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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의 6년간 100억원 NC행, 박해민의 4년간 60억원의 LG행 소식이 전해진 FA 시장이 다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유력해 보였던 나성범의 KIA행은 아직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KIA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양현종과의 협상을 끝내고 이를 발표한 후 나성범의 영입 소식을 전하는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이지만, 양현종의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일정에 다소 꼬인 모양새다.

시장 분위기는 나성범의 KIA행이 거의 확정적이다. 계약 규모도 과거 삼성에서 KIA로  팀을 옮긴 KIA 중심 타자 최형우의 4년간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최형우는 4년간 100억원에 이어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 KIA와 3년간 최대 47억원을 계약을 체결하며 40대 나이에도 선수 생활을 지속할 발판을 마련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유지하며 장기 계약을 이끌어냈다.

나성범은 이를 넘어 6년간 150억원설이 강하게 돌고 있다. 그에게는 막대한 보상금과 보상 선수 출혈도 있지만, KIA는 적극적이다. 언론의 보도를 부인하지 않은 것만 봐도 지금의 협상설이 결코 소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계약이 성사된다면 이는 최형우의 두 번의 FA 금액을 넘어서는 규모다. 34살의 나이로 2022 시즌을 시작하는 나성범 역시 40대 나이까지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KIA는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한 중심 타자 나성범을 약체 타선의 새로운 구심점을 삼을 수 있다. 올 시즌 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고 보인 최형우를 대신해 KIA의 간판선수로도 손색이 없다. 

이번 FA 시장 최대어인 나성범의 KIA 행은 시장 전체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계약 기간은 물론이고 금액도 역대급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와 인기 하락 등 큰 악재를 2시즌 동안 경험하고 있는 프로야구지만, 필요한 선수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마침 자금력에서는 어느 구단에도 밀리지 않는 NC와 내년 시즌 팀 성적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KIA 간 경쟁이 붙으면서 계약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LG가 또 한 번 시장 과열에 불을 지폈다. LG는 삼성의 중견수 박해민을 4년간 60억원의 금액으로 영입했다. 박해민은 분명 재능 있는 타격과 30개 이상의 도루가 가능한 주루 능력, 리그 최고 수준의 외야 수비 능력을 갖추고 있다.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해 내년 시즌 윈나우 기조를 유지하는 LG가 영입할 만한 선수였다. 하지만 LG는 김현수라는 대형 FA 선수가 있고 아직 그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김현수는 팀의 주장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고 LG에 부족한 장타력을 채워주는 타자고 팀 주장으로 구심점이 되는 선수다. 두산 출신이지만, LG의 간판선수라 할 수 있다. LG로서는 꼭 잔류시켜야 할 선수지만, 박해민의 영입으로 김현수가 LG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만약 김현수를 LG가 떠나보낸다면 장타력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는 팀 컬러를 바꾸는 일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타선의 침체로 고심했던 LG로서는 큰 모험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LG는 박해민 영입으로 김현수와의 FA 협상에서 선수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LG는 올 시즌 장타력이나 공격 생산력이 떨어진 김현수의 리스크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에도 상당 부분 옵션이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 김현수로서는 LG 잔류가 우선이었겠지만, 타 구간의 제안을 받아보려는 모습이다. 

박건우를 전격 영입한 NC 역시 거의 유일한 프랜차이즈 스타인 나성범의 이탈 가능성에 대비하고 막강한 자금력을 과시했다. 외야의 한 축이었던 외국인 타자 알테어의 메이저리그 도전 가능성도 커지는 가운에 또 다른 FA 선수 영입 가능성도 남아있다.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NC는 또 한 번의 대형 계약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이렇게 FA 시장은 KIA, NC, LG가 주도하는 모습이다. 최재훈과 5년간 54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강한 의욕을 보였던 한화는 정작 시장 분위기를 과열시키는 원인을 제공한 이후 돌연 외부 FA 영입 경쟁에서 물러섰다. 2년 연속 FA 시장에서 양치가 소년이 된 한화의 팬들은 프런트에 대한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화뿐만 아니라 FA 시장의 또 다른 변수였던 SSG 역시 과열된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기 보다 내실을 다지는 선택을 했다.

SSG는 이번에 바뀐 규정을 활용해 내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주력 선수에 대한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SSG는 팀 주력 투수 박종훈과 문승원에게 5년간 65억원, 55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주력 타자인 한유섬도 장기 계약을 제안했다. 분명 큰 투자지만, 100억원이라는 말이 쉽게 나오는 이번 FA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다. SSG는 외부 FA를 영입할 자금을 내부 선수 단속에 사용했다.

해마다 뜨거운 FA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오히려 사전에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편이 금전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선수들로서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할 여건을 마련했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장기 재활 중이다. 이런 장기 계약이 그들에게는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SSG는 여전히 외부 FA 시장을 바라보고 있지만, 100억원이 오가는 대형 계약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밖에 전력 보강이 필요한 팀들 역시 FA 시장의 과열에 당혹스러움을 보이고 있다.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계약 규모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당연히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들은 기존 계약을 기준으로 삼으려 하고 구단을 애초 책정했던 금액 이상을 투자하는 게 부담이다. 이에 내부 FA 선수들과의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선수들의 눈높이는 4년간 60억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구단들은 생각이 다르다.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들이 전성기를 넘어선 나이라는 점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 팀을 옮긴 박건우와 박해민은 모두 1990년생으로 아직 전성기의 나이다. 장기 계약을 하기에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있는 김재환, 김현수, 손아섭까지 대형 선수들은 1988년생으로 내년 시즌이면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다. 최근 크게 대두되는 에이징 커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100억원 설의 또 다른 주인공 김재환이 과연 그런 계약을 할만한지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미 첫 번째 FA 계약에서 거액을 챙긴 김현수, 손아섭의 미래 가치 평가도 애매하다. 

