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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을 피해 프로야구 팀들은 해외에서 올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습니다. 연봉 계약문제가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팀도 있지만 이제 프로야구는 새로운 시즌을 위한 준비로 남은 겨울을 보낼 것입니다. 팀별로 뚜렷한 전력 보강 요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전력의 극대화와 새로운 얼굴의 발굴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해 졌습니다.

하지만 팀 주축 선수가 변함없는 기량으로 전력의 안정감을 준다면 그것 만큼 팀에 도움이 되는 일도 없습니다. 특히, 팀 에이스 투수의 컨디션 유지는 투수진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들의 컨디션에 따라 리그 운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투수진의 불안으로 상위권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LG 트윈스 였지만 팀을 굳건히 받쳐주는 에이스가 있어 위안을 삼을 수 있었습니다. 봉중근 선수의 존재는 LG 마운드의 최후 보루와 같았고 여러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봉중근 선수는 꾸준히 1선발로 로테이션을 유지했습니다.

이렇게 꾸준한 봉중근 선수였지만 그에는 봉크라이라는 별명이 붙어있습니다. 유독 따르지 않는 승운과 그것을 대신하는 불운이 그를 괴롭혔기 때문입니다. 아쉬움 가득한 눈 빛으로 강판 이후 덕아웃에서 경기장을 응시하는 모습은 너무나 측은해 보였고 팬들은 그 모습에서 깊은 슬픔을 보았습니다. 봉중근 선수의 슬픈 모습은 호화 멤버를 가지고도 하위권을 전전하는 LG의 모습 그 자체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봉중근 선수의 성적은 2008년 11승 8패, 2009년 11승 13패, 2010년 10승 9패였습니다. 우리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젊은 좌완 투수인 김광현, 류현진 선수에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성적입니다. 올 시즌 새롭게 떠오른 KIA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 선수에도 객관적인 수치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봉중근 선수에 대한 평가는 이들 못지 않습니다. 특급의 성적은 아니었지만 결코 그는 평범함 투수로 평가받지 않습니다.

봉중근 선수가 패한 경기를 보면 타선의 지원 부족, 불펜진의 난조 등이 겹치면서 패한 경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매 시즌 나 홀로 고군분투하는 봉중근 선수지만 나홀로 역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에이스를 지켜주지 못하는 LG 전력의 허약함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봉중근 선수가 흘른 아쉬움이 눈물이 모일수록 LG의 가을야구도 함께 멀어졌습니다. 



                                                                                  (사진 : KBO 홈페이지)


봉중근 선수는 고교시절 투타를 겸비한 초 고교급 선수였습니다. 당연히 국내외 구단 스카웃의 표적이 되었고 메이저리그의 명문 구단 애틀란타에 입단할 수 있습니다.  입단 이후 어린 나이에 그는 메이저리그 출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메이저리거의 꿈이 실현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메이저 리그의 높은 벽은 그에게 더 이상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고 봉중근 선수는 부상 등이 겹치면서 마이너 리그를 전전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결국 봉중근 선수는 국내리그 복귀를 결정했고 2007년 시즌 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되었습니다.

첫 해 봉중근 선수는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진했습니다. LG의 또 다른 스카우트 실패가 예상되게 했습니다. 적응기를 마친 봉중근 선수는 2008년 시즌부터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습니다. 들쑥날쭉 하던 제구력이 안정되면서 위력적인 구위가 살아났습니다.  국내 타자들에게 낯선 낙차큰 커브와 체인지업이 자유자재로 구사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인정받았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경기 경험은 경기 운영능력 면에서도 비교 우위를 가지게 했고 국제경기에서도 중용되었습니다. 2006년 WBC 대회이후 봉중근 선수는 매 번 국가대표에 선발되면서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2009년 WBC에서 보여준 대 일본전의 거듭된 역투는 그에세 봉의사라는 칭호를 붙게 했고 그만큼 그의 투구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역투는 반대로 그의 시즌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리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전력 투구는 피로를 누적시켰고 팔꿈치 등의 부상을 초래했습니다. 구위의 저하와 함께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초래했습니다. WBC의 역투는 그에게 명예를 주었지만 리그에서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는 실리를 잃게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봉중근 선수는 흔들림 없이 LG 선발 마운드를 지켜냈고 1선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두 자리 승수를 일궈냈습니다. 부실한 LG 선발진의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LG 마운드는 부실했습니다.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마저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는 경우가 허다했고 그와 함께 원투 펀치를 구성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FA 박명환 선수도 부상에 신음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봉중근 선수는 외롭고 힘든 시즌을 계속 보내야 했습니다.

과연 봉중근 선수의 외로움과 그를 괴롭히는 불운이 올 시즌 끝날 수 있을까요?

이는 LG의 부활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LG는 지난 시즌 종료 직후 외국인 투수의 영입에 온 힘을 쏟았고 좌, 우완 외국인 선발 요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합류하는 우완 리즈 선수는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구사하는 투수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입성도 유력한 선수였지만 LG는 오랜 작업끝에 리즈 선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선수의 기량만으로 성공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기대되는 선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연봉시스템 도입을 통해 어느 때 보다 성적에 따른 연봉의 차등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참급 선수들의 반발이 있을수도 있지만 LG의 신 연봉제는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항상 근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LG 선수들이 더욱 더 경기에 집중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항상 팀 동료들의 지원 부족에 남모르게 눈물 흘려야했던 봉중근 선수에게 희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에게만 집중되던 타 팀의 분석과 견제가 분산되고 그 역시 더 의욕을 가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좋지 않은 팀 성적탓에 큰 폭의 연봉 상승을 이루지 못하고 있기에 올 시즌 그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해외파 선수인 두산의 김선우 선수가 연봉 4억에 올 시즌 계약한 것은 그에게 큰 자극이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몇 년간 불운했던 봉중근 선수지만 이를 통해 더 강한 선수가 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고참급 선수가 된 그는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입니다. 개인적인 불운에 아쉬워 할수만 없는 상황입니다. 작년 시즌 초반 부진과 이애 따른 2군 강등 과정에서 감독과 작은 마찰을 빚었던 그였습니다. 이젠 그런 마찰을 중재하고 해결해야 하는 위치가 된 것입니다.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에 기꺼이 응했고 주장까지 맞았던 봉중근 선수였습니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더 성숙하고 완숙한 선수가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그의 성적이 특급은 아니었지만 그는 대표팀의 단골 멤버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했습니다. 그의 기량이 타 팀의 젊은 에이스들에게 뒤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 시즌 봉중근 선수는 LG의 부활과 함께 자신의 가치를 성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의 성적은 항상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 기대되는 외국인 투수들과 함께 다시 한번 LG의 에이스로 마운드를 지켜내야 합니다. 봉중근 선수가 불운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항상 마운드에서 웃을 수 있을지 그에 올 시즌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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