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프로야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스트레일리 롯데 선발진 숨통 틔우나?

 

롯데에게 정말 반가운 선발 호투였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의 이야기다. 스트레일리는 5월 9일 두산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했다. 스트레일리에게는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였다. 또한, 나균안 외에 다른 선발 투수로서는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이기도 했다. 

이런 스트레일리의 선발 호투에도 롯데는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에게 타선의 완벽하게 막혔고 경기 중반 이후 불펜진이 연달아 실점하면서 경기 흐름을 가져오지 못한 채 2 : 5로 패했다. 팀 패배와 함께 스트레일리는 또다시 시즌 첫승에 실패했고 3패째를 기록하게 됐다.

여러 가지로 아쉬운 경기였다. 롯데는 어린이날을 전후로 내린 많은 비로 긴 휴식기를 가졌다. 휴식기 전 경기에서 9연승이 더 이어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팀 분위기가 상승세에 있었다는 점에서 반가운 휴식기는 아니었다. 다만, 그동안 연승 과정에서 많은 등판을 했었던 불펜진이 힘을 회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기간이었다.

재 정비 후 다시 나선 경기에서 롯데는 연승 기간 보여준 짜임새 있는 투. 타 조화가 보이지 않았다. 득점권에서 강한 집중력을 보였던 타선은 1회 말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에서 1득점하며 그 흐름을 이어가는 듯 보였지만, 2회부터 긴 침묵에 빠졌고 반등하지 못했다. 알칸타라가 좋은 컨디션을 보이긴 했지만, 긴 휴식기간 탓인지 타자들의 타격감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보였다.

 

 

 

여기에 시즌 초반 롯데 전력에 강점으로 자리한 불펜진도 부진했다. 7회부터 가동된 롯데 불펜진은 7회와 8회 연달아 실점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두산에 내주는 원인을 제공했다. 연승 기간 호투를 거듭했던 김진욱, 김상수, 신정락 등의 불펜진이 모두 부진한 투구 내용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패배에도 선발 투수 스트레일리의 호투는 롯데에 큰 위안이었다. 스트레일리는 긴 휴식기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고 이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등판에서 급격한 구속 저하 현상까지 보이며 불안감을 더했던 스트레일리는 속구 구속이 140킬로 중반으로 회복하는 등 본래 모습에 근접한 투구를 했다. 속구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변화구의 효용도가 높아졌고 보다 편안한 투구를 할 수 있었다.

부진했던 시점에 유인구에 의존하며 볼넷을 남발하며 무너지는 모습도 없었다. 스트레일리는 보다 공격적인 투구로 두산 타자들을 상대했다. 2실점 하긴 했지만, 실투에 의한 건 아니었다. 2회 초 허용한 솔로 홈런은 몸 쪽 제구가 잘 된 속구를 두산 허경민이 잘 때려낸 결과였다. 3회 초 1실점은 다소 불운이 겹친 결과였다. 

초반 실점에도 스트레일리는 자신의 투구 페이스를 잃지 않았고 투구 수 조절도 잘 이루어지며 6이닝까지 마운드를 지켜냈다. 추가 실점 위기도 있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이를 벗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무엇보다 그의 장점이 탈삼진 능력이 되살아났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롯데가 스트레일리의 호투를 승리로 연결했다면 팀 분위기를 상승 반전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도 패배가 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패전 투수가 되긴 했지만, 5월 9일 경기 퀄리티스타트는 팀과 스트레일리 모두에게 앞으로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투구였다. 스트레일리는 초반 부진을 거듭하면서 노쇠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선 그의 나이를 고려할 필요도 있었다. 이에 그의 반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빠른 시일 내 교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시점이었다. 

 

 

반응형

 

스트레일리는 이런 우려를 잠재우는 투구를 했다. 물론,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 적용이 넓었고 상대 팀 두산 타자들의 최근 타격감이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하겠지만, 이전까지 5회를 넘기기도 버거웠던 모습은 사라졌다.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가 살아났고 그에 필요한 구위도 되찾은 모습이었다. 

스트레일리가 투구는 나균안 외에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롯데 마운드에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초반 불펜 가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건 불펜의 과부하 우려도 덜 수 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등에서 수준급 투수를 대체 외국이 투수로 영입하기가 크게 어려워진 상황에서 큰 고민을 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 롯데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반등투가 일회성에 그친다면 롯데의 고민을 다시 깊어질 수 있다. 이는 그의 투구 후 회복력에 대한 의문을 크게 할 수 있고 꾸준함에 대한 의문을 키우기 때문이다. 스트레일리는 꾸준히 마운드에 올라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선발투수라는 장점이 있었다. 이 장점에 사라진다면 그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스트레일리는 2020 시즌부터 롯데에서 활약하면서 외국인 선수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친화력과 벤치에서의 리더십을 보이며 분위기 메이커의 면모가 있었다. 긴 수염을 기른 모습은 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여기에 실력까지 겸비한 스트레일리는 롯데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300x250

 

이 때문인지 올 시즌 초반 그가 부진했을 때 많은 롯데 팬들의 반응은 그에 대한 비난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앞섰다. 스트레일리의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는 팀과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의 반등은 함께 부진한 외국인 투수 반즈에게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또한, 9연승 후 다소 주춤한 팀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롯데는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4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지만, 야수진에서 주력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함께 마운드가 급격히 붕괴되며 큰 추락을 경험한 바 있다.

그 당시 롯데는 선발 투수들이 함께 부진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 투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 시즌은 4월 KBO 월간 MVP에 선정된 나균안이라는 국내 선발 투수가 등장했고 국가대표 박세웅도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투수들만 제 역할을 한다면 안정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 스트레일리의 반등 가능성 확인은 지난 시즌과 다른 5월 기대하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앞서 언급했지만, 지속성이다. 스트레일리가 이닝이터로 다시 활약하며 롯데 선발 투수진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이는 롯데가 상위권을 지속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