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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조용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는 롯데가 선수와의 장기 계약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과 내년 시즌부터 5년간 총액 90억원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는 이를 통해 선발 10승 이상 150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선발 투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박세웅은 2023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이를 포기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 후 상무 입대를 준비 중이었다. 입단 테스트에 나서기도 했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박세웅은 이번이 상무 입단의 마지막 기회였다. 박세웅은 이를 포기하고 내년 시즌 롯데 선수로 뛰기로 결정했다.

만약, 그의 바람대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수로 선발되지 못하거나 선발돼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멤버가 되지 못한다면 박세웅은 현역 입대를 해야 한다. 박세웅으로서는 자칫 2시즌의 경기 공백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을 했다. 

이는 롯데도 마찬가지다. 박세웅이 현역 입대를 한다면 롯데는 장기 계약 선수를 2시즌 동안 활용할 수 없다. 연봉 페이롤의 효율성이 그만큼 떨어진다. 이 장기 계약은 롯데가 더 큰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할 수 있다. 박세웅은 현역 입대를 한다 해도 제대 후 그 계약을 이어가면 된다. 그만큼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

박세웅은 아직 20대 후반의 나이로 계약 기간 종료 후 또 한 번의 FA 계약도 기대할 수 있다. 병역 의무 등 복잡한 신상 문제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올 시즌 초반 박세웅은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엄청난 페이스를 선보였지만, 대표 선발이 유력하던 아시안게임이 내년으로 연기되는 상황 속에 좋았던 페이스가 크게 흔들렸다. 그에게 병역의무 이행은 큰 짐이었고 중요한 기회인 아시안게임이 연기됐다는 건 큰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하지만 장기 계약으로 그 고민을 덜어냈다.  

 

 

박세웅

 



롯데는 박세웅과의 장기 계약으로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미래 전력에 대한 안정감을 더했다. 롯데는 내년 시즌 박세웅이 입대한다면 그를 대신할 선발 투수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올 시즌 만족스러운 활약을 한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와 반즈와 재계약을 한다 해도 시즌 10승 이상,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국내 선발투수의 부재는 매우 크다 할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유망주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롯데 마운드지만, 박세웅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김진욱과 서준원, 나균안 등 대안이 있지만, 이들은 아직 경험을 더 쌓아야 하고 무엇보다 꾸준함이 부족하다.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과가 필요한 롯데로서는 박세웅이 내년 시즌 전력에 포함될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 박세웅은 국내파 선발 투수로 희소가치가 있다. 가뜩이나 선발 투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리그 환경에서 국내 선발 투수의 존재는 소중하다. 박세웅은 그동안 실적이 있었고 아직 20대 투수다. 더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구위는 속구가 140킬로 후반에 이르고 포크볼과 슬라이더 등 확실한 변화구도 있다. 지난 수년간 부상 이력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승과 패를 함께 쌓는 성적에서 보듯 경기 중이나 시즌 중 기복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의 패전의 상당 부분은 수비의 실책에 의한 실점, 불펜진의 방화 등 그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팀 전력이 강했다면 박세웅의 성적은 달라질 수 있었다. 여기에 박세웅 만한 국내 선발 투수는 리그에서 손에 꼽을 정도다. 그가 FA 시장에서 나온다면 복수의 팀과 경쟁을 할 가능성이 컸다. 

