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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위닝 시리즈에 5월 성적 5승 2패 상승세, 만년 최하위 팀의 반등 가능성을 보이는 시점의 한화가 충격적인 결정을 했다. 한화는 5월 11일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4 : 0, 올 시즌 팀 첫 완봉승을 거둔 이후 수베로 감독의 경질과 함께 2군 퓨처스 팀 감독이었던 최원호 감독을 1군 감독으로 선임한다는 발표를 했다. 

사전에 그 징후를 느끼기 어려웠고 경기가 끝난 직후 심야에 일어난 일에 한화 선수단, 한화 팬들 야구팬들 모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2020 시즌 한화 이글스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었던 수베로 감독은 애초 계약했던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그의 경질과 함께 한화에서 일했던 외국인 코치들도 팀을 떠나게 됐다. 이로서 KBO 리그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서튼 감독만이 유일한 외국인 감독으로 남게 됐다. 

밤 사이 일어난 엄청난 변화는 한화의 팀 운영 기조 변화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한화는 오랜 세월 최하위권을 전전하며 약체 팀의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됐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김응용, 김성근, 두 레전드 감독을 영입하기도 했고 팀 프랜차이즈 출신 한용덕 감독을 선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한화의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이에 한화는 2021 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리빌딩을 목표로 대대적인 팀 개편에 들어갔다. 한화 선수 출신 정민철 단장 선임을 기점으로 수베로 감독을 선임하면서 코치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아울러 팀 육성 시스템 전반에 변화가 있었도 다수의 베테랑 선수들을 정리하며 강력한 리빌딩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 한화는 매우 젊은 팀으로 바뀌었다. KBO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리빌딩 기조였다.

 

 

 



이런 한화를 맡게 된 수베로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다년간 마이너리그 팀을 지휘하면서 리빌딩 경험이 풍부한 감독이었다. 그의 모국인 베네수엘라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우리 스포츠 특유의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지 않는 객관적인 팀 운영과 선수 기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달라진 한화를 상징하는 인물로도 적격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한화의 리빌딩을 현장에서 이끌었다. 신예 선수들의 대거 1군 라인업에 포함했고 최적의 라인업을 찾기 위한 라인업 변화를 지속했다. 여기에 우리 프로야구에서는 없었던 파격적인 수비 시프트를 팀에 정착하는 등 이전과 다른 스타일의 야구를 했다. 하지만 이런 참신함도 지속적인 성적 부진 앞에서는 계속 긍정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강력한 리빌딩을 천명했다고는 하지만 지난 수년간 한화의 경기력은 너무 부진했다. 수베로 감독 재임기가 한화는 압도적 최하위였다. 한화의 극도의 부진으로 리그 승률이 크게 왜곡됐다는 비판이 일어날 정도였다. 한화가 야심 차게 계획했던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화의 젊은 선수들은 타 팀과 비교할 없는 1군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그 기회를 성장의 계기로 만들지 못했다.

물론,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거포 3루수로 성장한 노시환과 한때 국가대표 2루수로도 거론됐던 정은원,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서 선발됐던 선발 투수 김민우 등의 성공 사례도 있었지만, 타 팀과 비교해 1군 선수들의 기량 차가 현격했다. 백업 선수층 역시 엷기만 했다. 수베로 감독 부임 이후에도 한화의 최하위 성적은 변함이 없었다. 그나마 그런 성적 부진으로 얻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으로 문동주, 김서현 등 상위 레벨의 신인을 다수 영입한 것이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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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바닥을 헤매는 팀 성적은 프로야구 10개 구단 팬들 중 가장 큰 인내심을 가진 한화 팬들에게도 참기 힘든 일이었다. 이제는 더 나은 성적과 승리를 원하는 목소리가 구단 안팎에서 커졌다. 수베로 감독 3년 차인 올 시즌에는 리빌딩이 아닌 승리하는 한화가 돼야 했다. 

이에 한화는 스토브리그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FA 시장에서 최상위 레벨의 선수들을 영입하지 못했지만, 팀 중심 타선에 설 수 있는 채은성을 영입했고 내야진과 마운드에 힘이 될 수 있는 오선진과 이태양을 FA 영입했다. 올 시즌은 다를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준 일이었다. 여기에 감독과 프런트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손혁 단장이 새롭게 영입돼 수베로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결과적으로 둘의 만남은 파국으로 마무리됐다. 

