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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이제 거대 산업이다. 그와 관련한 시장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축구나 야구 같은 인기 스포츠는 파생되는 부가 가치가 상상을 초월하고 일명 돈의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스타 선수들의 계약 규모는 경기 상황과 상관없이 신기록을 돌파하고 있다. 
 
해당 스포츠를 통해 만들어지는 미디어 콘텐츠의 가치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미디어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스포츠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각 스포츠들은 시대에 맞게 변화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콘텐츠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부가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이런 스포츠에서 중동의 모래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세계적인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중동의 산유국들이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하면서 관련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동 국가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형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단적으로 지난 2022 카타르 남자 월드컵은 개최국인 카타르가 월드컵 진출 경험이 없고 사막의 무더운 기후 조건 등 각종 우려가 있었다. 심지어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금권 로비 의혹까지 있었지만, 카타르가 개최권을 가져왔다.

 

갈수록 거세지는 오일 머니 위력 

 

 

 


 
카타르 월드컵은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중동지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었고 뜨거운 중동의 여름을 피해 최초로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으로도 기록됐다. 앞서 언급했던 여러 제한 사항에도 사상 최초라는 단어가 붙는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는 힘은 돈이었다. 
 
꽤 오래전부터 세계 축구계에서 중동 국가들의 자본은 곳곳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다수의 유럽 프로축구 클럽들이 중동 부호들의 소유가 되어 있고 중동 자본의 프로축구 클럽 인수는 계속되고 있다. 그렇게 클럽을 인수한 중동 자본은 그들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선수들을 다수 영입하면서 단기간에 전력을 강화시켰다. 이에 만년 하위 클럽이 단숨에 강 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중동 자본이 대거 유입된 영국 프로축구 리그 EPL은 우수 선수들이 대거 유입되고 그에 비례해 리그의 인기가 오르면서 세계 최고 프로축구 리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더 나아가 EPL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프로스포츠 리그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중동 자본은 타국 리그에 대한 투자가 아닌 자국 리그의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투자가 다각화하고 있다. 축구 팬들이 아니어도 월드컵 축구 등을 본 이들이라면 알만한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다수 중동의 프로축구 클럽으로 이적하고 있다.
 
중동의 축구 클럽들은 몇 배의 연봉과 엄청난 이적료를 제시하며 선수와 클럽을 유혹하고 있다. 이에 상당수 스타 선수들이 중동으로 팀을 옮겼다. 과거에는 전성기가 지난 은퇴 시점의 선수들이 중동행을 선택하곤 했지만, 최근에는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도 돈을 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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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과거 중국의 프로축구 리그가 자국의 경제 호황 시기 막강한 자금력과 국가적인 지원에 힘입어 다수의 유명 축구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당시 중국은 자국 축구의 수준 향상을 위한 방법으로 자국 축구 리그 수준 향상을 강력히 추진했다. 이는 축구 선수들의 가치 폭등을 불러왔다. 중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다수 기업들이 해외 축구 클럽들을 다수 인수해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가 점점 내림세를 보이고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중국의 축구에 대한 투자가 둔화됐다. 이에 축구계 전반의 가치 인플레가 진정될 시점이었지만, 중동 국가들의 경쟁적인 투자가 가치 인플레를 다시 촉진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중동 국가들은 그들의 리그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그 바탕 위에 리그의 흥행을 제고하려 하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기 식 투자가 아닌 장기적 관점으로 리그를 부흥시키려 하고 있다.
 
중동 지역은 유럽과 지리적으로 멀지 않고 다수의 항공편이 오가는 교통의 편리함이 있다. 이슬람교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지만,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함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동 국가들은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스포츠 산업에 대한 투자는 새로운 국가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하는 일이기도 하다. 

축구는 세계적으로 매우 보편적인 스포츠고 팬층이 매우 광범위하고 글로벌하다. 스타 선수들이 다수 활약하는 리그라면 그 리그가 어디든 거부감이 덜하다.
 
이에 중동 리그는 그들의 중계권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기도 하고 궁극적으로 중동리그 팀을 유럽의 클럽 대항전에 출전시키려는 계획도 있다. 앞으로는 중동의 축구 클럽이 유럽 축구 클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과거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 했겠지만, 돈의 힘은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점점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축구, 골프 그리고 스포츠 워싱?

