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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시즌 개막을 얼마 안 남겨둔 시점, 롯데 자이언츠에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올 시즌 선발 투수로 큰 역할을 해야 할 나균안의 사생활과 관련한 이슈 때문이다. 나균안 배우자의 SNS 폭로로 시작된 문제는 언론 등에도 보도되며 야구팬들 사이에 퍼져나가고 있다. 

폭로된 내용은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분명한 건 나균안의 결혼 생활이 파탄될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나균안은 폭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는 주장을 하면서 이에 항변하고 있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고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상황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이 이슈가 쉽게 묻히기도 어려워 보인다. 당장 그의 1군 경기 출전과 관련한 논란이 생길 수도 있고 이는 롯데의 시즌 초반 팀 운영 기조를 흔들 수도 있다. 

나균안은 남다른 성장 스토리를 가진 선수다. 2017 시즌 나종덕이라는 이름으로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 1순위, 전체 3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 선수가 된 나균안은 롯데가 크게 기대하는 포수 유망주였다. 롯데는 프랜차이즈 포수 강민호의 뒤를 이을 유망주 포수가 필요했고 나균안은 고교 시절부터 기대되는 포수자원이었다. 애초 그는 연고지 구단인 NC에서도 탐내는 선수였지만, 드래프트 순위가 빨랐던 롯데가 먼저 지명하면서 NC의 미래 구상까지 흔들렸다.

 

 

 




포수 유망주 나종덕으로 시작한 프로데뷔 


이렇게 프로에 입단한 나균안은 퓨처스 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후 2018 시즌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여기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롯데는 강민호를 주전으로 나균안이 백업 포수로 1군에서 성장하는 그림을 그렸지만, 강민호는 2017 시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 삼성으로 전격 이적했다. 롯데 구단은 물론이고 팬들 모두에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와 관련해 강민호가 롯데와 같은 조건을 제시한 삼성으로 떠난 게 구단의 무성의한 협상 태도 때문이라는 비난도 있었다. 하지만 추후 강민호와 삼성에는 별도 옵션 계약이 있었고 실제 계약 규모는 발표된 4년간 80억 원이 아닌 90억 원 이상임이 드러나며 씁쓸함을 남겼다.

이런 배경에도 롯데는 리그에서 양의지와 함께 최고 포수 자리를 다투는 포수를 잃었고 상당한 전력 공백이 발생했다. 그 자리를 메울 포수 보강이 절실했다. 하지만 롯데의 선택은 내부 포수 자원의 활용이었다. 그 바탕에는 나균안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였다. 롯데는 이미 강민호를 입단 2년 차부터 1군에서 중용해 성공한 전력이 있었다. 롯데는 나균안도 그 길을 걸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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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포수에서 가능성의 투수로


롯데의 결정은 결과적으로 참혹한 실패로 귀결됐다. 나균안은 입단 2년 차에서 1군 주전 포수가 된 상황에 너무 부담스러웠고 중압감을 떨치지 못했다. 구단과 팬들의 큰 기대가 오히려 그에게는 독이 됐다. 부족한 경험은 수비와 투수 리드를 흔들리게 했고 타격은 심각한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에게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롯데가 리빌딩 구단이 아닌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과가 필요한 구단이라는 점에서 나균안의 성장을 차분히 기다리기도 어려웠다. 어느새 나균안은 롯데의 성적 부진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됐고 팬들의 큰 비난 여론을 감당해야 했다. 신인급 선수에게는 버거운 상황이었다. 또한, 계속된 부진을 포수로서 팀 내 입지도 점점 좁아졌다. 롯데는 다른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부상까지 겹치면서 나균안은 프로 선수로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것조차 힘겨운 상황이 됐다. 

여기서 나균안은 과감한 선택을 했다. 나규안은 부상 재활 기간 투수 전환을 시도했고 이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야수에서 투수로의 전환은 분명 어려운 결정이고 자칫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빠질 수도 있었지만, 나균안은 그만큼 절박했다. 그 시기 나균안은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개명을 하기도 했다. 또한, 지금의 배우자가 20대 초반의 나이에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다. 여러가지로 강한 동기 부여 요소가 있었다. 