이런 변화 속에 한화는 기대감 속에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 한 달 실망스러운 모습이 이어졌다. 시즌 초반 접전을 경기를 거듭 놓치면서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릴 기회를 놓쳤고 마운드 운영 등에서 시행착오가 이어졌다. 여기에 고심 끝에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너무 미미했다.

1선발 투수로 영입했던 외국인 투수 스미스는 한 경기 등판 이후 어깨 부상을 이유로 마운드에 서지 않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교체됐다. 여기에 거포로 기대됐던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는 홈런왕이 아닌 삼진왕의 면모를 과시하며 있으마 마나 한 존재로 전락했다. 급기야 하는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가져야 했다. 스미스의 교체가 아니었다면 당장 방출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재 계약 외국인 투수였던 페냐 역시 4월 한 달 부진했다. 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의 활약 정도가 성적에 절대적인 영양을 미치는 상황에서 한화의 시즌 초반은 더 암울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된 부진은 수베로 감독에 대한 리더십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한화는 성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수베로 감독의 경기 운영 스타일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게속된 라인업의 변화와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 신예 선수들의 더든 성장의 문제 등 누적된 문제들이 여전했다. 결국, 한화는 수베로 감독과의 동행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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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선택지는 최원호 감독이었다. 최원호 감독은 이미 2020 시즌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이후 한화의 퓨처스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차기 감독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했다. 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프런트와의 원만한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교체 시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한화는 5월 들어 분명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라인업이 어느 정도 정리됐고 마운드의 혼선도 정리됐다. 투. 타의 안정감 생기면서 경기력도 나아졌다. 두 번의 위닝 시리즈는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마침 이 시점에 새로운 외국인 투수 산체스도 시즌 첫 등판이 성공적이었다. 상승세의 분위기에서 감독의 돌연 교체는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그것도 사전에 협의 없이 한 밤중에 결정을 하고 통보를 했다는 점은 일 처리 면에서 분명 아쉬움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단과 마찰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2년 넘게 선수단을 이끌었던 선수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수베로 감독이었다. 최근에는 심판 판정에 강력한 항의를 하는 등 승부사의 기질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화는 이미 수베로 감독에 대한 신뢰를 이미 거두고 있었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즌을 시작하기 전 부진에 빠져 있었던 4월에 이런 결정을 하는 게 나았다. 감독과 구단의 갈등이 꽤 오래전부터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의 경질 발표 직후 홈페이지에서 그의 흔적을 빠르게 지우는 기민함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의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그 흔한 멘트 구단 홈페이지나 SNS에 남기지 않았다. 분명 개운치 않은 마무리다. 

 

 

 



승리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 수베로 감독은 원정 경기를 위해 바로 떠나야 하는 선수들과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하고 짐을 챙겨 쫓기듯 경기장을 나서야 했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이고 비즈니스고 하지만, 팀 상승세에 악영향을 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새롭게 부임하는 최원호 감독에게도 이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계속된 팀 성적 부진이 감독만의 책임인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올 시즌만 해도 한화는 외국인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구성은 프런트의 영역이다. 다양한 경험을 했고 미국 야구에서 정통하다는 손혁 단장이 주도해 영입한 외국인 선수가 스미스와 오그레디였다. 우리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임을 고려하면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에 대한 책임은 프런트가 피할 수 없다.

또한, 최원호 신임 감독이 손혁 단장과 친인척 관계로 매우 돈독한 사이다. 공. 사는 철저히 구분될 것으로 보이지만, 손혁 단장 선임 당시부터 최원호 차기 감독설에 더 힘이 실렸다는 점은 수베로 감독의 전격 경질과 최원호 감독 선임과 맞물려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이다. 바꿔 말하면 이런 변화에도 남은 시즌, 한화가 나아진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프런트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결정을 내려졌다. 이를 통해 한화는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선수단 평가에 있어서도 과정이 아난 결과를 주로 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남은 시즌 한화 선수단에게는 매우 무거운 과제가 주어졌다 할 수 있다. 과연 이 결정이 한화를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모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한화이글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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