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타선의 부진이 아쉬웠던 롯데. 준PO 3차전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롯데의 3연승 기대는 희망으로 끝났고 기세가 한 풀 꺽이고 말았습니다. 두산은 초반 실점의 불리함을 극복하면서 3위팀의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결국 접전의 경기는 6 : 5 두산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고 시리즈 역전의 희망을 되살렸습니다. 롯데로서는 선취 득점 시 승리한다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공식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롯데가 주도했습니다. 롯데는 두산 선발 홍상삼 선수를 경기 시작부터 공략하면서 2점을 선취했습니다. 김주찬, 손아섭, 조성환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은 연속안타로 홍상삼 선수를 흔들리게 만들었고 그의 롯데전 악몽을 되살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주루 플레이가 홍상삼 선수의 위기 탈출을 도왔습니다.

무사 2루에서 발생한 조성환 선수의 견제사는 초반 좋은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후 홍상삼 선수는 안정감을 되찾았고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롯데 타선의 적극성을 활용한 유인구와 변화구 위주 피칭이 통하면서 롯데의 추가 득점을 막아냈습니다. 롯데로서는 초반 승기를 잡아야할 기회를 놓쳤고 두산의 승리 의지를 살려주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두산의 초반 공격도 그 내용이 좋지 못했습니다. 두산은 롯데 선발 이재곤 선수에 대비해 좌타자를 대거 기용하는 변칙 라인업을 선보였습니다. 선발 출장하지 않았던 정수빈 선수가 1번으로 나섰고 오재원, 이종욱, 김현수 선수로 이어지는 좌타라인을 상위타선에 배치했습니다. 여기에 이원석 선수를 3루수로 기용하면서 부진한 고영민, 최준석 선수를 라인업에서 제외했습니다.

1승이 급한 두산으로서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를 배제하고 데이터가 근거한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초반 잇단 찬스에서 병살타와 득점타 부재 현상은 여전했고 변화된 라인업의 효과를 볼 수 없었습니다.

두산의 답답함은 3번 타자 이종욱 선수의 홈런으로 풀렸습니다. 롯데 선발 이재곤 선수는 시즌중 보여주었던 날카로운 제구가 흔들리면서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주무기 싱커마저 밋밋하게 떨어지면서 매 회 주자를 출루시키는 불안한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두산 타선의 결정적 부족과 내야의 호수비의 도움으로 근근히 이닝을 이끌었지만 불안한 투구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불안함은 4회초 이종욱 선수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급격한 난조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2 : 0 의 경기가 2 : 1 이 되면서 이재곤 선수는 급격히 제구가 흔들렸습니다. 추가 실점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공은 자꾸만 스크라이크 존을 벗어났고 볼넷과 몸맞는 공이 연속되었습니다. 선발 투수의 불안은 수비의 불안으로 이어졌고 폭투와 수비 실책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실점은 5점으로 늘어났습니다.

타선의 득점력 부족으로 고민하던 두산은 롯데의 결정적이 수비 실책과 빗맞은 안타의 행운이 함께 하면서 초반 열세를 5 : 2 리드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주던 이대호 선수의 결정적인 실책이 대량 실점이 빌미가 된 점이 롯데에게 너무나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또한 급격히 흔들리던 이재곤 선수를 그대로 밀고간 장면도 또 하나의 아쉬움이었습니다. 2연승의 여유가 있었지만 그동안 등판하지 않았던 이정훈, 김일엽 카드를 불펜에 남겨두고 이재곤 선수를 5회까지 고집한 결과는 6 : 2의 리드 허용이었습니다. 이후 등판한 허준혁, 이정훈 선수가 무실점 호투를 했다는 점도 과감한 투수 교체가 어떠했을까 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공 수의 아쉬움속에 롯데에게도 반전의 기회는 있었습니다. 6 : 2 로 리드당한 상황에서 롯데는 전준우 선수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반격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잘 던지던 홍상삼 선수는 갑작스러운 난조에 빠졌고 김주찬 선수의 기습번트 안타와 두산 내야의 연이은 실책이 함께 하면서 6 : 5 까지 추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1사 2루의 찬스, 중심타선의 한방이면 동점내지 역전이 가능한 찬스였지만 이대호, 홍성흔 선수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습니다. 이날 롯데 타선은 김주찬 선수가 살아나면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었고 조성환 선수가 멀티히트로 뒤를 받쳤지만 중심타선의 침묵하면서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5득점이 있었지만 그것은 상대 실책과 하위타선의 분전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4, 5, 6번을 이룬 이대호, 홍성흔, 강민호 선수는 두산 투수진의 유인구, 변화구 승부에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번번히 범타로 물러났습니다. 이대호 선수는 삼진3개, 강민호 선수는 삼진 4개를 기록했고 홍성흔 선수는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무안타로 침묵했고 롯데 타선의 맥은 번번히 끊어졌습니다. 두산의 중심타선 부진이 롯데로 옮겨온 듯 한 경기였습니다.

