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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프로야구를 강타하는 뉴스가 또 하나 터졌습니다. 별 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삼성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감독교체가 발표된 것입니다. 팀을 떠나게 된 선동렬 감독이나 새롭게 선임된 류중일 신임 감독모두 그 사실을 사전에 잘 알지 못할정도로 갑작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비록 한 차례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우승 2회에 꾸준히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어온 선동열 감독의 퇴진은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선동렬 감독의 사임이 발표되긴 전까지 이러한 결과를 예상한 이는 없었습니다.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한 외국인 선수 영입이나 코칭스탭 개편 모두 선동렬 감독이 주도하고 있었고 그 역시 내년 시즌 더 좋은 성적을 위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말에 단행된 삼성그룹 임원진 인사를 통해 김응룡 사장과 단장이 교체되면서 선동렬 감독을 뒷받침 해주는 라인이 사라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새롭게 선임된 사장과 단장은 그들의 의도에 맞는 감독을 원한 것으로 보이고 프로구단의 운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그룹 최 고위층의 의중 또한 감독 교체로 기울면서 감독교체를 단행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선동열 감독이 이룬 업적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분위기 쇄신을 통한 팀 개편을 통해 더 젊고 강한 팀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물론, 분위기 쇄신이라는 명분이 있다고 하지만 선동렬 감독의 교체될 만큼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올 시즌 삼성은 세대교체와 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습니다. 주전들의 거듭된 부상속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그 공백을 잘 메웠고 결과적으로 팀 선수층이 두터워지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 SK에 4 : 0 완패를 당하긴 했지만 시즌 2위의 성적은 성공적이었습니다.



기존의 젊은 중심타선인 채태인, 박석민, 최형우 선수는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를 잡았고 이영욱, 김상수 선수는 유망주에게 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했습니다. 투수진에 있어서도 안지만이라는 히트 상품이 등장하면서 오승환 선수의 부상 공백을 잊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삼성은 전력 곳곳에 젊은 피가 수혈되고 이를 통한 내부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기존 선수들까지 분발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어냈습니다.

이러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양준혁 선수의 은퇴와 박진만 선수의 타 팀 이적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원할한 세대교체와 함께 팀 체질을 개선하는 효과를 모두 누리면서 앞으로의 전망을 더 밝게하는 팀이 되었습니다. 과거 좋은 선수들을 돈으로 사와서 전력을 구축하는 "돈성" 이라는 이미지는 사라졌고 2군 육성을 통해 알차게 전력을 보강하는 내실있는 팀으로 변모한 것입니다.

이렇한 변화의 중심에는 전임 김응용 감독에 이어 팀을 맞은 선동렬 감독의 뚝심이 있었습니다. 선동렬 감독은 팀 안팍의 비난과 견제에도 팀 개편을 꾸준히 진행했고 올 시즌 큰 성과를 얻어냈습니다. 구단 프런트 역시 그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내주었고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시 5년 재 계약에 성공하면서 선동렬 감독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선동렬 감독에 대한 비판도 물론 존재합니다. 과거 화려한 공격야구로 팬들을 열광시켰던 삼성의 야구는 강력한 불펜진을 바탕으로 한 지키는 야구로 변모했고 점수를 더 내기 보다는 덜 주는 짠물 야구로 상위권의 성적을 계속 일궈냈습니다. 과거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 선수로 대표되는 거포들이 즐비한 화끈한 화력을 뽐내던 삼성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 내용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이승엽 선수를 비롯한 거포들의 잇단 이적과 젊은 타자들의 성장이 더뎌지는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과거 삼성이라면 FA시장에서 선수를 사와서 그 자리를 메웠겠지만 선동렬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었고 그들의 성장을 기다렸습니다. 약화된 공격력은 불펜의 힘을 극대화하는 지키는 야구로 대신하면서 뚝심 있는 팀으로 팀을 변모시켰습니다.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는 비난을 받긴 했지만 이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안정된 전력 구축이 가능해졌고 젊은 타자들의 크게 성장한 올 시즌 공격과 수비가 조화를 이루는 팀으로 발전하는 밑 바탕이 되었습니다.

과거 삼성은 화려한 야구를 하긴 했지만 포스트 시즌에서 매번 고배를 마시면서 강팀 이미지에 먹칠을 하곤 했습니다. 삼성 우승에 가장 큰 벽은 김응룡 감독이 팀을 지휘하고 선동렬 감독이 선수로 활약하던 해태였습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번번히 해태에 발목을 잡혔고 영원한 2인자로 입지를 굳히고 말았습니다. 1등 주의를 지향하는 삼성그룹에겐 불만족 스러운 결과였고 수 많은 감독들이 단명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삼성의 우승을 향한 열망은 그들을 그토록 괴롭혔던 해태출신 코칭스탭의 영입을 통해 이룰 수 있었습니다. 삼성은 김응룡 전 해태감독의 선임과 동시에 선동렬 현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하며서 대대적인 팀 개편을 시도했고 그들이 그토록 열망하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을 실현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후 삼성의 꿈을 실현시킨 김응룡, 선동렬 체제는 사장과 감독으로 계속 이어졌고 오랜 기간 좋은 호홉으로 팀을 이끌었습니니다.

선동렬 감독과의 장기 계약으로 지속될 것으로 여겨지던 김응룡, 선동렬 체제는 김응룡 사장의 퇴진으로 와해되었고 결과적으로 선동렬 감독의 사실상 경질로 이어졌습니다. 프런트의 교체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팀을 잘 이끌어온 감독의 교체는 다소 의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앞서 지적한 대로 삼성의 전력은 한층 더 안정되었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더 강한 팀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선동렬 감독 역시 40대 후반의 젊은 감독입니다. 세대교체의 의미도 크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선수 장악력이나 지도력에서 문제를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분위기 쇄신이라는 명분도 크지 않습니다. 그의 후임으로 결정된 류중일 코치가 감독 경험이 전무한 신예 감독임을 감안하면 그 선택에 의문이 더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자칫 구단 프런트의 입김이 더 강해지는 우승 지향주의로 아니면 연고지 출신의 코칭스탭이 중심을 이루는 순혈주의로의 회기하는 것이 아닐지 하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선동렬 감독으로서도 첫 지도자 경험을 시작한 팀이고 오랜 기간 맞아온 팀을 타의에 의해 떠난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의문이 있지만 삼성은 감독교체를 통한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선동렬이라는 삼성의 태양을 스스로 지우고 그 자리를 신예 감독으로 대체했습니다. 코칭 스탭을 비롯한 팀 개편은 불가피해 졌습니다. 다만 그 과정이 너무나 전격적이었고 떠나는 감독과 부임하는 감독 모두에게 갑작스러운 일이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자진 사퇴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선동렬 감독에게는 큰 상처가 될 것입니다.

2010년이 끝남과 동시에 삼성의 태양도 함께 저물었습니다. 선동렬 감독이 없는 삼성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삼성의 행보에 따라 상위권의 판도 역시 큰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과연 삼성이 프런트의 의도대로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날지 큰 혼돈에 빠질지 내년시즌 삼성을 맞게 될 신임 류중일 감독의 어깨가 더 무거워 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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