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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FA 시장이 열린 이후 공공연하게 떠돌던 소문인 FA 외야수 나성범의 KIA 행이 성사됐다. KIA는 나성범과 6년간 최대 150억원의 계약을 발표했다. 이로써 나성범은 NC 다이노스의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한 이후 함께 했던 NC를 떠나 그의 고향팀으로 금의환향하게 됐다. 

FA 시장이 열린 직후 나성범의 타 팀 이적은 그 가능성이 극히 낮은 일로 보였다. 나성범은 NC의 간판선수로 팀의 성장 스토리의 중심에 있는 선수였다. NC는 제9구단으로 창단해 빠르게 팀을 강팀으로 만들었고 2020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NC는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KBO 리그에서 IT 기업으로서 다소 이색적인 구단이었고 투자 여력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NC는 대기업 구단 못지않은 과감한 투자와 앞선 구단 운영,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리그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

나성범은 NC가 창단 이후 팀 중심 선수로 육성했다. NC는 그의 스타성을 눈여겨 보고 투수로 입단한 그를 타자로 전향시켰다. 그렇게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 유망주 나성범은 좌타 외야수로 거듭났다. 그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풀타임 시즌 2년 차인 2014 시즌 나성범은 3할이 넘는 타율에 30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상위권의 거포 외야수로 자리했다. 2014 시즌을 기점으로 나성범은 매 시즌 30개에 가까운 홈런과 100타점 언저리를 기록할 수 있는 타자로서 꾸준함을 보였다. 파워를 높이기 위한 벌크업에도 성공하며 거포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히 나졌다. 여기에 강한 어깨를 기본으로 하는 수준급 수비 능력에 20개 안팎의 도루가 가능한 기동력까지 나성범은 다재다능함도 갖춘 선수였다. 

실력을 겸비한 나성범은 NC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창단 이후 여러 선수들이 들고나가는 와중에서 나성범의 자리를 확고했다. NC가 전력 강화를 위해 대형 FA 선수를 다수 영입했지만, 중심 타자 나성범의 자리는 변함이 없었다. 그만큼의 성적도 지속 유지했다. 이를 바탕으로 나성범은 KBO 리그를 떠나 메이저리그 도전을 꿈꾸기 시작했다. 누적된 성적은 충분히 그런 꿈을 가질만했다. 

 



이런 그에게 큰 시련이 찾아왔다. 2019 시즌 나성범의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던 시즌 초반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불운을 맞이했다. 부상의 부위가 운동능력과 직결되는 무릎 십자 인대라는 점은 큰 우려를 가지게 했다. 재활 기간도 길었고 회복 후 기량 회복도 장담할 수 없었다. 이런 우려를 이겨내고 나성범은 2020 시즌 돌아왔고 34홈런 112타점으로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2021 시즌에도 33홈런 101타점으로 그 기량을 유지했다. 올 시즌에는 부상 재발 우려로 조심스러웠던 외야 수비에도 적극 나서며 건강과 관련한 이슈도 불식시켰다.

그의 부상 복귀와 맞물려 NC는 2020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며 강팀의 반열에 확실히 올라섰다. 나성범을 중심으로 양의지, 알테어의 중심 타선은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동반 달성하며 상대 팀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NC의 중심 타선은 NC가 강팀으로 자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였다. NC로서는 FA가 되는 나성범의 잔류가 절실했다. FA 최대어로 손꼽힌 그였지만, NC는 그동안 엄청난 자금력을 과시하며 내부 FA를 떠나보지 않았고 과감한 영입을 하며 시장을 흔들었다. 이런 NC의 자금력과 상징성이 큰 나성범의 존재감을 그에 대한 외부 팀들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장벽과 같았다. 나성범 역시 NC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이며 그의 NC 잔류는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돈이라는 진리가 나성범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KIA가 급하게  움직였다. KIA는 새로운 단장과 감독 체제가 들어선 직후 나성범과 접촉했다. KIA는 나성범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6년간 150억원 설이 강하게 퍼져나갔다. 이에 대해 원 소속팀 NC과 나성범 모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KIA 역시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KIA는 또 다른 FA 선수 양현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일종의 페이크였다. KIA는 적극적인 영입 의지를 보였고 최고 대우를 제시했다. 자금력에서는 어느 구단에도 밀리지 않는 NC였지만, KIA와의 머니 게임을 이겨내기 어려웠다. NC는 팀 내 최고 FA 계약 선수인 양의지의 4년간 125억원 이상을 제시하기는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나성범이 팀 핵심 선수이고 상징성이 크긴 하지만,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 이상의 가치로 나성범을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KIA는 달랐다. KIA는 최근 수년간 약체 타선으로 고민이 깊었다. 2017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의 성과를 냈지만, 이후 시즌에서는 타선의 힘이 떨어지며 고전했다. 올 시즌에는 타선 부진이 골이 더 깊어졌다. 팀 간판타자인 최형우는 세월의 무게를 확실히 느끼는 모습이었고 중심 타선을 구성하던 나지완은 1할대 빈타에 허덕였다. 외국인 타자 터커 역시 부진을 거듭하다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는 재계약에 실패하며 KIA와의 인연을 더는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팀 테이블 세터진의 한 축을 담당하던 최원준마저 군에 입대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한층 더 떨어졌다.