두산은 홍상삼 선수를 구원한 왈론드, 고창성 선수의 호투로 더 이상의 추격을 막고 힘겹게 리드를 지켜냈습니다. 좌완 왈론드 선수는 롯데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야수들의 실책이 겹치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완급을 조절하는 노련한 투구로 롯데 타선을 무력화시켰습니다. 완론드 선수의 각도큰 변화구와 유인구는 롯데 타선의 방망이를 절묘하게 비켜나갔고 승리의 중요한 힘이 되었습니다.

결국, 두산은 5, 6회 득점이후 추가 득점이 없었지만 왈론드 선수의 기대이상의 호투와 다시 안정감을 찾은 수비진의 힘을 바탕으로 1점차의 리들 지켜내며 기사회생의 승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실책이 빌미가 된 대량 실점을 주고받는 등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어려운 경기를 승리하면서 다시 분위기를 다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반면 롯데는 믿었던 선발 이재곤 선수가 무너지면서 3연승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시즌 내내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이재곤 선수였지만 포스트 시즌의 중압감은 그에게 큰 부담이었습니다. 1년전 포스트 시즌 경험이 있었던 홍상삼 선수는 실점이후 안정을 찾았지만 이재곤 선수는 위기의 순간 스스로 무너지면서 경험부족의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아직 여유가 있는 롯데지만 보이지 않았던 수비실책에 의한 대량실점을 했고, 두산의 맞춤형 투구에 중심타선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은 4차전을 앞둔 시점에서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스스로 타격 페이스를 잃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점으로 보입니다. 다만 부진하던 가르시아 선수가 안타를 기록하면서 그 컨디션을 조율했다는 점은 한 가지 위안이었습니다.

두산은 반격의 1승과 함께 주력 불펜인 정재훈, 임태훈 선수를 소모하지 않았다는 소득도 함께 얻었습니다. 타선도 대폭적인 라인업 변화의 효과탓인지 좀 더 활력을 찾은 모습이고 이종욱, 김현수, 김동주 선수로 짜여진 중심타선과 하위 타선의 이원석 선수가 좋은 활약을 했다는 점도 4차전 전망을 밝혀주었습니다. 

이제 양팀은 장원준, 임태훈 카드를 내세워 4차전에서 다시 한번 승부를 겨뤄야합니다. 두 투수 모두 그 컨디션을 확실할 수 없는 상황이고 상대 전적 역시 좋지 못하는 점이 양팀 모두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입니다. 급 강하할 기온도 투수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 밖에 없습니다.
타선의 힘이 양팀 모두 살아있는 상황에서 타격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롯데 중심타선의 부진탈출이 시급함을 의미합니다.

롯데는 아껴둔 불펜자원인 김사율, 김일엽, 임경완 선수를 조기투입하는 투수진 운영을 할 가능성이 높고 두산 역시 임태훈 선수가 여의치 않다면 이현승, 히메네즈 선수를 조기 투입하는 강수로 맞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어느 팀 선발투수가 좀 더 오랜 이닝을 던져줄 수 있을지가 승부의 큰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3차전 결과가 롯데에게 한 번의 숨고르기일지 두산 대반격의 촉매제가 될지 4차전 결과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