그의 투수 전환은 성공적이었다. 2021 시즌부터 1군 마운드에 오른 나균안은 등판을 거듭할수록 발전 속도를 높였다. 묵직한 속구와 다양한 변화구 안정된 제구 능력은 1군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2021 시즌 나균안은 투수로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기록하며 의미있는 시즌을 보냈다. 2022 시즌 나균안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확실한 1군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23 시즌 선발 투수로 완벽히 자리한 나균안 


2023 시즌 4월, 나균안은 가능성의 투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환골탈퇴했다. 4월 한 달 나균안은 선발 투수로 1점대 방어율에 4승을 기록하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외국인 투수들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나균안은 4월 한달 사실상의 에이스였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나균안은 월간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풀 타임 첫 시즌에 대한 부담과 부상, 투구 패턴에 대한 상대팀의 철저한 분석 등으로 나균안은 5월부터 페이스가 떨어지며 고전하기도 했다. 반짝 활약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나균안은 후반기 다시 반등에 성공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로도 선발됐다. 박세웅과 함께 롯데 선수로 아시안게임 멤버가 된 나균안은 금메달 회득에 일조하며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투수로서 성공 가도에 날개를 단 셈이었다. 

2023 시즌 나균안은 6승 8패 방어율 3.80을 기록했다. 이닝도 전문 투수가 된 이후 가장 많은 130.1이닝을 소화했다. 탈삼진과 사사구 허용 등 세부 지표도 더 나아졌다. 무엇보다 풀 타임 선발투수로 신뢰감을 쌓았다는 점이 큰 성과였다. 이를 바탕으로 나균안은 연봉도 2억 5천만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무엇보다 다음 그 시즌 그 다음이 시즌이 더 기대되는 투수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2023 시즌이었다. 

2024 시즌 나균안은 롯데의 붙박이 선발 투수로 일찌감치 확정됐고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롯데는 두 외국인 투수에 박세웅, 나균안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축으로 선발 투수진을 구성할 계획이었다. 선발 로테이션 구성조차 쉽지 않은 구단이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박세웅과 나균안까지 검증된 국내 선발 투수를 보유했다는 건 롯데의 큰 장점이었다.

나균안 역시 2024 시즌 두 자릿수 이상의 승수를 목표로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나균안은 아직 20대 중반의 나이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순조롭게 시즌을 보낸다면 전성기에 FA 자격을 얻을 수도 있다. 선발 투수난이 큰 리그 상황에서 나균안은 상당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2024 시즌은 그가 선발 투수로 롱런할 수 있을지는 결정하는 시즌이기도 했다. 

 

 

 




결코 가볍지 않은 프로야구 선수의 공인으로서의 무게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사적 영역의 일이라고 하지만, 분명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롯데로서도 시즌 초반 그의 활용에 대해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롯데는 2023 시즌을 앞두고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활용이 가능한 투수였던 서준원 사태가 있었다. 서준원은 미성년자 관련한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기소됐다. 그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결국, 롯데는 서준원을 즉시 방출했다. 

나균안의 상황은 그와는 다르지만, 선수 이미지 하락은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 나균안은 큰 시련을 이겨낸 선수라는 남다른 스토리가 있었고 일찍 가정을 꾸리는 등 모범적인 생활을 했다는 이미지도 있었다. 이런 이미지가 한순간 무너졌다는 점은 선수 개인에게도 아쉬운 일이다. 나균안으로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나균안의 문제는 프로야구 선수의 도덕성과 인성과 관련한 논란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 프로야구 선수는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는 대상이고 언론과 미디어에 수시로 노출되는 존재다. 이에 그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를 무겁게 느낄 필요가 있다. 자신의 사생활이 언제든 트래픽을 위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항상 인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일방의 주장만으로 누군가를 매도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이점에서 롯데 구단은 사실관계를 보다 명확히 파악하고 필요하다만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필요도 있다. 결론이 어떻게 나오던, 나균안으로서는 어렵게 
쌓아온 긍정 이미지가 상당 부분 퇴색되는 건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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