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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야구팬들이 기대하고 있는 야구 월드컵,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WBC의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본선에 진출한 20개국이 5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치르는 조 예선이 우리 시간으로 3월 8일 시작하면서 개막하는 WBC는 5회 대회 우승국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번 대회는 역대 그 어느 대회보다 메이저리그 스타 선수들의 참가가 많고 대회에 임하는 각국의 자세도 매우 뜨겁다. 야구 국가대항전에서는 항상 진심이었던 한국과 일본, 대만의 아시아 팀들뿐만 아니라 전 대회 우승국 미국을 포함해 다수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 역시 우승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대회 설립 초창기 이런저런 부정적 이슈들이 있었지만, 대회를 거듭할수록 야구 국가대항전으로 그 위상이 높아진 게 이유가 될 수 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회가 상당 기간 연기된 후 치러지는 만큼 모처럼 만의 야구 국가대항전이라는 점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역대 WBC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전력 열세라는 평가를 딛고 1회와 2회 대회 선전했다. 1회 대회에서는 4강에 진출했고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 수 위의 전력이라 평가받았던 미국과 일본, 중남미 국가들과의 경쟁을 이겨낸 결과였다. 특히, 야구의 역사가 우리보다 매우 길고 폭넓은 야구 저변에 프로리그의 규모나 시장에서 큰 차이가 있는 일본과의 경기에서 선전은 야구팬들뿐만 아니라 야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크게 불러왔다.

과거 한. 일 프로야구 교류전인 슈퍼게임에서 KBO 리그 선수들은 일본 리그 선수들과 비교해 상당한 수준차를 보였다. 이른 기억을 가지고 있는 야구팬들은 다수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에 크게 밀릴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1, 2회 대회에서 일본과 대등한 대결을 했고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광현과 봉중근 등 투수들인 일본전 호투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선전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로 이어졌고 당시까지만 해도 인기 하락과 경제여건 악화 등으로 8개 구단 체제 유지도 버거웠던 KBO 리그가 다시 부흥기로 접어들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후 프로야구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큰 성장을 했고 현재 10개 구단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후 WBC 대회에서 한국은 이전 대회의 영광 재현은 고사하고 예선 1라운드 탈락을 연달아 하며 체면을 구겼다. 그것도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나라와의 대결에서 패배하면서 그런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그 충격이 더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다음으로 프로야구 리그가 활성화되었다고 평가받았고 KBO 리그 출신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도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벌어진 결과는 우리 프로야구 수준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하도록 했다. 

그도 그럴 것이 3회 대회와 4회 대회 1라운드 탈락을 하면서 한국은 야구 불모지로 알았던 네덜란드, 이스라엘 같은 팀에 패했다. 네덜란드는 3회와 4회 대회 예선에서 모두 패했다. 이는 다수의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이 보유한 상대팀의 전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탓도 있었다. 또한, 이스라엘은 WBC만의 특별 규정에 따라 유대인 혈통의 선수들을 마이너리그에서 끌어모아 만든 팀이었지만, 한국은 그들에게 패하고 말았다. 이는 상대에 대한 방심이 중요한 패배의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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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전 패배는 예선 1라운드를 한국에서 유치한 4회 대회에서 일어났다. 4회 대회 예선에서 한국은 이스라엘, 네덜란드에 연달아 패하며 예선에서 탈락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야구 국가 대항전에 상당한 기대를 했던 야구팬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이런 실패 속에서 대표팀 운영에 대한 난맥상이 드러났다. 우선 감독과 코치진 구성, 선수 선발의 문제점이 있었다. 시즌을 준비하는 시점에 열리는 대회인 탓에 현직 감독과 코치진들이 대표팀 참가에 난색을 표명했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선수들은 병역혜택이 사라진 이후 대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1회 WBC 대회에서 한국은 예상을 깨고 4강에 진출했고 당시 병역 미필 선수들은 병역 혜택을 받았다. 이후 특별 규정으로 병역혜택을 주는 것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스포츠 선수들의 병역 혜택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으로 특정됐다.

이런 변화는 선수들과 구단들의 대회에 대한 열의를 떨어뜨렸다. 시즌 개막에 맞게 컨디션을 조절하는 선수들에게 WBC는 분명 큰 부담이 된다. WBC 참가 후 해당 시즌에서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이 다수 있다.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선수들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FA 연수에 국가대표 참가 기간을 포함해 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각 팀 주력 선수들의 참가에 대한 열의를 끓어오르게 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었다. 프로구단들 역시 주력 선수의 부상 염려 등으로 선수 차출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최상의 전력으로 WBC에 나서기는 어려웠다. 참가한 선수들 역시 상당수가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도 있었다. 여기에 상대팀에 대한 미비한 분석은 경기를 더 어렵게 했다. 부족한 열의와 정보, 준비 부족은 WBC에서 두 번의 1라운드 탈락으로 이어졌다. 우리가 상대한 팀들은 예상 이상으로 강했고 보다 더 경기에 절실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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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표팀 그리고 프로야구 전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속출하는 리그지만, 그중에서 선발된 선수들이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주축인 팀에게 고전하고 패하는 모습은 리그 수준 전반에 대한 회의로 이어졌다. 또한, 선수들과 구단의 이해관계로 국가대표팀이 그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도 강하게 일어났다. 

WBC에서의 연이은 실패는 이후 국제 대회에서 야구의 부진으로 연결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도쿄 올림픽 야구에서의 메달 획득 실패는 우리 야구 수준에 대해 되돌아보게 했다. 그동안 우리 야구에 프로야구의 성공에 취해 우리들만의 공놀이에만 몰두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잊을만하면 뉴스를 장식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탈과 구단 운영의 여러 부정적 모습들은 야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더했다. 과연 프로야구 선수들이 FA 시장에서 수십억원 심지어 백억원을 훌쩍 넘는 가치가 있는지에 의문도 불러왔다. 

