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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시즌 파격적인 감독 선임으로 변화를 시도했던 LG가 연봉협상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신 연봉체계를 도입하면서 베테랑 선수와 신인급 선수를 동일 선상에 놓고 평가하는 등 기존 연봉 협상의 관행을 깨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입급 선수가 억대 연봉을 보장받기도 하고 부진한 베테랑 선수는 대폭적인 삭감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잘하는 선수에게 대폭적인 인상을 못하는 선수에겐 큰 폭의 삭감을 하는 LG의 시도가 과연 팀내 경쟁을 불러 일으키고 근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팀을 변모시킬지 주목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한 명의 노장 투수는 대폭 삭감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LG가 FA로 영입했던 박명환 선수가 그렇습니다. 박명환 선수는 연봉 5억에서 90%가 삭감된 5천만원에 이번 시즌 연봉계약을 마쳤습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또 한번의 FA 기회를 포기한 박명환 선수에게 분명 큰 폭의 삭감은 필연적이었지만 사상 최대의 삭감율은 큰 굴욕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명환 선수는 선수생활 연장과 재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박명환 선수는 LG 입단 전 두산 시절부터 묵직한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정통파 투수로 각광을 받았고 선발의 중요한 하 축을 맡았습니다. 확실한 선발카드가 부족했던 두산의 에이스로서 큰 역할을 했고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잦은 부상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기복이 심한 피칭을 했지만 두 자리 승수를 꾸준히 올릴 수 있는 선발투수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박명환 선수가 FA 시장에 나오자 LG는 주저없이 그와의 장기 계약을 시도했고 서울 라이벌 팀의 에이스를 자신의 팀으로 영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선발진의 붕괴현상을 보이던 LG로서는 두 자리 승수를 올릴 수 있는 선수가 절실했고 선수 가치에 비해 과하다는 평가를 받은 계약을 강행했습니다. 그만큼 투수력 보강에 대한 LG의 열망이 강했습니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LG 입단 첫해인 2007년, 박명환 선수는 10승 6패, 방어율 3.19를 기록하면서 LG 선발진의 중심으로 역할을 다 했습니다. 중간중간 부상 공백이 있었지만 투구 이닝도 많이 늘어났고 꾸준함을 보여주면서 팀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시즌 이후 박명환 선수의 몸은 부상의 그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박명환 선수에게 따라다니던 부상의 악령이 다시 한번 그를 찾아왔고 투구 자체가 힘들 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고액 연봉의 FA 투수에게는 당연히 먹튀 논란이 따라왔고 LG 구단의 FA 잔혹사가 다시 한번 재현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시즌 선발투수로 재기의 가능성을 보였던 박명환 선수지만 부상을 안고 있는 그의 유리몸은 시즌을 다 마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하게 했습니다.

지난 3년의 부상과 부진은 30대를 넘어선 노장 투수의 선택의 폭을 좁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발투수에 대한 갈증이 큰 LG가 아니라면 그의 선수생활도 마감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기대하기 어려운 몸 상태와 그에 따른 구속의 저하는 그를 더 이상 강력한 선발투수로 분류하기 어렵게 했습니다. 높은 연봉 또한 그의 활용에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연봉 협상을 앞두고 박명환 선수 역시 큰 폭의 삭감을 예상했을 것입니다. 90%의 삭감폭은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야구팬 모두의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고액 연봉자에 대한 삭감 하한선을 크게 상회하는 연봉 삭감이 큰 충격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자존심을 내세우기에는 노장 투수의 상황이 그리 여유롭지 못합니다. 어쩌면 선수생활의 연장이 더 큰 과제였기에 이런 제안을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LG로서도 작년 시즌 재기의 가능성을 보인 박명환 선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어려웠고 그의 경험이 마운드에 보탬이 된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베타랑에 대한 예우를 과감히 없애고 그에게 연봉의 대폭 삭감으로 자극을 주었습니다. 분명 박명환 선수에게 이러한 연봉협상은 동기부여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제 박명환 선수는 최고 연봉 삭감율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가지고 올 시즌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에게 보장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선발진이 약한 LG지만 외국인 투수 2명을 그 자리에 채울 것이고 작년 시즌 성장한 젊은 투수들에게 우선 기회가 돌아갈 것입니다. 과거의 명성에 기대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젊은 투수들과의 치열한 선발 경쟁을 넘어야 다시 선발자리를 차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팀내 경쟁과 함께 그를 계속 괴롭히는 부상의 완치 여부와 함께 얼마나 구위를 회복했을지도 그의 재기에 큰 변수가 될 것입니다. 더 이상 파워피처가 아닌 박명환 선수가 그동안 쌓은 관록을 바탕으로 변화된 투구 패턴에 적응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입니다.

무엇보다 그에 대한 팬들의 싸늘한 시선을 얼마나 잘 극복하고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LG와의 FA 계약 당시부터 그의 몸상태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던 팬들로서는 3년간 보여준 부진에 큰 실망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박명환 선수의 재기 가능성에도 회의적인 시선이 더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팬들의 외면을 환호로 바꾸는 방법은 결국 실력 밖에 없습니다.

잦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기 못하는 선수를 칭할 때 유리몸이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실력은 있지만 부상으로 그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에겐 안타까움이 표현이 되기도 합니다. 박명환 선수 역시 크고 작은 부상이 그의 전성기를 단축시킨 경우입니다.

이제 그는 전성기를 지난 30대의 노장 투수입니다. 어쩌면 올 시즌 성적에 따라 선수생활의 연장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가 원하는 재기를 위해서는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맞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과연 동계 훈련기간 그가 건강한 몸을 만들고 선발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갑니다. 그렇게 된다면 박명환 선수는 재기와 함께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2011년,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왕년 에이스의 도전 결과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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