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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22위 대한민국, FIFA 랭킹 101위 태국, 경기장은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 대부분 축구들이라면 한국이 최소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대전이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운 축구 팬들 역시 시원한 승리를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1 : 1 무승부, 축구팬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이고 한국을 상대로 월드컵 예선 등에서 승점을 따낸 기억도 가물가물한 태국에게는 감격적인 결과였다. 

이번 경기는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이지만, 경기의 의미는 남달랐다. 얼마 전 끝난 아시안컵과 관련한 여러 불편한 사항을 정리하고 축구 대표팀이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은 조 예선의 부진을 뒤로하고 16강전과 8강전에서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한 수 아래 상대로 여겼던 요르단에 완패당하며 4강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패배의 여파는 매우 컸다. 이 패배와 함께 대표팀과 관련한 여러 난맥상이 드러났다. 특히, 부임 때부터 역량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재택근무 논란과 함께 아시안컵에서도 무색무취의 전술능력 부재로 큰 비판을 받았다. 이후에도 클린스만은 감독은 귀국 후 아시안컵 리뷰를 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바로 출국하는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이며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는 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론을 더 강하게 했다.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시스템을 무시한 축구협회의 독단적 행정에 대한 문제도 불거지면서 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설상가상으로 아시안컵 기간 선수들의 갈등과 충돌 관련한 이슈가 외신을 통해 보도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었다. 

 

 

 




아시안컵 이후 어수선했던 대표팀 


결국, 팬들의 여론에 밀린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고 신임 감독 선임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촉박한 시간으로 태국과의 예선전 2경기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인 황선홍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선임되어 경기를 준비했다. 선수 간 갈등도 선수들이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아시안컵과 대표팀 관련한 문제의 정점에 있는 정몽규 회장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며 축구 팬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는 태국과의 경기가 열렸던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팬들의 구호와 플래카드 등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경기장은 팬들의 열기와 축구협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혼재하는 모습이었다. 대표팀으로서는 아시안컵과 관련해 형성된 무거운 분위기가 여전한 채 경기에 나서야 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은 선발 스쿼드에 일부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득점력을 선보였지만, 대표팀에서 외면받았던 주민규가 생애 첫 대표팀 선발과 함께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를 정점으로 2선 공격진은 손흥민과 정우영이 좌우 측면 공격수로 이재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수비형 미드필더진은 황인범과 백승호가 호흡을 맞추고 4백은 김민재와 김영권을 중앙 수비수로 하고 우측 풀백은 설영우 좌측 풀백은 김진수가 선발 출전했다. 

지난 아시안컵과 차이가 있는 조합이었다. 대표팀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던 황희찬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고 아시안컵에서 부진했던 선수들 대신 백승호와 김진수가 선발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부동의 원톱이었던 조규성과 축구팬들의 큰 관심사 중 한 명이었던 이강인은 교체 선수로 벤치에서 대기했다. 

많은 스쿼드 변화 탓인지 대표팀은 초반 팀 워크가 잘 맞지 않았고 예상과 달리 전방부터 적극적인 압박에 나선  태국에 고전했다. 공격 진영에서부터 대표팀의 패스를 차단하는 등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런 태국의 압박에 대표팀은 수차례 패스가 끊기면서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황인범과 백승호 두 수비형 미드필더는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의 조합으로 상대 압박에 취약했고 공의 흐름을 잘 연결하지 못했다. 이는 수비 진영에서 패스 미스와 위기로 직결됐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보였던 대표팀의 모습이 그대로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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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골로 앞서간 대표팀 


초반 고비를 넘긴 대표팀은 이후 공격 흐름을 되찾고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최 전방의 주민규는 적극적인 몸싸움과 골 간수 능력을 바탕으로 원톱 역할을 충실히 했고 손흥민, 이재성, 정우영 3명의 2선 공격수들은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그 효과는 선취 골로 이어졌다.

전반 41분 좌측면을 돌파하던 이재성이 중앙으로 내준 공을 손흥민 침착히 골로 연결됐다. 이후 대표팀은 경기를 주도하며 태국을 몰아붙였다. 후반전 추가 골도 기대되는 흐름이었다. 실제 후반 들어 대표팀은 공세를 더 강화했고 수차례 득점 기회도 잡았다. 하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그 사이 태국은 전열을 정비해 보다 공세적으로 나섰다. 전반 초반 했던 전방 압박을 강화했고 공격 비중을 높였다. 태국으로서는 한국과의 원정 경기 패배가 상대적으로 큰 부담이 없어 보였다. 태국의 적극 공세에 대표팀의 수비가 흔들렸다. 집중력마저 떨어진 대표팀은 후반 60분경 스로인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지난 아시안컵 실점 패턴이 다시 반복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대표팀은 선수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벤치에 머물던 아시안컵 주전 멤버 조규성과 이강인이 차례로 출전했고 미드필더진과 좌측 풀백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이후 대표팀은 공격에 더 큰 비중을 두며 태국을 몰아붙였다. 이에 태국은 수비 숫자를 크게 늘리며 대응했다. 태국은 승점 1점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대표팀은 마지막까지 상대 골문을 노렸지만, 두터운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하기에는 공격이 너무 정적이었고 좌우 돌파에 이은 크로스도 정확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압도적인 골 점유율로 남은 시간을 보냈지만, 동점 상황을 변화시키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1 : 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홈경기 무승부로 대표팀은 다음 주 무더위와 광적인 태국 현지 팬들의 응원 열기 속에 부담이 큰 원정 경기를 치르게 됐다. 

 

 

 




수비불안으로 실점 그리고 동점으로 종료된 경기 


태국과의 월드컵 2차 예선 홈경기는 아시안컵 이후 심기일전한 내용과 결과를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대표팀으로서는 침체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대승이 필요했고 FIFA 랭킹 101위 태국은 충분히 그런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결과는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여전히 대표팀은 아시안컵 후유증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벗어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일정 한계는 있었다. 임시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은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었고 기존 틀을 유지할 수밖에 없어다. 황선홍 임시감독 역시 올림픽 대표팀을 겸임하는 상황에서 월드컵 예선에만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다. 자신의 축구를 하는 건 애초 불가능했다. 태국전은 기존 클리스만 체제에서 보였던 해줘 축구의 재판이었다. 이미 한국을 철저히 분석한 태국은 이에 잘 대비한 모습이었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축구도 더는 만만히 볼 수 없음을 느끼는 경기였다. 태국은 지난 아시안컵에서도 약체라는 평가와 달리 선전했다. 태국은 최근 자체 프로축구 리그를 크게 활성화시키고 대표팀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등 축구 부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서 태국 클럽이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는 태국뿐만 아니라 박항서 감독이 활약했던 베트남을 포함해 한국인 감독이 있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도 마찬가지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취약했던 피지컬로 향상됐고 선진 축구를 지속적으로 체득하면서 분명한 경기력 발전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상대한 태국 역시 개인 기량이 전술적 역량에서 분명 발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런 태국에 대표팀의 대응은 효과적이지 않았다. 이제는 동남아시아 축구도 일정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 다음 주 태국 원정 경기에서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부진에서 벗어날 승리가 절실하다.  홈에서 101위 팀에도 승리하지 못하는 대표팀의 모습은 분명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 : KFA ,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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