KIA는 올 시즌 후 단장과 감독을 교체하며 팀 개편에 주력했다. 장정석 단장, 김종국 감독 체제로 KIA는 그동안의 뿌리 깊은 파벌을 타파하고 운영 시스템 전반에 변화를 주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와 함께 성적에 대한 의지를 함께 보였다. KIA가 이번 FA 시장에 적극 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이유였다. 다만, KIA가 가장 강력하게 원하는 대상이 나성범일지는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 양현종의 FA 계약에도 100억원의 금액이 예상되는 가운데 나성범에게 15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는 건 부담이 큰 일이었다.

하지만 KIA는 모기업의 강력한 후원 속에 FA 최대어 나성범에 과감히 베팅했다. 이런 KIA의 의지와 물량공세는 나성범을 움직였다. KIA는 나성범을 통해 확실한 구심점을 얻었다. 나성범은 30홈런 100타점의 생산력을 갖춘 타자다. 수년간 KIA 타선에서 볼 수 없었던 파괴력을 갖춘 중심 타자의 등장이다.

나성범의 존재는 에이징 커브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최형우가 상대 팀의 견제를 덜고 보다 공격력을 되살릴 계기가 될 수 있다. 확실한 외국인 타자만 영입한다면 중심 타선만큼은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진통을 겪고 있지만, 양현종까지 FA 계약을 한다면 확실한 중심 타자와 에이스 투수를 확보하면서 팀 재건을 위한 기반을 확실히 할 수 있다. 또한, 나성범은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연고지 선수로 팀의 새로운 얼굴로서도 손색이 없다. 

 



분명 KIA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영입이지만, 금액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나성범이 훌륭한 타자인 건 맞지만, 1989년 생인 나성범은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다. 최근 에이징 커브의 우려가 상존하다. 6년의 장기 계약이 자칫 악성 계약이 될 수 있다.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한 나성범이지만, 최근 나성범은 삼진 비율이 급속히 증가했다. 2020 시즌에는 148개 2021 시즌에는 155개를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생산에 있어 치르는 대가가  매우 컸다. 자칫 공갈포 우려의 남는다. 여기에 무릎 부상 이후 수비와 주루 능력이 떨어졌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KIA가 전력을 보강했다고 하지만, 우승을 도전할 전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싼 대가를 치른 영입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생긴다. 나성범이 활약한 NC는 팀 타선이 리그 최고 수준이었고 그의 옆에는 양의지, 알테어 등 강타자들이 즐비했다. KIA에서 나성범은 여타 선수들의 우산이 되면서 기존의 생산력도 유지해야 한다. 최고 대우를 해준만큼 그에 상당하는 역할이 부여된 나성범이다. 이른 부담이 성적 하락과 연결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하는 KIA다. KIA로서는 나성범 외에 추가적인 타선 보강이 필요하지만, 그 정도의 여력은 없어 보인다. 즉, 나성범이 투자 대비 생산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난감한 상항에 빠질 수도 있다. 

KIA로서는 오버페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음에도 나성범을 과감히 영입했다. 150억원이라는 금액 외에 최대 20억원이 넘는 보상금액을 지불해야 하고 보상 선수 한 명을 내줄 수도 있다. KIA의 유망주 중 한 명을 잃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KIA는 절실했다. KIA는 1, 2년 내 현재의 침체한 팀 상황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양현종은 기존 전력이 다시 복귀한 의미가 크다. 나성범은 KIA 반등의 키맨이라 할 수 있다. 

과연 나성범이 거품론을 일축하고 KIA의 기대대로 큰 활약을 하면서 성공한 투자가 귀결될 수 있을지 KIA에게 뼈아픈 FA 실패 사례를 남길지 전자의 경우라면 KIA의 순위 상승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는 순위 경쟁의 중요한 변수라 할 수 있다. KIA 나성범의 활약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 : KIA 타이거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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