롯데는 사전에 그 가능성을 차단했다. 박세웅의 앞으로 활약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결정일 수 있다. 롯데는 누구보다 몸 상태 등 건강을 포함해 박세웅을 잘 알고 있다. 부상 이력이 있음에도 장기 계약을 결정한 건 면밀한 검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10승 이상의 가능한 선발 투수를 장기간 보유할 수 있다면 그만큼 마운드의 불확실성을 덜어내고 안정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 향후 FA 시장에서 확실한 선발 투수를 영입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롯데는 외국인 선발 2명에 확실한 3선발 박세웅, 올 시즌 큰 활약을 한 이인복까지 남부럽지 않은 선발 마운드로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박세웅 역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고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박세웅이 장기적으로 활약할 수 있을지 여부다. 우리 리그를 포함해 메이저리그에서 투수에 대한 장기계약이 실패한 사례가 많다. FA 계약 후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부상 재활로 시간을 보내다 그 구단의 골칫거리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찬호와 류현진도 본인의 의도하지 않았지만, FA 계약 후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만큼 투수에 대한 장기계약은 위험 부담이 크다. 부상 재활 중임에도 FA 전 장기계약으로 선발 투수 박종훈과 문승원을 묶은 SSG였지만, 올 시즌 두 투수의 성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삼성과 FA 계약을 한 선발 투수 백정현도 올 시즌 큰 부진으로 본전 생각을 하게 했다.

범위를 좁혀 롯데 역시 장기 계약 투수들의 결과가 만족할 수준이 아니었다. 불펜 보강을 위해 영입한 정대현과 윤길현 계약은 실패였고 마무리 투수 손승락 역시 마지막 계약 4년 차는 실패에 가까웠다. 롯데와 4년 계약을 마친 손승락은 쓸쓸히 은퇴했다.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선발 투수 송승준과의 FA 4년 계약도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그만큼 투수 포지션은 부상의 위험이 상존하고 나이에 따른 구위 저하가 분명히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성기가 야수 포지션 보다 빠르게 사라질 수 있기도 하다. 투수와의 장기 계약은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롯데는 박세웅과의 5년 계약을 통해 과감한 베팅을 했다. 대신 롯데는 총액 중 일부를 옵션으로 정하고 부상이나 만약의 병역 의무 이행 기간을 FA 기간에서 제외해 구단의 선수에 대한 권리를 더 확보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물론, 이 안전장치도 박세웅이 건강하게 계약을 완주해야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는 올 시즌 후 FA 시장에 롯데가 적극 나설 수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롯데는 포수와 내야진에 선수 보강이 시급하다. 유망주들은 다수 있지만, 그들을 이끌어줄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침 롯데는 그동안 선수단을 젊게 만들어가면서 전체 페이롤, 구단 총 연봉을 크게 줄였다. 샐러리캡 제도가 시행되는 시점에 롯데는 상대적으로 페이롤에 여유가 있다.

구단의 의지가 있다면 FA 시장에서 강력한 셀러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은퇴한 레전드 이대호가 은퇴식을 하면서 구단의 투자를 요청한 것도 분명 큰 울림이었다. 롯데는 내부 FA 예정 선수를 장기계약으로 묶으면서 투자 의지를 보였다. 

박세웅은 최동원, 염종석에 이어 안경 에이스의 계보를 이어갈 수 있는 선수라는 기대와 응원을 받았다. 그런 기대는 롯데가 주전 포수 후보였던 장성우를 내주면서까지 박세웅을 2015 시즌 중 트레이도 영입한 이유였다. 박세웅은 이후 롯데에서 선발 투수로서 발전을 거듭했다. 기량 정체기도 있었고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21, 2022 시즌 연속 10승을 달성하면서 믿을 만한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았다. 롯데가 더 강한 팀이 된다면 그의 승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제는 잠재력이 아닌 실력과 성과로 말해야 하는 투수가 된 박세웅이고 성과로 자신을 보여줬다. 그런 박세웅에게 롯데는 장기 계약으로 강한 신뢰를 보였다. 롯데에게 박세웅은 첫 번째 비 FA 장기계약의 사례다. 그만큼 계약의 상징성이 매우 크다. 이제 박세웅은 그의 전성기를 롯데와 함께 하게 됐고 롯데 팬들 역시 그런 박세웅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지켜볼 수 있게 된다.

여건과 환경은 만들어졌고 박세웅이 야구를 잘 하는 일만 남았다. 박세웅이 롯데의 장기 투자가 옳았음을 실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지 그 투자에 대한 평가는 내년 시즌 볼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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