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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는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 레이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시즌 초반부터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SSG가 앞에서 끌고 키움, LG가 뒤를 추격하는 3강 체제가 굳건한 가운데 부상 선수 속출에도 서서히 챔피언의 위력을 되찾고 있는 KT가 3강을 위협할 팀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오프시즌 기간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보강한 KIA도 중위권에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런 상위권 팀들의 위세에 밀려 하위권 팀들은 아직 상당한 격차를 두며 뒤로 쳐져 있다. 6위 롯데가 5위 KIA에 4경기 차로 추격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전통의 강 팀 두산과 삼성은 전반기 극심한 부진 속에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NC 역시 오프시즌 기간 투자가 무색하게 9위에서 순위 상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하위 한화는 올 시즌도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은 순위의 양극화 속에서 상위 5개 팀 사이의 순위 경쟁이 큰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이후 어렵게 팬심을 잡아가고 있는 프로야구에는 흥행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보나 마나 한 순위 경쟁은 흥미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상위권 팀들과 하위권 팀들의 전력 차는 전반기 분명히 드러났다.

이 틈에서 그나마 순위 상승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하위권 팀은 롯데다. 롯데는 전반기 막바지 4연승으로 5위권과의 격차를 조금 좁혔다. 4월 한 달 무서운 상승세로 2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이후 투. 타의 불균형과 주력 타자들의 잇따른 부상 공백으로 순위가 급 하락했던 롯데였다.

롯데는 그 분위기를 좀처럼 반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7월 들어오면서 부상 선수들의 복귀하고 2군에서 콜업한 젊은 선수들이 경쟁력을 보이면서 선수 뎁스가 두꺼워지는 효과를 얻었다. 마운드 역시 선발 마운드가 5인 로테이션을 무난히 가동하고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던 불펜진이 새롭게 필승 불펜진을 재 구성하면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롯데는 뭔가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를 만든 전반기의 마지막 분위기였다. 

 

 

 



롯데는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중요한 결정을 했다. 롯데는 올 시즌 새롭게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를 웨이버 공시하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 잭 렉스를 영입했다. 롯데는 피터스에 대해 긍정과 부정적 평가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롯데는 그동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쪽으로 그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그 기회는 전반기까지였다. 

롯데의 결정은 의미가 있다. 피터스는 롯데가 팀을 리빌딩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선수였다. 롯데는 피터스 영입을 위해 두 시즌 동안 유격수로 내야의 중심을 잡아주던 외국인 선수 마차도를 떠나보냈다. 마차도는 리그 최고 수비 능력으로 불안했던 롯데 내야진 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 공격력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마차도는 롯데가 외국인 타자의 전형적인 기대치인 장타력과 공격 생산력보다는 수비력에 중점을 두고 영입한 선수였다. 마차도는 롯데에 기대를 충분히 충족했다. 

이런 마차도를 대신한 외국인 타자 영입은 팀에 주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그에 맞게 팀을 개편하기도 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래 유격수 자원을 대거 지명했고 그들의 성장하는 기간 유격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학주, 박승욱, 두 경험 많은 내야수를 트레이드 등으로 보강했다. 대신 롯데는 넓어진 외야를 책임질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피터스를 선택했다. 

피터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앞 순위 유망주 출신으로 20대 젊은 나이에 성장 가능성이 풍부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선구안과 콘택트에 문제가 있었지만, 롯데는 한 단계 아래 레벨인 KBO 리그에서 훨씬 나은 공격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큰 키에도 빠른 주력과 운동신경을 자랑하는 피터스가 외야 수비에서도 큰 역할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롯데는 피터스의 높은 삼진 비율에 우려가 있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은 파워가 많은 홈런 생산과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나름 치밀한 계산에 선 영입이었다. 

하지만 피터스 영입은 실패에 가까웠다. 피터스는 전반기 85경기에 출전해 타율은 0.228에 불과했고 13홈런 48타점에 머물렀다. 세부 지표도 장타율 0.402, 출루율 0.299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홈런 13개 리그에서 상위권 성적이었지만, 그 홈런을 때려내는 동안 무려 77개의 삼진을 당했다. 거포의 숙명이자 홈런을 비용이라 할 수 있는 삼진이지만, 그 비용이 너무 컸다.

피터스는 77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은 26개에 불과했다. 선구안이나 출루 능력에서 문제가 있었고 결정적으로 KBO 리그 투수들의 직구에 대응하지 못했다. 상대팀을 그의 약점을 파고들에 몸 쪽 직구 승부를 자주 했고 피터스는 이에 대응하지 못했다. 몸 쪽 직구 승부에 이은 외각으로 빠져나가거나 떨어지는 변화구 삼진은 피터스에게 공식이 됐다. 선구안에 콘택트 능력 부족, 가끔씩 보여주는 홈런포와 파워배팅, 외야에서의 호수비로 버티긴 했지만, 피터스는 롯데가 기대한 중심 타자로서는 부족함이 컸다. 한때 반등 조짐도 있었지만, 지속력은 없었다.

