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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트레이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팀 중 하나가 롯데 자이언츠였다. 롯데는 성민규 단장 부임 이후 다수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신인 지명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고 2차 드래프트를 활용하는 등 이전에 없었던 창의력을 발휘했다. 이제 프로야구에서 신인 지명권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한 건 보편적이 됐다. 

롯데의 이런 적극성과 별개로 그 성과에 있어서는 기대와 다소 거리가 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들 중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선수가 없고 유망주들 역시 성장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반대로 떠나보낸 선수들은 그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롯데 팬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롯데 트레이드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선수는 지시완이었다. 개명 전 지성준이라는 이름으로 트레이드된 지시완은 롯데가 고대하는 공격형 포수로서 가능성이 있었다. 그는 한화에서 백업 포수로 출전 경기 수를 늘리는 중이었고 장타력이 돋보이는 타자였다. 경험이 더 쌓이면 더 발전할 수 있는 포수로 보였다.

롯데는 강민호 이후 포수 자리에 약점이 있었고 포수 부분에서 확실한 전력 보강이 필요했다. 포수 트레이드가 여간해서 이루어지기 힘든 현실에서 롯데는 주전으로 자리할 포수보다는 포수 뎁스를 강화하는 방향을 모색했다. 지시완은 아직 20대의 젊은 나이라는 점도 장점이었고 롯데 포수진 구성상 주전에 가장 근접한 선수이기도 했다. 당연히 트레이드에 상당한 출혈이 불가피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장시환을 카드로 제시했다. 트레이드가 성사됐던 2020 시즌을 리빌딩을 강력히 추진하던 한화는 그 기간 버텨줄 수 있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 투. 타에서 필요했다. 장시환은 당장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수 있었다. 여기에 포수에는 공수를 겸비한 최재환이라는 리그 정상급 포수가 있었다.

 

 

지시완

 


롯데와 한화는 롯데가 장시환과 유망주 포수 김현우를 보내고 한화가 지시완과 1루수 유망주 김주현을 롯데로 보내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이 트레이드는 2차 드래프트와 연계되어 더 주목을 받았다. 롯데는 전년도 최하위 순위로 가장 앞선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당장 필요한 포수 자원을 외면하고 외야 유망주를 선택했다. 한화는 즉시 전력감을 다수 영입했다. 상호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짐작할 만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영입된 지시완이었지만, 그의 롯데에서의 시간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0 시즌 시범경기와 연습 경기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던 지시완은 개막적 포수가 유력해 보였지만, 개막전 엔트리 진입이 무산됐다. 당시 롯데 허문회 감독은 그의 수비력 보강이 필요함을 이유로 들었지만, 석연치 않았다. 지시완은 이후 2군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허문회 감독은 그를 애써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허문회 감독과 성민규 단장의 불편한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시완은 사생활 문제로 징계를 받았다. 한 시즌을 사실상 그대로 날리고 말았다. 

2021 시즌에서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시완은 허문회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2군에 주로 머물렀다. 선발 투수를 내주고 영입한 포수를 1군에서 기용하지 않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커졌다. 그 시점에 감독과 단장의 갈등이 언론 보도를 통해 표면화됐고 지시완의 1군 패싱이 실력 외 다른 요인이 있음이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결국, 허문회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이후 지시완은 본격적으로 1군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지시완은 수비력이 한층 향상되고 적은 경기 출전수에도 만만치 않은 타격 능력을 선보였다. 군에서 제대한 안중열과 함께 주전 포수 라인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22 시즌 더 큰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2022 시즌 지시완은 공격과 수비에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격에서는 나름 득점권에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저조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송구에 문제가 발생하는 입스 문제로 수비가 크게 흔들렸다. 지시완은 최근 송구 문제 개선을 위해 2군행을 통보받았다. 상당 기간 1군 경기 출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지시완과 달리 한화로 보낸 장시환은 선발 투수로 많은 패전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 시즌 마무리  투수 전환 이후 12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트레이드 후 3번째 시즌에서 그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외야의 세대교체를 위해 트레이드 영입한 추재현도 아직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다. 추재현은 전 소속팀 키움에서 2차 3라운드의 상위 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였고 장타력을 겸비한 외야수였다. 롯데는 추재현 영입을 위해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내야수 전병우와 좌완 투수 유망주 차재용을 키움에 내줬다. 롯데는 미래를 선택했고 키움은 즉시 전력감을 얻었다. 

현재 트레이드 득실은 키움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투구 차재용은 부진 끝에 방출되며 팀을 떠났지만 전병우는 내야 거의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1군 선수로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다.  타율을 높지 않지만, 득점권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고 타격에서 예상치 못한 한방을 보여주기도 한다. 백업 자원으로는 가치가 있다. 