이는 프로야구에 대한 인기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도 있었지만, 프로야구는 분명한 인기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다양한 콘텐츠가 공존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프로야구는 더 이상 매력적인 콘텐츠가 아니다. 국제경기 부진 외에 수준 저하가 분명한 프로야구의 경기력은 프로야구 팬들의 지속적인 유입을 막고 있다. 실제로 프로야구 팬들 중 젊은 층의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는 프로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로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생기게 한다.

이에 KBO는 보다 팬 친화적인 프로야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야구인 출신 허구연 신임 KBO 총재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리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고 선수들의 도덕성과 프로의식, 팬 서비스 전반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또한,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규정 변화와 팀 연봉 총액 제한 제도인 샐러리캡 제도 실시 등 제도 개선에서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프로야구는 점점 인기 회복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2023 WBC는 프로야구 인기 회복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WBC는 정규리그 개막전에 열리는 국제 대회로 올 시즌 흥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회 선전은 프로야구 팬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번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프로야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에 KBO는 이전 WBC와 달리 일찍부터 대회를 준비했고 세심하게 준비 과정을 진행했다. 코치진 구성과 선수 발과 관련해 잡음을 없앴고 구단과 선수들의 동참을 이끌었다. 프로야구의 위기에 공감한 구단과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WBC에 임하고 있다. 대표팀은 최상의 전력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 최지만 등의 참가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최초의 혼혈 한국계 메이저리거 에드먼의 대표팀 참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에드먼의 합류는 야구팬들의 WBC 대표팀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대표팀 전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KBO는 이번 WBC에 성적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KBO는 내심 4강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조 편성은 비교적 무난하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일본과 함께 하고 있지만, 같은 조의 호주, 체코, 중국은 수월한 상대로 예상되고 있다. 조 2위만 해도 8강전에 진출하는 만큼 일본전에 패해도 충분히 예선 통과가 가능하는 예상이다. 하지만 이전 두 번의 대회에서 한국은 무난한 예선 통과라는 예상에도 예선 탈락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모두 예선 첫 경기 패배가 결정적이었다. 

이번 대회 조 예선 1차전 상대는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강한 상대라 할 수 있는 호주다. 호주는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이 상당수 대표팀에서 빠지고 전력이 이전보다 약해졌다고 하지만, 매년 여름 열리는 윈터 리그를 통해 프로리그를 유지하고 있다. KBO 리그의 유망주들로 구성되는 한국 팀 질롱코리아가 그 리그에 참가하는 데 호주 리그에서 하위권의 성적이다. 호주 리그가 수준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우리 퓨처스 리그 그 이상의 수준이라 할 수도 있다. 그 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주축인 만큼 만만하게 볼 수 없다. 

또한, 야구는 마운드의 투수들이 버티면 약 팀도 강 팀과 해볼 만한 대결을 할 수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호주 리그에서 호주 선수들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을 했다고 하지만, 낯선 투수들에게 고전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호주 역시 한국전이 그들의 예선 통과를 위해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엔트리에 있는 투수들을 최대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상대 투수에 대한 적응에 애를 먹을 수 있다. 이전 두 번의 대회에서 한국이 고전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상대 투수들의 공에 대한 적응 실패였다. 

승리에 대한 절실함을 총력전으로 나설 호주전이 결코 쉽지 않은 이유다. 호주에는 KBO 리그 경험이 있는 서폴드라는 베테랑 투수가 있다. 그는 한국전 선발 투수로 나설 가능성 크다. 자칫 초반 불의의 실점을 당하고 다수의 투수를 총동원하는 호주 마운드에 운영에 휘말리면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대표팀으로서는 마운드가 최대한 상대 득점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대표팀은 호주전 선발 투수로 호주 타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유형의 언더핸드 투수 고영표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영표는 이미 리그에서 최고 레벨의 선발 투수다.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사실상의 에이스 역할을 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의 변화구라면 호주 타자들이 상당히 공략하기 어렵기도 하다. 다만, 이번 대회에는 투수들의 투구 수에 제한이 있고 투구 수에 따라 등판이 제한될 수 있다. 고영표 이후 마운드 운영도 중요하다. 

 

 

 



한국은 다음날 있는 일본전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지만, 호주전 승리에 온 힘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첫 경기 패배로 예선 탈락했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호주전을 승리한다면 일본전에 패한다 해도 조 2위는 무난해진다. 한. 일전의 중요성도 크지만, 대표팀은 4강 진출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예선 통과가 우선이다. 보다 실리적인 예선 라운드 경기 운영이 필수적이다.

이 점에서 호주전은 이번 WBC 대회 대표팀의 흐름을 좌우하는 경기라 할 수 있다. 승리한다면 다음을 대비한 경기 운영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 경기가 큰 부담이다. 자칫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를 따질 수도 있다. 이에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일찍부터 호주전에 전력을 온 힘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23 WBC는 우리 야구의 위상을 다시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이미 대회에 대한 중요성은 대표팀 선수단에 공유되어 있고 선수들의 각오도 단단하다. 하지만 원정 경기라는 부담이 있고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이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합동 훈련이 이상 기후 등으로 순조롭지 않았다는 점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투수들이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은 마운드 운영의 가용 폭을 좁힐 수 있다.

이 점에서 호주전은 얼마나 빨리 실전 경기에 맞게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중요할 수 있다. 긍정적인 건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이전 대회와 달리 단단하고 선수단 구성에서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경기에 대한 집중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 호주전을 무난히 승리한다면 상승 분위기로 대회를 이어갈 수 있다. 과연 대표팀이 이전 두 번의 대회와 달리 첫 경기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경기력과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WBC / KBO,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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