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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가 투. 타의 조화 속에 두산에 5 : 1로 승리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이인복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불펜진의 무실점 이어던지기, 외국인 타자 피터스와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정훈의 홈런포 등을 더해  완승했다. 우천으로 한 경기가 취소되면서 롯데는 두산과의 주중 3연전을 1승 1무의 우세 시리즈로 만들었고 순위를 8위에서 두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7위로 한 계단 끌어올렸다. 5위 KT와는 2.5경기 차로 추격의 여지도 남기며 6월을 마무리했다. 

선발 투수 이인복의 투구가 돋보였다. 이인복은 6이닝 동안 9개의 비교적 많은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을 최소화했다. 중요 고비마다 그의 주 무기 투심 패스트볼이 먹히며 땅볼을 유도하고 삼진을 잡아냈다. 이인복은 9개의 안타를 허용하면서 5개의 탈삼진을 잡아냈고 사사구는 하나도 없었다. 공격적인 투구로 순간순간 고비를 넘겼고 승리 투수가 됐다.

이인복은 6월에만 3번의 퀄리티스타트와 3승을 수확했고 팀 내 최다승 투수 반즈와 시즌 7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만큼 이인복의 6월의 인상적이었다. 롯데는 5월부터 시작된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투. 타에 걸쳐 부진을 거듭했다. 마운드 역시 원투 펀치를 구성하는 반즈와 박세웅이 시즌 초반의 압도적 투구를 하지 못했다. 불운이 겹치긴 했지만, 반즈와 박세웅은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고 각종 지표도 좋지 않았다. 

원투 펀치의 불운과 부진은 가뜩이나 어려운 팀을 더 힘들게 했다. 선발 마운드의 불안은 불펜진의 과부하로 이어졌고 불펜 역시 시즌 초반의 견고함이 사라졌다. 새롭게 필승 불펜 투수로 자리한 투수들은 프로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눈에 보였다. 대표적으로 마무리 최준용이 흔들렸다. 최준용은 알고서도 공략하기 힘든 속구를 바탕으로 든든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지만, 5월부터 구속 저하가 찾아오면서 공략당하는 일이 늘었다. 성공보다 실패의 기억이 더 쌓였고 스스로도 자신감을 잃어가는 모습이었다. 

 

 

이인복

 



롯데는 부상에서 돌아온 마무리 김원중을 다시 마무리 투수로 복귀시키면서 불펜진을 새롭게 했지만, 김원중은 완벽한 경기 감각을 찾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한동안 롯데 불펜진은 시행착오의 시간이 있었다. 그 사이 많은 경기에서 롯데는 경기 후반 역전패를 당하는 아픔도 있었다. 

이런 마운드 상황에 타선마저 주전들의 부상이 거듭되면서 시즌 초반의 위력이 크게 반감됐다. 주전 라인업이 무너지면서 급하게 1군에 콜업된 선수들이 그들을 대신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베테랑 이대호와 안치홍이 분전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렇게 투. 타 모든 부분에서 페이스가 떨어진 롯데는 고질적인 수비 불안 문제가 더해지며 하위권으로 밀렸고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부상 선수 복귀와 2군에서 콜업한 선수들이 경쟁력을 보이는 등 희망적인 요소가 있었지만, 상승 분위기로 전황하지 못하는 롯데였다. 

팀의 여러운 상황에서 이인복은 묵묵히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했다. 화려한 삼진쇼나 실점을 하지 않은 완벽함은 없었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무너지지 않고 5이닝 이상을 꼬박꼬박 책임졌다. 특히, 6월 5경기 선발 등판에서 이인복은 모두 5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3번은 6이닝 3실점 이하의 투구였다. 

이인복은 장점은 사사구를 최소화하며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야수들의 호수비를 이끄는 요인이 된다. 또한, 빠른 템포의 투구를 하면서 수비 기간을 단축하고 경기를 루스하게 하지 않는다. 그 배경에는 안정된 제구와 상대 타자 방망이 중심을 피해하는 공끝의 변화가 있다. 

이인복은 공은 빠르지 않지만, 공끝에 변화가 심하다. 직구조차 타자 앞에서 변하는 투심 패스트볼, 싱커볼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타자 좌우를 찌르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속도를 늦춘 커브가 더해진다. 이인복은 이 공을 모두 스트라이크 존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또한, 땅볼을 유도하는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외야가 넓어지고 담당이 넓어진 홈구장도 그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이인복은 땅볼 유도형 투수지만 사직 홈구장과 잠실에서는 높은 코스를 공략하는 과감한 투구를 한다. 실제 이인복은 사직 홈에서 많은 등판을 했고 5승을 수확했다. 5패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 안에는 아쉬운 수비와 불펜진의 난조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이인복은 구장의 상황과 환경에도 적응하는 영리한 투구를 하고 있다. 

6월 30일까지 이인복은 16경기 마운드에 올라 7승 7패 방어율 3.83을 기록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는 6번이다. 강력한 선발 투수의 모습은 아니다. 피 안타율은 0.289로 높고 삼진이 많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인복은 롯데 선발진에서 가치가 크다. 우선, 이인복은 다양성을 확보해 준다. 롯데 선발 마운드에 있는 투수들은 대부분 파워피처 형이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고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 유형이다.

이런 투수들이 많은 건 좋은 일이지만, 시리즈 내내 이런 유형의 투수가 나오는 건 상대에 적응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이인복은 날카로운 제구와 변화로 승부한다. 파워 피처 다음 그가 등판한다면 타자들에 혼란을 가져다줄 수 있다. 또한, 이인복은 계산이 서는 투수다.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한다. 많은 안타를 허용할지언정 볼넷을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하지 않는다. 그의 한계 투구 수와 현재 컨디션 예측이 용이하다. 경기 플랜을 짜는 데 있어 도움이 된다.  

 

 

 



더 큰 장점은 꾸준함이다. 이인복은 시즌 내내 한결같은 모습이다. 부상도 없고 꼬박꼬박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시즌 초반 불펜을 병행하는 헌신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나선 이인복은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마운드에 여유가 더해졌고 침착한 투구를 한다. 그런 꾸준함은 시즌 7승 그리고 생애 첫 두자릿 수 승수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이인복은 프로 데뷔부터 그 이름이 알려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대졸 선수로 프로 데뷔가 늦었고 경찰청에서 복무하며 병역 의무도 다했다. 1군과 2군을 오가는 고달픈 시간도 견뎌야 했다.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어느새 그의 나이는 30살을 훌쩍 넘어섰다. 올 시즌 부진하다면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편하는 팀 상황에 밀려 기회를 잃을 수도 있었다.

이인복은 시즌 초반 치열한 선발 투수 경쟁을 이겨냈고 올 시즌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에 대한 의구심을 지워냈다. 이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롯데의 선발 투수다. 6월 30일 경기 등판은 원투 펀치 중 한 명이 박세웅의 등판 일정을 뒤로 미루면서 이루어졌다. 팀의 그에 대한 신뢰가 매우 크다는 점을 보여준 일이었다.  그 등판에서 이인복은 믿을 만한 투수임을 입증했다. 

2022 시즌 지난 시즌의 가능성이 진짜 실력임을 입증하고 있는 이인복이다. 그의 투구 유형이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선발 투수 커리어를 쌓을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올 시즌은 이인복이 프로 야구 선수로 우뚝 서는 시즌이 될 수 있다. 이인복이 남은 시즌에도 지금의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현재까지는 이인복 없는 롯데 선발 투수 로테이션을 생각할 수 없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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