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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라면 호랑이 징크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반즈의 이야기다. 반즈는 후반기 첫 경기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6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하며 패전을 기록했다. 롯데는 이 경기에서 타선이 부진이 겹치며 2 : 5로 패했다.

6위 롯데는 5위 KIA와의 후반기 첫 3연전에서 4경기 승차를 좁히려 했지만, 3연전 첫 경기 패배로 오히려 거리가 더 멀어질 상황에 놓였다. 또한, 대 KIA전 상대 전적에서 2승 7패가 되며 열세가 더 공고해졌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가장 근접한 목표인 5위 진입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인 KIA전 열세는 롯데에게는 분명 아쉬운 일이고 후반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그 흐름을 깨지 못했다. 

롯데의 KIA전 열세는 에이스 반즈의 KIA전 성적과 연결된다. 반즈는 올 시즌 KIA전에 4경기 선발 등판했지만,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반즈는 KIA전 2패와 함께 방어율도 5.75로 그의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올 시즌 반즈가 상대한 팀 중 승리를 하지 못한 팀은 KIA가 유일하다.

반즈는 올 시즌 롯데의 확실한 에이스다. 반즈는 21경기 선발 등판해 9승 7패 방어율 2.89를 기록 중이다. 패전이 많지만, 야수들의 지원 공. 수 지원 부재와 불펜진의 부진 등이 겹치는 등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세부 성적에서 반즈는 130.2이닝을 투구하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반주는 시즌 초반부터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의 루틴을 지키고 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반즈는 꾸준히 이닝 이터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 외에 반즈는 리그 5위권 안에 들어가는 112개의 적지 않은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고 볼넷은 28개에 불과하다. 강력한 구위는 아니지만, 좌우 코너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제구와 타자들의 타이밍을 적절히 빼앗는 체인지업, 좌완 투수로서는 보기 드문 쓰리 쿼터형의 독특한 투구폼이 조화를 이루며 타자들에게 매우 까다로운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롯데에서 큰 활약을  했던 외국인 투수 레일리를 연상하게 하는 반즈다. 반즈는 레일리의 큰 약점이었던 우타자 상대 약점마저 크게 지워내며 롯데가 고대하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반즈가 KIA전에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첫 만남부터 꼬이는 경기였다. 반즈는 4월 한 달 0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며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KIA전은 달랐다. 4월 12일 KIA전에서 반즈는 5이닝 동안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역투했지만 4실점하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수비 실책이 원인이 되면서 그 실점은 비자책점이 됐고 타선의 지원으로 패전을 면했지만, 기분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잘 던지다 한 이닝을 대량 실점하는 장면이 나왔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후 만남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무려 14번의 퀄리티스타트, 6이닝 3실점 이하의 투구를 했던 반즈였지만, KIA와의 등판에서는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지 못했다. 투구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실점의 패턴도 한 이닝에 집중타를 허용하거나 홈런을 허용하며 대량 실점을 하는 일이 일어났다. 매 경기 냉정하고 꾸준한 투구를 하는 반즈지만, 유독 KIA전에서 순간 페이스가 흔들리는 장면이 많았다.

후반기 첫 등판인 7월 22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반즈는 순조롭게 초반을 보냈지만, 3회 초 수비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3회 초 반즈는 안타 2개를 허용했고 2사 1, 2루 위기에서 나성범을 상대했다. 그 승부는 풀카운트로 이어졌다. 반즈는 회심의 승부구를 던졌고 그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것으로 보였다. 변화구에 대비하던 나성범으로서는 허를 찔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KIA는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반주는 순간 볼 판정에 대한 큰 아쉬움을 표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에게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후 반즈는 크게 흔들렸다. 반즈는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1실점했고 연속 적시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은 4점으로 늘었다. 상대 에이스의 흔들리는 순간을 KIA는 파고들었고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승부의 추는 크게 KIA쪽으로 넘어갔다. 롯데는 이대호의 2점 홈런으로 추격했지만, 경기 후반 장현식, 전상현, 마무리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KIA의 필승 불펜을 넘지 못했다. 반즈에게는 또 하나의 패전이 더해졌다. 

패전도 문제였지만, 반즈에게는 유독 KIA전에만 나쁜 결과가 쌓인다는 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제는 징크스로 완전히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KIA 타자들은 반즈와의 대결에서 확실한 계획도 노림수를 가지고 대결하는 듯 보인다. 이에 반즈는 상대적으로 KIA전에 투구 수가 늘어나는 편이다. 안타 허용도 많다. KIA가 반즈를 잘 분석하고 경기에 나서는 느낌이다.

여기에 유독 KIA전에서 볼 판정에 대한 아쉬운 장면이 눈에 보인다. 반즈는 좌우 코너를 넓게 사용하는 투수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같은 구심이 아님에도 그의 좌우 코너로 향하는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반즈가 흔들렸다. 반즈는 아쉬운 볼 판정 이후 공이 가운데 몰리면서 집중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을 하는 패턴이 KIA전에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대응이 필요하다. 심판의 볼 판정은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의사 표현도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평정심을 지키고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KIA 타자들은 반즈의 심리를 잘 읽고 대응하는 모습이다. 그의 가운데 몰리는 공을 잘 공략해 원하는 결과는 얻고 있다. 어쩌면 반주는 KIA 전에서의 계속된 패전이 신경 쓰일 수 있다. 보다 더 신중하게 투구할 수도 있다. 반면에 그에 비례해 KIA전에 더 예민해질 수 있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냉정하게 KIA전을 분석하고 상대 팀의 타격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징크스를 깨뜨리는 방법은 타선의 화끈한 지원이다. 반즈가 등판한 KIA전에 타선이 폭발하면서 대량 득점 한다면 에이스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은 KIA 투수들에 대체로 고전하고 있다. 7월 22일 경기에서도 롯데 타자들은 KIA 외국인 투수 파노니에게 크게 고전했다. 6회 말 이대호의 2점 홈런이 나오기 전까지 답답한 흐름이었다. 파노니는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아니었다. 반즈보다는 한 수 아래의 투구 내용이었지만, 교체 외국인 투수로 KIA에 합류한 낯선 투수에 타자들이 대응하지 못했다. 이 외에도 롯데 타자들은 KIA전에서 시원한 공격력이 아니었다. 상대 전적에서 크게 밀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반즈의 KIA전 징크스 탈출은 롯데의 KIA전 열세 탈출과 연결된다. 현재 6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며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SSG, 키움, LG를 롯데가 추격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KT와 KIA 4, 5위권 팀을 목표로 하는 게 현실적이다. 물론, 그 승차도 만만치 않다. 추격을 위해서는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승차를 좁히는 게 가장 빠르다. 롯데가 KIA전 열세를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에이스의 계속된 KIA전 불운을 깨야 한다. 

반즈는 올 시즌 롯데에는 보배 같은 존재다. 후반기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하는 롯데로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반즈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서 많은 승리를 해야 한다. 이런 반즈가 특정 팀에 약점을 보이고 승수를 챙기지 못하는 상황은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더 어둡게 하는 일이다. 반즈가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KIA전에서 확실한 설욕을 할 수 있을지 이는 롯데가 고대하는 일일기도 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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