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에서 독수리가 되어 돌아온 가르시아

최근 프로야구는 더워진 날씨 만큼이나 그 순위경쟁이 뜨겁습니다. 선두 SK의 무적 행보가 주춤하면서 KIA, LG가 1위 자리에 도전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우승 후보 두산의 계속된 부진과 2약이라 불리던 한화의 약진은 중위권 싸움의 판도 또한 안개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해마다 6월이면 어느 정도 순위 싸움이 판도가 정해졌지만 올 시즌은 어느 팀도 안심할 수 없고 포기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순위 싸움의 판도에 변화를 줄 요소가 등장했습니다. 지난 3년간 롯데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카림 가르시아 선수의 한화행이 확정된 것입니다. 아직 행정적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조만간 한화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와의 계약이 불발되고 설로만 나돌던 한국 무대 복귀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가르시아 선수의 복귀는 한화의 최근 돌풍과 맞물려 있습니다. 시즌 초반 투타 모두가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던 한화는 일찌감치 순위권에서 멀어졌습니다. 사실상 최 하위를 예약하는 듯 했습니다. 기대했던 두 명의 외국인 선수는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고 주전급들이 대거 군입대한 야수부분 역시 타 팀에 비해 그 무게감이 부족했습니다.

이러한 한화가 5월 부터 달라졌습니다. 젊은 투수들이 그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싸울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초반 대량 실점으로 무기력하게 패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끈끈함이 살아났습니다. 어느 팀도 한화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위닝 시리즈는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가을 야구의 희망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5월 돌풍으로 의욕을 가지게 된 한화는 전력 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국내 선수가 트레이드가 꽉 막힌 우리 프로야구의 현실에서 외국인 선수의 보강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부진한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대체할 카드를 물색하던 한화는 단기간에 팀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외국인 선수로 가르시아를 선택했습니다.

시즌 중간에 선택된 외국인 선수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적응의 시간도 많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한화로서는 이러한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 현재의 팀 상승세를 이어갈 카드를 찾았습니다. 가르시아 선수는 최선은 아니지만 한화에 큰 힘이 될 선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가르시아 선수는 롯데에서의 3년간 통산 타율 0.267, 타점 278, 홈런 85개를 기록한 슬러거형 타자입니다. 거기에 좌타자라는 이점과 함께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한 외야수비 능력도 지니고 있습니다. 20홈런 이상, 80타점 이상을 할 수 있는 검증된 선수였습니다. 특유의 화려한 플레이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고 이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그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롯데에서 가르시아 선수는 화려한 3년을 보냈습니다. 롯데가 타격의 팀으로 거듭나는데 가르시아 선수는 큼 힘이 되었습니다. 미스터 쓰리런이라는 멸명이 붙을 정도로 극적인 순간, 팬들의 기억속에 남는 홈런이 많았습니다. 떨어지는 선구안 탓에 삼진도 많았지만 호쾌한 타격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가르시아 선수는 2008년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3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되면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롯데의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의 중심선수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역시 우리나라에서 롯데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기를 소망했습니다. 비록 외국인 선수였지만 롯데의 팀 컬러와 잘 융합된 멕시코 갈매기였습니다.

영원히 롯데에 남을 것 같았던 가르시아 선수였지만 지난 시즌 후반의 극심한 부진과 감독의 교체와 함께 이루어진 팀 개편작업 속에 롯데와의 인연을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지난 시즌 가르시아 선수는 20홈런, 80타점 이상을 달성하긴 했지만 그 영양가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선구안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원래 삼진이 많은 선수였지만 삼진 비율이 크게 올랐고 정확도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떨어지는 성적은 그를 조급하게 만들었고 타격 부진은 깊어졌습니다. 여기에 발가락 부상까지 겹치면서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시즌 후반과 포스트 시즌에서 그의 역할은 미미했습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또한 그의 입지를 좁혔습니다. 여기에 로이스터 감독의 교체, 투수력 보강을 우선시 하는 구단의 방침이 함께 하면서 그의 재계약 가능성은 크게 줄었습니다.

결국 가르시아 선수는 정들었던 한국 무대를 다시 밟을 수 없었습니다. 롯데와의 인연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몇 몇 팀들의 그의 영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30대 후반의 나이와 크게 떨어진 정확도, 외국인 선수 보강의 우선 순위가 투수력에 집중되면서 가르시아 선수의 올 시즌 무대는 한국이 아닌 고향 멕시코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가르시아 선수에게 한화가 손을 내밀었습니다. 분명 타격에 약점이 많은 선수지만 그의 클러치 능력과 장타력이 한화는 필요했습니다. 최근 팀이 타격에서 날카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최진행 선수를 뒷 받침할 대포가 없었습니다. 최진행 선수는 집중견제를 피할 수 없었고 타격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기 힘들었습니다. 가르시아 선수의 가세는 최진행 선수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3번 장성호 선수부터 최진행, 가르시아 선수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어느 팀과 견주어도 그 위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정교함과 힘을 겸비한 중심 타선은 한화의 공격의 구심점이 될 수 있고 경기 흐름을 한번에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무기로서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가르시아 선수가 지닌 높은 인기는 한화구단에 대한 야구팬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어 흥행면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가르시아 선수가 우리나라보다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없는 멕시칸 리그에서 뛰었고 지난 시즌 막판 큰 부진을 보였다는 불안요소가 있습니다. 그의 약점도 정해진 공식처럼 확실합니다. 많은 나이는 장타력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실제 멕시칸 리그에서 가르시아 선수는 홈런보다 타점부분에서 공헌도가 높았습니다.

그럼에도 한화는 그의 클러치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가르시아 선수가 약점도 많지만 그 역시 한국 야구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 힘은 떨어졌을지 몰라도 멕시칸 리그에서 볼넷 비율이 높았던 점은 또 다른 가능성으로 다가옵니다. 어의없는 공에 어림도 없이 스윙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스트라익만 치는 가르시아라면 타 팀 투수들에게 까다로움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20홈런, 80타점 이상을 매년 해주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지만 가르시아 선수는 갈매기에서 독수리로의 변신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복귀 무대는 화려한 3년을 보냈던 친정팀 롯데와의 사직 경기가 될 가능성인 높습니다. 아직 그를 잊지 못하는 롯데 팬들의 많은 상황에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에 대한 롯데 홈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 정말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비록 재 계약에 실패하면서 롯데를 떠났지만 그가 롯에데서 보여주었던 플레이는 팬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팬들은 그의 응원가 가르시아 송도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과연 사직 야구장에 상대팀 타자로 들어설 가르시아 선수를 롯데팬들은 어떠한 반응으로 맞이해 줄기 궁금합니다. 

롯데와 한화는 마지막까지 중위권 다툼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양팀의 대결은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르시아 선수의 한화행은 양팀의 맞 대결을 더 흥미있는 만드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포총각/심종열 (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