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프로야구] 류제국, LG 선발진 새 에이스 될까?

2013시즌을 가장 뜨겁게 보낸 팀은 LG였다. LG는 10년을 넘긴 숙원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그에 더해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투. 타의 불균형과 극심한 경기력 기복으로 시즌 후반이 되면 스스로 무너지던 모습을 떨쳐낸 LG는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했다. 위기의 순간 팀의 더 똘똘 뭉치는 끈끈한 조직력도 보여주었다.

 

비록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 3패로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LG가 지난해 보여준 야구는 과거 LG의 전성기 시절 보여주었던 신바람 야구 그 자체였다. 이런 LG 선전의 밑바탕은 강력한 마운드에 있었다. 해마다 마운드 불안으로 고심하던 LG였지만, 지난 시즌을 달랐다. 팀 방어율은 전체 1위를 기록했고 선발과 불펜진 모두 안정적이었다. 외국인 투수 주키치의 부진 속에 얻은 성과이기에 그 가치가 더했다.

 

마운드의 안정감은 올 시즌 LG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장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새롭게 에이스로 떠오른 리즈의 부상과 시즌 초반 출전 불가소식은 LG에 큰 악재였다. 수준급 외국인 투수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었기에 충격은 더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리오단이 첫 시즌에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력이 검증된 리즈의 전력 이탈은 아픈 부분이었다.

 

LG는 새로운 외국이 투수 찾기와 더불어 기존 선수 간 경쟁을 통한 마운드 강화를 함께 노리고 있다. 양적으로 자원은 풍부하다. 지난해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불펜은 베테랑 봉중근, 이동현 지난해 부진 탈출을 노리는 정현욱, 좌완 스페셜리스트 류택현, 이상열이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유원상, 정찬헌, 임정우 등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투수와  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신승현, 김선규 등 언더핸드 투수까지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류제국, 깜짝 활약넘어 에이스로?) 

 

 

선발진도 지난해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던 류제국, 우규민에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발견했던 신정락이 건재하고 군에서 제대한 윤지웅과 지난해 후반기 선발진에서 활약했던 신재웅이 좌완 선발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두산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김선우는 부족한 경험을 더 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리오단까지 경우의 수는 충분하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하지만 확실한 에이스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9구단 체제에서 에이스의 비중이 큰 시즌임을 고려하면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1선발의 존재는 소중하다.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리즈가 자꾸만 생각날 수밖에 없다. 선발투수중 누군가 그 역할을 해야한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리오단은 리즈와 달리 압도적 구위를 자랑하는 투수가 아니다. 리그 적응의 문제도 있다. 1선발은 부담스럽다.

 

지난해 10승 투수의 반열에 오른 우규민과 새롭게 선발진에 합류한 신정락은 잠수함 투수의 한계가 있다. 좌타자가 다수 포진한 팀에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 젊은 패기를 자랑하는 좌완 듀오 신재웅, 윤지웅은 경기 경험 면에서 1선발을 맞기에 부담이 있다. 베테랑 김선우 역시 현재 구위로 1선발에 무리가 있다. 결국, 마지막 남은 후보 류제국에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다.

 

류제국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 이후 이어진 긴 방황의 시간을 끝내고 화려하게 재기했다. 긴 경기 공백에도 류제국은 빠르게 투구 감각을 찾았고 시즌 후반기 리즈와 더불어 원투펀치를 형성했다. 타선도 류제국인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유난히 활발했다. 류제국은 시즌 중간 합류했지만, 패배를 모르는 선발 투수로 자리했다.

 

7월에 2패를 당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8월 이후 류제국 등판 경기에서 패전은 없었다. 류제국은 지난해 12승 2패 방어율 3.87의 성적을 기록했다. 오랜 기간 선수로 뛰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직구의 구위는 전성기보다 떨어졌지만, 우리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든 변화구가 통했고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별로 기복있는 투구가 방어율를 높이긴 했지만, 메이저리그 도전과정에서 경험한 선진 야구는 그의 재기에 큰 힘이 된 것은 분명했다.

 

류제국

- 길었던 방황, 화려한 복귀

- 에이스 부재의 대안될까? 

 

올 시즌 류제국은 지난해 활약을 이어 LG 선발투수 한 자리를 예약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가 예상치 못한 깜짝 활약이었다면 올해는 더 안정된 투구내용이 필요하다. 리즈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류제국은 에이스로서 위치가 격상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후반기 포스트 시즌에서 보여준 투구 내용만 유지한다면 그 역할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상경력이 있는 투구라는 점은 투구 수나 이닝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지난해 류제국인 이닝 소화능력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긴 공백을 고려한 팀의 배려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에이스라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체력 보강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미지의 투구였던 류제국인 이제는 충분히 분석되었다는 점도 변수다. 보다 정교한 제구와 더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런 과제가 있지만, 류제국은 지난해 긴 시련을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했다는 기억이 있다. 어려운 시간을 견뎌낸 의지라면 어떤 역할을 맡겨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당장 에이스 부재에 있는 LG 선발진에서 류제국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안이다. 류제국이 부담을 떨쳐내고 1선발로 자리한다면 자신의 야구를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이는 LG의 2014시즌을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