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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LG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팬들의 응원을 받는 팀들이다. 두 팀과 함께 전국구 구단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KIA까지 세 팀은 엘롯기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프로야구 흥행을 이끄는 구단들이다. 하지만 이들 구단들의 성적은 그동안 항상 엇갈렸다.

단 한 번도 상위권에서 이들 세 팀이 경쟁하지 못했다. 엘롯기 별칭의 등장은 세 팀이 하위권의 동반자로 함께 부진했던 시기가 길어지며 만들어졌다. 엘롯기 동맹이라 불렸던 이 조합은 최근 리그 대표적인 강팀으로 자리한 LG의 이탈과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이루어지면서 해체됐다. 롯데는 2017 시즌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LG와 KIA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엘롯기 동맹은 그 의미가 퇴색됐지만, 이런 성적과 상관없는 라이벌 구도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만나면 접전의 경기가 펼쳐지는 롯데와 LG의 엘롯라시코가 있기 때문이다. 본래 엘롯라시코는 암흑기를 함께 하던 두 팀이 만나면 난타전을 하는 데서 유래됐다. 본래 명칭은 엘꼴라시코였다. 그 시절 두 팀의 대결은 볼넷, 실책, 폭투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난무했고 종잡을 수 없는 경기가 많았다. 어떻게 보면 흥미로운 대결이었지만, 그에 비례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소모가 많은 두 팀의 대결이었다. 

이런 엘롯라시코의 전통은 LG가 매 시즌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롯데가 하위권에 머물던 시절에도 이어졌다. 라이벌 아닌 라이벌 관계가 두 팀 사이에 형성됐다.

 

 

 



2023 시즌 롯데와 LG는 순위표 높은 곳에서 경쟁하고 있다. 진정한 엘롯라시코 대결이라 할 수 있다. 두 팀의 올 시즌 첫 3연전은 지난 4월 롯데 홈구장인 사직에서 있었고 롯데가 2승 1패 위닝 시리즈를 가져왔다. 하지만 경기는 매 경기 접전이었다. 마무리 투수의 블론 세이브를 주고받는가 하면 역전과 재역전의 경기가 이어졌다.

두 팀의 엘롯라시코 2라운드는 LG의 홈구장 잠실에서 열리고 있다. 그때와 지금의 엘롯라시코는 사뭇 상황이 다르다. 시즌 초반의 대결은 모두 양 팀이 불안정한 전력이었다. 롯데는 투. 타의 전력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LG는 주력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팀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했다. 5월의 마무리 6월의 시작하는 시점에 열리는 두 팀의 대결은 선두 경쟁팀으로 두 팀이 만났다.

객관적 전력은 LG가 우세하다. LG는 최근 불안하던 마운드가 선발과 불펜진 모두 안정을 찾으며 지난 시즌 철벽 마운드의 위용이 되살아났다. 켈리와 플럿코 두 외국이 원투 펀치가 지난 시즌의 압도적 투구를 다시 하고 있고 지난 시즌 부진으로 FA 권리 행사를 미루며 절치부심했던 베테랑 투수 임찬규가 3선발 투수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여기에 젊은 선발 투수들도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선발 투수진에 힘을 더하고 있다. 5월 30일 롯데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는 부상 재활 중이던 선발 투수 이민호가 복귀해 성공적인 투구를 했다. 

불펜진은 마무리 고우석이 거듭된 부상으로 전력에 가세하지 못하고 있지만, 트레이드 영입 후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 가는 좌완 함덕주가 불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고 두꺼운 불펜진이 뎁스가 위력을 발휘하며 시즌 초반의 불안감을 떨쳐냈다. 

 

 

 



여기에 LG는 팀 타율 3할에 육박하는 강력한 타선이 큰 강점이 되고 있다. LG의 타선은 어떤 투수 유형에도 대응이 가능하고 뛰어난 득점권 타율에 출루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리그 홈런 1위인 박동원이 하위 타선에 배치될 정도로 LG 타선은 상. 하위 타선 할 것 없이 뜨겁고 지속력을 유지 중이다. 신. 구의 조화도 잘 이루어지고 있고 두꺼운 선수층은 선수들의 로테이션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최근 LG를 고민하게 했던 외국인 타자 문제를 올 시즌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 큰 활약을 하면서 해결한 점도 타선을 한층 더 강하게 하고 있다. LG는 시즌전 주전 포수 유강남과 중심 타자 채은성이 FA 계약으로 팀을 떠났지만, 앞서 언급한 플러스 요소들로 인해 그 공백이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 

이런 강타선에 LG는 팀 도루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며 기동력 야구를 그들의 공격의 새로운 옵션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소 무모하게 보일 정도지만, LG이 두려움 없는 기동력 야구는 상대 팀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5월 30일 롯데와의 엘롯라시코 경기에서 LG는 무려 5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롯데 내야진을 흔들었다. 특히, 5회 말 성공시킨 3개의 도루는 승리로 이어지는 2득점의 발판이 됐다. 