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였지만, 최근 급격히 기량이 저하된 1986년생 박병호는 보상 선수가 없는 C등급이지만, 20억원의 넘는 보상금액과 최근 2시즌 부진 등으로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현재로서는 앞서 제시한 선수들의 행선지가 정해져야 원 소속팀 등과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1987년 생이지만, 보상금액이 1억 5천만에 불과한 또 다른 C등급 선수 정훈이 시장의 주목을 더 받고 있는 실정이다.

유일한 내야 FA 선수라는 가치가 있지만, 올 시즌 성적 하락과 1987년 생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되어 원 소속팀 KT와의 협상에 난항을 겪는 황재균 역시 미래 가치 부분에서 의견 대립이 있어 보인다. KT는 황재균의 잔류가 필요하지만, 그들의 평가한 가치 이상의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이미 황재균이 4년간 88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체결한 후 두 번째 FA라는 점도 감점 요인이 되고 있다. 애초 황재균에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구단이었던 LG가 박해민 영입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경쟁 요인도 줄었다. LG는 김현수 잔류가 우선이다. 

최근 삼성과 계약을 체결한 투수 백정현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백정현은 올 시즌 14승 5패 방어율 2.63, 퀼리트 스타트 15회라는 빛나는 성적에도 FA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유일한 투수 FA였지만, 경쟁이 붙지 않았다. 1987년 생으로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와 누적된 성적의 돋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저평가 요인이었다. 결국, 백정현은 4년간 최대 3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대부분 구단들이 생각하는 FA 계약의 수준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삼성은 팀 주장이었던 박해민에 대해 머니게임을 하지 않고 LG로 떠나보냈고 내부 FA 강민호와도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NC에서 주전급 포수 김태군을 영입해 그의 이탈에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의 기준선 이상의 투자를 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여타 구단도 오버 페이에는 부정적이다. 

손아섭과 정훈, 두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FA 협상을 하고 있는 롯데도 정해진 금액 이상의 베팅을 할 움직임은 아니다. 손아섭은 이미 4년 전 4년간 98억원의 계약을 했었고 그때의 손아섭과 지금의 손아섭은 공격 생산력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중요한 평가 기준은 장타력과 출루율에서 내림세가 뚜렷하다. 슬럼프에 빠지면 그 기간이 길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손아섭은 박해민의 4년간 60억원 이상의 계약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겠지만, 롯데는 박해민보다 2살 더 많고 전성기를 지난 그에게 그 정도의 오퍼를 하기는 부담스럽다. 최근 3년간 손아섭 이상의 공격 생산력을 보인 또 다른 프랜차이즈 선수 전준우가 4년간 34억원에 계약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손아섭이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다면 롯데는 마지막 제안 후 협상을 종료하는 벼랑 끝 전술을 펼칠 수 있다. 최근 2년간 중심 타선에서 큰 활약을 했던 정훈은 보상 선수가 없고 연봉이 낮다는 점에서 이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더 까다로운 협상이 될 수 있다. 롯데가 파격적인 제안을 하지 않는다면 정훈 역시 내년 시즌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KT나 SSG, 두산 등이 그에게 관심을 보일 수 있는 팀이다. 

롯데로서는 내부 FA 선수의 이탈에 대비하는 트레이드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삼성 이학주 트레이드 폭이 커질 수 있고 영입 자금은 강민호의 유턴이라는 깜짝 FA 계약에 투자할 수도 있다. 이는 기존 포수 자원 중 일부는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열게 된다. 

또한, 박건우를 이미 떠나보낸 두산도 김재한 잔류에 온 힘을 다하겠지만, 언론의 예상대로 100억원 이상의 장기계약을 안겨 줄지는 미지수다. 김재환이 30홈런 100타점 이상이 가능한 타자라 하지만, 그 역시 정점에서 서서히 내려올 나이고 지난 시즌 허경민, 정수빈의 계약 조건을 크게 상회하기는 부담이 되는 두산이다. 계속되는 전력 유출에 대한 두산 팬들의 비난 여론이 강하지만, 패닉 바이에는 이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시장의 상황은 적극 투자 의지를 보인 구단과 연결되지 못한 선수들과 원 소속 구단과의 협상을 한층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자금에는 한계가 있고 팀 당 영입할 수 있는 외부 FA 선수는 2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현재 남아있는 선수들 모두가 과열된 시장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 만약,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는 구단들이 시장에서 철수한다면 협상이 한층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기대치는 기존 계약에 따라 맞추어져 있지만, 선택지가 줄어든 선수에게 구단들이 큰 금액을 제시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매 시즌 1~2명 정도였던 협상 장기화 선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프로야구 FA 시장은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고 있다. 예상치 못한 계약이 나오면서 시장을 더 뜨겁게 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시장에서 발을 빼는 구단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에이전트 제도가 정착되면서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내기 위한 움직임도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이다. 언론 플레이의 모습도 보인다. 구단과 선수 에이전트 사이 머릿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여전히 거품론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시장은 폭등장이다. 다만, 돈을 쓰겠다는 매수자는 한정되어 있다. 선수들의 기준선은 크게 올라갔지만, 모두가 폭등장의 상승 흐름을 탈 수 없다. 대형 매수자들의 선택이 끝나면 시장 분위기가 냉각될 수도 있다. 지금 시장은 그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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