추재현은 2021 시즌 프로 입단 후 가장 많은 타석수를 소화하며 타격 재능을 과시하기도 했고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대로 다음 시즌에는 손아섭이 떠난 우익수 자리를 채워줄 1순위 후보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추재현은 올 시즌 타격에서 확실한 비교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고 1군 엔트리 경쟁에서 밀렸다.

다수의 서수가 경쟁하는 롯데 외야 엔트리 경쟁에서 추재현은 후 순위로 밀렸다. 그 자리에는 황성빈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추재현은 부상까지 겹치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1, 2군을 오가고 있다. 아직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인 만큼 기회의 문은 열려있지만, 기량 발전이 더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제는 병역의무 이행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유난히 KT와 트레이가 많았던 롯데의 득실표도 아직은 마이너스다. KT에서 영입한 영건 투수 이강준과 최건은 모두 구위는 인정받고 있지만, 제구의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모두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지만, 1군 마운드에만 서면 제구가 흔들린다. 이들은 불펜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도 주로 2군에 머물고 있다. 

KT로 건너간 롯데 선수들은 1군 엔트리에 자리하며 그 입지가 굳건하다. 롯데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신본기는 백업 내야수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머물고 있지만, 언제든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자원이다. 

2020 시즌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긴 무명의 시간을 지나 존재감을 알렸던 오윤석은 2021 시즌 중 트레이드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었다. 그는 백업을 넘어 주전 2루수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KT의 주전 2루수 박경수가 30대 후반의 나이로 기량이 내림세로 접어든 상황에서 오윤석은 그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하위 타선에서 만만치 않은 타격으로 타격 흐름을 이어주고 있다. 

오윤석과 함께 2021 시즌 트레이드로 KT에 자리한 포수 김준태는 부상에서 벗어난 이후 올 시즌 공. 수에서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주전 포수 장성우가 있지만, 이제는 주전 경쟁을 할 정도가 됐다. 2020 시즌 롯데가 사실상 주전 포수로 활약했지만, 주전에서 밀리는 아픔이 있었던 김준태는 올 시즌 한층 기량을 발전시켰다. 오윤석과 김준태는 롯데가 유망주 투수 이강준 영입을 위해 그 반대 급부로 정들었던 팀을 떠났지만, 우승 멤버가 되기도 했고 제2의 야구 인생을 잘 열고 있다. 롯데 팬들에게는 씁쓸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 두 선수다. 

 

이학주

 


올 시즌을 앞두고 큰 주목을 받았던 트레이드의 주인공 이학주 역시 기대와 거리가 멀다. 이학주는 마차도가 떠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메워줘야 하는 선수였다. 한때 천재 유격수로 불리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입성 직전까지 이를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갖춘 그였지만, 부상으로 그 꿈이 좌절되고 어렵게 KBO로 돌아왔다. 그는 삼성에서 화려한 플레이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부상과 함께 성실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 점점 1군에서 밀렸고 사실상 전력 외 선수가 됐다. 

결국, 이학주는 떠밀리 듯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롯데는 유망주 투수 최하늘과 신인 지명권을 내줬다. 최하늘은 군필 유망주로 앞으로가 기대되고 신인 지명권은 선수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 롯데에게 상당한 출혈이었다. 롯데는 이학주가 새로운 환경에서 기량을 회복할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 롯데는 유망주 내야수들이 성장하는 기간 이학주가 주전으로 그 시간을 벌어주길 원했다. 이학주 역시 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2022 시즌 이학주는 공. 수에서 기대와 다소 거리가 있다. 나름 허슬 플레이를 하기도 하지만, 타격에서는 평균 이하의 성적이고 수비도 송구에서 문제를 보였다. 플레이가 안정될 시점에 잦은 부상으로 1, 2군을 오가고 있다. 아직 시즌이 남아있지만, 이학주 트레이드 효과는 마이너스에 가깝다.

이렇게 수년간 계속된 롯데의 트레이드는 성공적이지 않았다. 이는 성민규 단장에 대한 비판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영입 선수들이 활약을 하지 못하는 사실은 분명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트레이드의 성과는 당장의 성적으로 판단하긴 어렵다.

특히, 롯데가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들은 대부분 20대 젊은 선수들이다. 젊은 팀으로 변화를 꿰하고 있는 롯데의 정책에 부합하는 선수들이다. 여전히 그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그 잠재력을 이끌어낼 팀 시스템과 코칭이 더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기다림의 시간이 더 길어진다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언제쯤 롯데의 트레이드 득실이 플러스로 반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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