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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출전권이 걸려 있었던 AFC U-23 챔피언십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우승했다. 대표팀은 한국 시각으로 1월 26일 밤 9시 30분 시작된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사우디에 1 : 0으로 승리하며 대회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와 함께 3위 이내의 성적으로 거둬야 차지하는 도교 올림픽 출전권에 함께 확보했다. 

대표팀은 예선 리그부터 결승전까지 6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완벽한 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대표팀은 예선 리그부터 우즈벡, 이란과 같은 조에 포함되어 있다. 우즈벡 전 대회 우승 팀이었고 이란은 전통적으로 대표팀이 상대하기 껄끄러운 상대였다. 최 약체로 평가되는 중국도 최근 축구에 대한 무한 투자로 실력을 키운 상황이었다. 매 경기 방심할 수 없는 경기의 연속이었다. 여기에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관심도 대표팀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예선 1차전 중국전에서 경기 추가 추가시간 결승골로 1 : 0으로 승리하자 대표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팀에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스타 선수 부재와 김학범 감독 체제로 대회 준비가 부족했던 문제도 다시 한번 대두됐다. 남은 상대인 우즈벡, 이란전에서 고전한다면 예선 통과도 장담할 수 없었다. 

 



대표님은 과감한 로테이션을 유지하며 위기를 넘겼다. 우즈벡과 이란전에서 대표님은 출전 선수를 대폭 변경했지만, 경기력을 유지하며 강팀들을 차례로 꺾었다. 이를 통해 대표팀은 대회가 열리는 태국의 무더위 속에서도 체력을 유지하고 토너먼트에서 대비했다. 흔히 토너먼트는 체력보다 기세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탓에 계속되는 로테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김학범 감독은 그의 원칙을 계속 이어갔다. 

8강전에서 대표팀은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선제골 이후 후반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통상적으로 동점골을 허용한 팀이 사기가 떨어지는 보통이고 연장전으로 접어든다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었다. 여기서 대표팀은 경기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프리킥 결승골로 큰 고비를 넘겼다. 경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8강전 극적인 승리로 탄력을 받은 대표팀은 4강전에서 난전 호주에 2 : 0으로 완승하며 올림픽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호주와의 4강전은 이전 경기와 비교해 가장 안정적인 경기였다. 이렇게 1차 목표를 달성한 대표팀은 또 하나의 목표인 우승에 도전했다. 

대표팀은 일본과 중국은 물론이고 전 대회에서 박항서 매직을 돌풍을 일으킨 베트남마저 예선리그에서 탈락한 가운데 동아시아 팀으로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아 결승전까지 진출한 만큼 우승의 가치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승전 상대 사우디는 만만치 않았다. 

사우디는 이전까지 공격에 비해 수비에 약점이 있고 근성이 떨어지는 팀 컬러를 성인 대표팀은 물론이고 청소년 레벨에서도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 사우디는 이전과 다른 팀이었다.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 컬러를 유지하며 4강전에서 전 대회 우승 팀 우즈벡을 꺾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결승전에서도 사우디는 대표팀의 주 공격 루트인 좌우 측면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대표팀을 답답하게 했다. 대표팀은 사우디의 단단한 수비에 결승전이라는 경기 부담 탓인지 유기적인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비에서 실수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호주와의 4강전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다. 세부적으로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않았고 측면에서의 크로스도 정확하지 않았다.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면서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사우디는 단단한 수비에 다소 거친 플레이로 대표팀과 심리전까지 펼치며 대등한 경기를 했다. 그들의 골결정력 부족이 없었다면 선제골을 대표팀이 내줄 수도 있었다. 

대표팀은 답답한 흐름을 빠른 선수 교체로 이겨내려 했다. 전반전에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선수를 빠르게 교체하며 분위기를 변화시켰다. 대표팀은 후반전 빠른 시간대에 미드필더진에 변화를 주며 변화를 주었다. 이는 효과가 있었다. 공격의 전개가 빨라졌고 기회도 많이 생겼다. 골결정력 부족과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경기 주도권은 대표팀에 있었다. 하지만 원하는 결승골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결국, 대표팀은 연장 후반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 정태욱의 침투와 헤딩으로 0의 균형을 깨뜨렸다.  체력인 대부분 소진되는 시점에 승부차기까지 고려할 수 있는 시점에 나온 천금의 골이었다. 이후 사우디는 경기 내내 유지하던 수비 위주의 플레이에서 벗어나 공세적으로 나섰지만, 대표팀은 침착하게 그들의 공격을 막아냈고 최후의 승자가 됐다. 사우디는 끈질기고 강한 승리 의지를 보였지만, 대표팀은 위기에서 더 강했다. 

대표님은 엔트리에 포함된 23명의 선수 중 골키퍼를 제외한 20명의 필드 플레이어를 고루 기용하며 팀워크와 성적을 모두 잡았다. 올림픽 진출이라는 중요한 목표가 있는 대회에서 큰 폭의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었지만, 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은 이를 유지하며 선수들의 결속을 이끌었고 온 팀으로 대회를 이어갈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기회의 문은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가능했다. 선의의 경쟁은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더 성장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선수들의 주축을 이룬 K 리그 선수들은 대회를 통해 큰 경험을 했고 리그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바꿔 말하면 K 리그에서 누적된 경기력이 최소한 아시아 권에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대회이기도 했다. 이 대회를 통해 그동안 국가대표팀의 경기력 부진에 따른 실망감으로 부정 감정이 커진 대표팀에 대한 시선을 조금은 따뜻하게 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전 대회에서 4위에 그치며 준우승을 차지한 베트남의 박항서 매직을 더 대서특필하며 찬사를 보냈던 아픈 기억을 지워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AFC U-23 챔피언십 대회 우승은 우리 축구에 긍정 에너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올림픽 대표팀 체제로 변화할 23세 이후 대표팀은 올림픽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올림픽에서는 경기 엔트리가 18명으로 제한되는 탓에 지금 대표팀 멤버 중 상당수가 제외될 수밖에 없다. 23세 이상의 와일드카드 3장을 사용할 수 있고 이강인 등 해외파 선수들의 가세하면 엔트리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이번 대회에서 전 선수를 고루 기용한 건 본선까지 고려한 큰 그림이었을지도 모른다. 선수들의 기량 점검과 올림픽 본선 진출, 우승까지 이른 이번 대회는 대표팀에 매우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사진 : 대회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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