 

 
여기에 더해 중동의 자본은 서양인들이 크게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인 골프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 최고의 자금력을 자랑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가 투자하는 별도의 프로골프 투어 LIV가 창설됐다. 이 투어는 우수 선수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끌어들여 리그의 인지도를 높였다. 실제 다수의 선수들이 물량 공세에 넘어가 대표적인 프로골프 투어인 PGA를 떠난 신설 투어인 LIV로 이적했다. 이와 관련해 PGA 투어를 주도하는 미국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어났고 리그를 바꾼 선수들에 대해서도 돈에 팔려 골프의 전통과 자부심을 저버렸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하지만 이런 비난에도 중동 자본이 주도한 프로골프 투어인 LIV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LIV와 PGA의 합병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 내용에는 통합된 투어의 운영을 PGA가 한다고는 했지만, 실제 투어의 소유권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가진다는 조항이 있어 사실상 중동 자본이 미국 골프투어를 인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골프는 세계적으로 크게 대중화됐지만, 영국이 골프의 종주국으로 자리하고 있고 서양의 스포츠, 선진국의 스프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골프는 서구식 전통과 예의를 중시한다. 최근 프로골프에 우리 한국 선수들을 포함해 아시아 선수들이 활약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오랜 골프 역사를 기반으로 세게 골프의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동 자본은 이 골프의 아성을 너무 쉽게 무너뜨렸다.

이 외에도 대중적으로 큰 인기가 있는 스포츠에서 중동 자본의 진출은 점점 더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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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스포츠워싱 논란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스포츠워싱은 각종 논란이나 부정적 이슈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비 정치적 분야인 스포츠에 대한 투자나, 후원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스포츠 워싱은 인권 관련 이슈가 있는 독재 국가들 중에서 이를 자주 활용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정권이 부족한 정통성 문제 등을 희석시키기 위해 프로스포츠 리그를 빠르게 출범시키고 각종 스포츠 이벤트를 적극 후원하고 개최했다. 이 역시 스포츠워싱의 일환이라 할 수 있있다. 
 
중동 국가들은 석유를 바탕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고 매우 높은 국민소득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 근대적인 세습 왕조의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에 따라 권력이 소수에 집중되고 부의 불평등도 심화되어 있다. 권력의 사유화는 이에 반대하는 정치 세력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지기도 하다.
 
또한, 이슬람 율법을 악용해 여성들에게 히잡 착용을 강제하거나 여성의 사회활동이나 교육의 기회를 제약하는 남녀 불평등 정책은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이렇게 중동 국가들은 인권 문제와 관련해 부정적 이미지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석유가 고갈되는 미래에 대비해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현대화된 국가를 지향하고 있지만, 여전한 비 민주적 정치체제 등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 등은 프로스포츠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중동 국가들의 그들에 대한 대외적 이미지를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수단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켜져야 할 스포츠의 정체성


 
아울러 중동 국가들의 프로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지금은 돈을 물 쓰듯 투자를 하고 있지만,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중동 지역 정세가 변화하면 투자 흐름이 끊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스포츠의 생태계를 크게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막대한 자금이 유입된 프로스포츠 리그는 그 규모가 매우 비대해져 있다. 그 상황에서 리그를 지탱하는 돈이 끊긴다면 그 후유증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세계 스포츠계는 돈의 단맛에 길들여져서는 안 되고 스포츠의 지나친 상업화를 경계해야 한다. 특히, 그 어느 스포츠 이벤트보다 스포츠 정신에 근거해야 할 올림픽마저 상업성을 추구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스포츠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해지고 있고 이는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스포츠는 쇼 비즈니스가 아니다. 스포츠는 각본이 있는 논픽션 드라마가 아니고 공정한 경쟁의 장이다. 돈의 논리가 스포츠를 지배한다면 스포츠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어떤 스포츠 단체가 돈에 잠식되고 그 돈줄을 쥐고 있는 세력의 힘이 절대적이라면 스포츠의 존재 이유 중 하나인 공정성의 무너질 수 있습니다. 중동지역에서의 경기나 중동 팀들과의 스포츠 경기에서 노골적인 편파 판정이 발생하는 상황을 지금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그에 대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러한 일들은 스포츠의 존재 이유를 사라지게 합니다.
 
중동 자본의 유입은 스포츠 시장을 활성화화는 등의 긍정적 기능도 분명 존재한다. 특히, 돈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프로스포츠에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런 단맛에만 길들여진다면 그 후유증을 심각하게 겪을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스포츠가 가진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내부의 자성과 노력이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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