이처럼 LG는 투. 타가 조화를 이루며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부상 재활 중인 마무리 고우석이 복귀하면 전력은 한층 더 강해질 수 있다. 

이런 LG에 맞서는 롯데는 예상외의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즌 전 롯데는 전력의 불안 요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고 상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시즌 시작도 좋지 않았다. 4월 막바지 연승을 이어갈 때에도 그 지속력에 대한 의문이 가득했다. 해마다 봄이면 메이저리그 팀도 부럽지 않은 강팀이지만, 이후 기세가 쉽게 꺾이는 모습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했다. 롯데 팬들 역시 롯데의 높은 승률에 열광했지만, 마음속에는 불안감을 함께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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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5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몇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롯데는 긴 연패를 당하지 않았고 승수를 꾸준히 쌓으며 3강 팀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폭발적인 연승의 기세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위닝 시리즈를 이어가는 등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롯데의 야구는 LG가 보여준 폭발적인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하는 화려함과 거리가 있다. 팀 타율이나 팀 방어율은 상위권이 아니다. 롯데는 이런 각종 지표를 초월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롯데식 스몰볼아 자리를 잡으면서 필요할 때 득점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렇게 잡은 리드를 마운드에 잘 지켜내며 승리를 적립하고 있다. 

최근 롯데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선발 투수들이 모두 안정감을 되찾으면서 탄탄한 5인 로테이션을 유지하고 있다. 스트레일리와 반즈는 원투 펀치 다운 투구를 하고 있고 박세웅, 나균안, 한현희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 투수진도 안정적이다. 5월에도 롯데는 선발 투수진이 활약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 있다. 

불펜진 역시 신. 구의 조화를 이루면서 승리를 잘 지켜가고 있다. 시즌 초반 과부하 조짐을 보였던 마무리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은 여타 불펜 투수들이 호투를 거듭하면서 여유를 되찾았고 확실한 승리 불펜조로 그 위력을 더하고 있다. 시즌 전 SSG에서 방출되고 은퇴를 고려하던 베테랑 불펜 김상수는 7회를 지키는 필승조로 거듭났고 김진욱은 롯데에 부족한 좌완 불펜진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에 롯데는 경기 초반 리드를 잡으면 좀처럼 승리를 내주지 않는 야구를 하고 있다. 많은 득점이 나오지 않아도 리드를 하면 이기는 야구가 가능한 롯데다. 이는 스몰볼 야구를 더 견고하게 하고 있다. 이런 마운드의 크게 안정된 수비진의 활약 더해지면서 롯데는 지키는 야구가 가능해졌다. 이는 높은 승률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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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높은 곳에서 만나는 롯데와 LG의 대결, 엘롯라시코는 한층 더 흥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잠실에서 처음 만난 두 팀은 엄청난 흥행 열기가 더해지며 포스트시즌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기존의 팽팽했던 대결 구도에 선두 경쟁팀의 대결이라는 점은 흥미를 더하고 있다. 원정 롯데 팬들의 응원 열기가 더해지면서 잠실 야구장은 평일임에도 많은 관중들의 응원 열기로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두 팀의 대결은 오랜 세월 LG의 주전 포수였다고 FA 계약으로 롯데의 주전 포수로 변신한 유강남이 LG를 적으로 만난다는 점에서도 흥미 요소가 더해진다. 양 팀의 상반된 색깔의 야구도 대결의 재미를 더한다.

일단 5월 30일 3연전 첫 경기는 투. 타에서 우위를 보인 LG의 3 : 1 승리였다. LG는 롯데의 약점이 도루 저지 능력을 파고드는 기동력 야구로 롯데를 흔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3득점했다. 여기에 강력한 불펜진이 위력을 보이며 롯데의 반격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LG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롯데는 득점권에서 LG 마운드를 넘지 못했고 상대 기동력 야구를 저지하지 못하면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두 팀의 대결은 이번 잠실 시리즈 외에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롯데의 기세가 지속된다면 두 팀은 상위권 경쟁팀으로 맞대결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상위권  팀으로서의 롯데와 LG의 맞대결은 올 시즌 내내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엘롯라시코가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을 보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 LG 트윈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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