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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경기가 쉬는 사이 KBO는 굵직한 두 건의 징계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용찬 선수와 가르시아 선수가 그 대상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준 플레이오프 대결을 앞둔 팀의 주력 선수가 징계를 받게되었습니다. 잔여 경기 출장 금지와 함께 벌금이 함께 했습니다. KBO의 배려(?)로 포스트 시즌 출전의 길을 열어주었다는 것이 두 선수와 양팀에게는 위안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용찬 선수는 경기 외적인 문제로 구단 징계와 함께 별도의 징계를 추가로 받았습니다. 젊고 유능한 선수에게 한번의 실수로 잃는 것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병역혜택의 기회가 주어질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의 꿈도 접어야했고 구원왕 타이틀이라는 명예와 그에 따라오는 많은 연봉까지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습니다. 이에 따른 상실감은 이용찬 선수에게 너무나 큰 아픔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이용찬 선수와 함께 KBO의 징계를 받은 가르시아 선수는 한번의 잘못이 아니라 시즌 내내 이슈가 되었던 판정 시비의 희생양이라는 늒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올 시즌 KBO는 스트라이크 존을 공 반개정도 넓히면서 타고투저 현상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경기 시간 단축 효과를 보려했습니다. 하지만 애매모호하게 변경된 존은 판정에 혼란을 가져왔고 심판마다 상이한 볼 판정은 시즌 내내 시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심판들의 일관성 없는 판정이 투수와 타자 모두에게 불만의 대상이었습니다. 기대했던 타고투저 현상은 개선되지 않았고 심판들에 대한 불신만 높아졌습니다. 이런 불신의 벽이 더욱 더 높아진 탓인지 올 시즌에는 볼 판정에 따른 항의와 퇴장 사건이 자주 발생했고 가르시아 선수 역시 2번의 격렬한 항의가 퇴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시즌 막바지에 또 한번의 철퇴를 맞게 되었습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고유 영역이고 항의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심판의 권위는 존중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판정이 일관성을 잃고 선수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면 개선의 노력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선수들과 코칭스탭의 볼 판정 불만 표출은 경기중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 불만을 잘 다독이고 경기를 잘 이끌어 가는 것이 심판 판정의 묘미일 것입니다. 



시즌 후반 가르시아 선수는 볼 판정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음먹대로 타격이 되지 않으면서 초조함이 더 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확신에 찬 판단이 무너졌을때 그 상실감은 더 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매년 재계약을 해야하는 용병 선수들의 경우 안타 한개, 출루 한번에 더 민감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감정표출이 우리 선수들과 달리 자유로운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그 표현이 거칠게 나타났을 것입니다. 다혈질인 가르시아 선수의 볼 판정 항의는 심판들에게 그리 좋게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기에 언어적 차이에서 오는 소통 부재는 그의 행동이 심판을 무시하는 것으로 느껴지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때론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은 심판들을 크게 자극했고 두번의 퇴장으로 나타났습니다. 

KBO는 그의 항의가 상습적이고 한번의 퇴장으로 경고를 주었음에도 거친 항의가 이어진 탓에 중징계를 내린다고 했습니다. 심판의 권위에도전하는 듯한 행위는 분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말한대로 중징계의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외국인 선수가 아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은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전반기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던 클락 선수가 떠나고 가르시아 선수는 이제 유일하게 남은 외국인 타자입니다. 롯데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함께 3년째 맞고있는 한국에서의 프로생활이지만 그는 여전히 이방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성적의 저하는 곧바로 퇴출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한타석 한타석이 소중한 가르시아 선수였습니다. 

이런 가르시아 선수에게 타석에서의 미묘한 볼 판정은 그에게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차별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필자의 편견인지도 모르지만 가르시아 선수는 볼 판정에 있어 유리함보다 불리함이 많았습니다. 몇 번의 애매한 볼 판정은 그를 크게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그에게 일종의 피해의식을 키우고 격렬한 불만 표출로 나타났습니다. 심판들은 이방인 선수의 거친 항의가 그리 달갑지 않았을 것입니다. 

단순한 불만의 표시에도 심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나타날 정도였습니다. 가르시아 선수의 불만이 쌓여갈수록 심판들의 가르시아 선수에 대한 불만도 함께 쌓여간 듯 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퇴장이 나오자 마자 중징계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 시점은 자비(?)롭게도 순위 싸움이 거의 마무리된 시즌 막바지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용찬 선수의 징계라는 큰 건에 끼워넣기식으로 함께 처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시즌이 거의 마무리 되었고 가르시아 선수가 타이틀에 도전하는 상황이 아니기에 그 타격은 적겠지만 개인 성적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외국인 선수의 출전기회를 막아버린 결정은 다소 가혹한 면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벼르고 벼르던 징계를 만만한(?) 외국인 선수를 상대로 본보기로 내렸는지도 모릅니다. 시즌 내내 이어져온 볼판정 시비에 대해 심판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징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권위를 시즌 막판에 세워야 하는지는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논란이 발생했던 시즌 초반에 이런 중 징계를 하면서 심판들의 권위를 세워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경기중에 벌어진 헤프닝이고 두번의 퇴장을 당했던 사안을 다시 끄집어 내면서 까지 한 중징계는 어찌 보면 선수를 두번 죽이는 처사일수도 있습니다. 롯데팬의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가뜩이나 타격 부진으로 위축되었던 가르시아 선수를 더욱 더 움츠리게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가르시아 선수는 올 시즌 부진한 면을 보이고 있지만 특유의 장타력과 강한 어깨로 공수에서 팀 기여도가 높습니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그의 장타능력은 타팀에게 큰 위협입니다. 낮은 타율에도 중심타선에 배치된 이유도 그의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포스트 시즌을 앞둔 롯데에게 가르시아 선수의 컨디션 회복은 타선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이런 가르시아 선수가 남은 경기를 모두 결장한다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고질적인 어깨 부상을 완치할 시간을 얻긴했지만 감각적인 면에서 불리함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부담없이 치를 수 있는 잔여경기에서 중심타자가 타격감을 회복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것은 전력의 큰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여기에 타이틀 다관왕을 노리는 이대호 선수의 도전도 더 힘들고 외롭게 되었습니다.

KBO의 징계 결정은 롯데 팀으로서나 가르시아 선수 개인으로서나 또 한번이 시련입니다. 본의 아니게 주어진 휴식기간에 가르시아 선수가 얼마나 부상에서 회복하고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포스트시즌을 맞이하는 롯데 타선의 큰 과제가 되었습니다. 자칫 가르시아 선수가 감각을 찾지 못한다면 그가 없는 타순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번 결정에 포스트 시즌에서 시즌 후 바로 이어질 롯데와 두산의 준 플레이오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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