피터스의 타순은 점점 밀려 하위 타순으로 고정됐다. 롯데가 떠나보낸 마차도가 생각날 정도였다. 롯데는 전반기 내야 수비 불안에 시달렸다. 주전 유격수로 영입한 이학주는 부진한 타격에 수비마저 흔들렸고 잔부상이 이어졌다. 박승욱은 성실한 플레이를 하긴 하지만 주전급 기량은 아니었다. 2군에서 콜업한 한태양, 이호연 등이 유격수 자리에 섰지만, 확실한 주전은 아니었다. 

롯데는 피터스 영입을 통해 공격 생산력을 끌어올리지도 못했고 내야 수비 불안까지 가중됐다. 한동희가 중심 타자로 자리를 잡고 베테랑 이대호, 전준우, 안치홍 등이 활약함에도 롯데는 공격에서 왠지 모를 목마름이 있었고 불안한 수비가 계속 팀 상승세에 발목을 잡았다.

 

 

 



결국, 롯데는 피터스 영입의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롯데는 더 나은 대안을 모색했고 후반기 시작과 함께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를 새롭게 영입했다. 이번에 영입한 잭 렉스는 우투좌타의 외야수로 피터스와 같은 LA 다저스에 지명되어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역시 피터스와 같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최근까지 활약했다. 그는 공군사관학교를 다니다 야구를 하고 싶어 사관학교를 중퇴하고 야구부가 있는 대학으로 입학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렉스는 그동안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는 생활을 했고 메이저리그에서는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22경기 출전에 홈런은 없고 0.205 타율에 3타점을 기록했다. 이제 나이도 20대 후반으로 메이저리그 콜업의 가능성이 점점 떨어지는 시점이었고 최근 원 소속팀에서 방출됐다.  마침 렉스와 롯데가 연결됐다. 그로서는 선수 생활의 새로운 기회가 필요했고 롯데는 피터스 이상의 생산력을 보여줄 대체 외국인 타자가 필요했다.

렉스는 마이너리그에서는 나름 준수한 활약을 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377경기에 출전한 렉스는 0.298의 타율과 0.386의 출루율, 0.496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타점은 233타점이었다. 나름 꾸준한 활약을 했다. 다만 175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385개의 삼진을 당하며 볼넷 대 삼진 비율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피터스에게서 보였던 높은 삼진 비율이 재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여기에 장타보다는 중거리 타자 유형으로 홈런 타자가 아니라는 점도 피터스와 다르다.

하지만 최근 마이너리그 트리플에이 성적은 기대감을 가질만하다. 올 시즌 렉스는 트리플에이 34경기에서 0.331의 타율에 4할이 넘는 출루율 5할을 크게 웃도는 장타율을 보였다. 볼넷 대 삼진 비율도 크게 개선됐다. 이런 성적으로 그는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그 생존에 실패했다. 비록 큰 무대에서 실패했지만, 그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계속할 수 있는 성적이었다. 최근 기량이 더 발전하고 최근까지 경기를 뛰었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는 당장 실전에서 활약할 수 있는 렉스가 전력 상향에 적격이었다. 마침 롯데는 공격력을 겸비한 외야수가 절실하다. 피터스는 실패했고 다수의 유망주들이 펼치는 외야 주전 경쟁 역시 황성빈을 제외하면 확실한 승자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은 도토리 기재기다. 렉스가 중심 타자로 우익수에 자리한다면 올 시즌 롯데의 히트 상품이 되고 있는 재간 있고 빠른 발을 가진 외야수 황성빈을 중견수로 고정할 수 있다.  

렉스 역시 메이저리그 재도전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도 주전으로 계속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유리하다. 낯선 환경이지만, KBO 리그는 이미 그 인지도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정도로 높아졌고 KBO 리그 출신 선수들이 다수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거나 지금도 마이너리그에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렉스 역시 관련 정보를 충분히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마침 같은 마이너리그 팀에는 과거 롯데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번즈가 있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건 그동안 성공 확률이 높지 않았다. 리그 적응의 문제가 타자들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후반기 반등을 위해 가시적인 행동이 필요했다. 선수단에게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외국인 선수 교체로 전달했다.

롯데에게 올 시즌은 이대호의 은퇴 시즌이라는 큰 상징성이 있다. 이대호는 은퇴 시즌이라는 말이 무색하고 타율왕 경쟁을 하는 등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약을 하고 있다. 이런 이대호에게 롯데 팬들의 은퇴는 큰 아쉬움이다. 한편으로 팬들은 선수로서 마지막 꿈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지 못하고 은퇴해야 하는 이대호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다.

이에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이대호의 은퇴 무대가 정규리그가 아닌 포스트시즌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런 팬들의 여론을 롯데는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리빌딩에 중점을 두는 구단 운영을 하고 있지만, 수년간 이어지는 하위권 성적은 팬들에게 큰 실망감으로 다가왔다. 

올 시즌은 초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대로 물러서기 아쉬운 시즌이기도 하다. 롯데로서는 뭐든 해야 할 시점이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인 외국인 선수 교체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실패를 인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과감한 결정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여부다.

롯데는 렉스에게 홈런도 기대하겠지만, 그보다는 중심 타선에서 많은 안타와 타점 생산능력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렉스가 중심 타자 역할을 한다면 롯데 타선의 위력은 한층 배가될 수 있다. 롯데의 선택이 과연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전력 보강을 위한 롯데의 또 다른 카드가 있을지 롯데의 후반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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