의 우승에도 크게 기여했다. 국가대표 유격수로 국제경기에서도 변함없는 기량을 보여주었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린 박진만은 2011시즌 은퇴 권유를 뿌리치고 고향팀 SK로 이적했다.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박진만이 SK로 이적할 때만 해도 그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나이에 따라 떨어지는 순발력, 체력 저하 속에 좁아진 수비범위와 타격 능력 저하는 주전 가능성마저 낮게 했다. 하지만 박진만의 SK의 강훈련을 소화하면서 다시 기량을 회복했다. 2011시즌 100경기에 출전하면서 0.280의 타율을 기록한 박진만은 주전 유격수로 다시 자리했다. 2012시즌 부상이 겹치면서 다시 주춤했지만, 2013시즌 박진만은 100경기를 소화하면서 아직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박진만은 올 시즌 SK의 주장으로 선출되면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가 되었다. 더 무거운 책임이 그에게 주어진 셈이다. 수년 전만 해도 은퇴의 갈림길에 있었던 박진만으로서는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30대 후반의 나이와 이에 따른 부상위험이 여전하지만, 당장 개막전에서 믿고 내보낼 수 있는 SK의 유격수는 박진만이 우선 고려될 수밖에 없다.

 

이런 박진만과 달리 또 한 명의 베테랑 나주환은 한때 SK의 주전 유격수에서 큰 추락을 경험한 경우다. 나주환은 2003시즌 두산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지만, 그의 이름을 확실히 알린 건 SK로 트레이드되어온 이후였다. 나주환은 2007시즌부터 SK의 주전 유격수로 수차례 우승에 기여했고 해마다 기량이 발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두 자리 수 홈런이 가능한 장타력과 득점 기회에서 높은 결정력은 하위 타순의 힘을 강화시키는 중요한 카드로 활용되기에 충분했다. 

 

 

(나주환, 2년의 공백 뒤 찾아온 부진 탈출할까?)

 

 

하지만 전성기를 구가해야 할 시기에 나주환은 입대를 해야했고 2년의 공백을 넘어 2013시즌 팀에 복귀했다. 나주환의 복귀는 약해진 SK의 내야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런 예상은 쉽게 빗나갔다. 나주환은 2년여의 경기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1군 무대는 그에게 낯설었고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 나주환은 2군에서 기량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도 부진하면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의 복귀 시즌은 그렇게 허무하게 흘러가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맞이한 2014시즌에서 나주환은 부활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적응기가 길어졌다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경쟁에서 밀린다면 힘겨운 시즌을 보낼 수밖에 없다. 반대로 기량을 회복한다면 SK 내야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박진만과 유격수를 나눠 맞을수도 있고 주전 경쟁이 치열한 2루수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최소 백업 요원으로 역할이 기대된다.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나주환의 부활 가능성은 긍정적인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이렇게 SK는 올 시즌 내야진 구성에 있어 두 베테랑의 기량이 큰 변수다. 이들이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신.구가 조화를 이룬 내야진 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SK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 정규시즌을 보내야 한다. 시즌 내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박진만, 나주환 두 베테랑의 힘이 필요한 SK다.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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