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춥고 눈이 많은 겨울입니다. 추운 날씨의 연속이지만 프로야구 각 팀들은 올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연봉협상의 잡음이 중간중간 발생하곤 있지만 동계훈련을 위한 계획과 함께 외국인 선수 영입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시즌을 준비하는 각 팀들의 전력이 어느정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분주한 움직임에서 소외된 선수들도 있습니다. 각 팀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은 다른 팀을 찾지 못하면 선수 생활을 접어야하는 경우도 생기고 동계훈련 명단에 들어가지 못한 선수들 또한 추운 국내에서 엔트리 진입을 위한 노력을 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화의 두 노장 이도형, 최영필 선수의 겨울은 더 쓸쓸합니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FA 요건을 갖춘 두 선수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FA 선언을 했습니다. 이들은 선수생활 중 한번 뿐인 권리를 행사하고자 했고 자신들의 가치를 시장에서 평가받아 보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너무나도 냉담했습니다. 냉담하기 보다는 무관심에 가까웠습니다. 해를 넘겼지만 그들의 FA 선언에 대한 반응은 비판도 긍정도 아닌 사실상의 방치상태와 같았습니다.
사실 이도형, 최영필 선수의 2010년 시즌 성적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두 노장선수는 세월의 무게를 절감해야 했습니다. 한화의 타선에서 지명타자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도형 선수지만 올 시즌 성적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경기 출장수는 27경기에 불과했고 당연히 그 기록은 초라했습니다. 하지만 타율 0.291이 말해주듯 그의 타격감을 아직 살아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진 : KBO 홈페이지)
이도형 선수는 두산의 전신인 OB에 고졸 선수로 입단하자마자 차세대 거포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수비 포지션은 포수였고 두산의 풍부한 포수자원은 그를 주전에서 멀어지게 했습니다. 결국 두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도형 선수는 한화로 트레이드 되면서 그의 타격 재능을 제대로 펼칠 수 있었습니다.
한화로 이적한 2002년 이후 이도형 선수는 꾸준히 두 자리수 홈런을 기록하면서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그 위치는 하위타선에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한화 타선의 장타력을 높여주는 중요한 선수였습니다. 주로 지명타자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팀의 취약 포지션은 포수 수비까지 하면서 팀 공헌도를 높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태균, 이범호 선수의 해외 진출과 주전급 선수들의 잇단 이탈과 함께 최 하위권으로 추락한 한화의 현실은 기량이 점점 하락하는 노장타자보다는 젊은 타자들의 육성에 더 치중하게 만들었고 이도형 선수는 그런 흐름에 밀려 자연스럽게 주전자리를 젊은 후배들에게 내줘야 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기회에서 이도형 선수는 매서운 타격감을 지속 유지했고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힘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한화의 라인업에서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가 최진행 선수외에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이도형 선수의 활용가치는 충분합니다. 지명타자로서 대타로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이도형 선수지만 그의 FA 신청은 선수생활의 연장을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이도형 선수와 함께 전천후 투수로 한화 마운드에서 활약했던 최영필 선수 또한 선수생활 연장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최영필 트레이드로 한화에 자리잡은 이후 주로 불펜에서 활약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선발 역할까지 하면서 한화 마운드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선수로 그 활용도가 높은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최영필 선수도 흐르는 세월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2009, 2010 시즌 최영필 선수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졌고 성적 또한 크게 곤두박질치고 말았습니다. 그는 더 이상 한화의 승리 불펜조가 아니었고 2010년 시즌 최영필 선수의 성적은 방어율 7. 45에 1승 4패 1세이브의 초라한 결과만 남기고 말았습니다. 부진한 그의 빈 자리를 젊은 투수들이 대신하면서 최영필 선수의 입지 또한 좁아지고 말았습니다.
류현진 선수를 중심으로 투수진의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는 한화로서는 최영필 선수를 계속 중용하기 어려운 입장이었고 그의 FA 선언은 한화 구단에서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도형 선수와 마찬가지로 최영필 선수 역시 기량 하락과 함께 팀 리빌딩와 세대교체라는 팀의 변화된 흐름에 밀려 더 이상의 기회를 잡지 못한 위치가 처하고 말았습니다.
이도형, 최영필 선수는 분명 전성기를 지났고 더 이상의 기량 발전을 기대하고 어려운 선수들입니다. 젊은 선수들을 하루라도 빨리 키워내야하는 한화의 입장에서 이 두 선수에 대해 크게 배려할 수 없는 것이 한화의 현실입니다 타 팀 역시 보상금이나 보상선수를 내 주면서까지 이들과 계약을 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사진 : KBO 홈페이지)
두 선수는 선수로서의 권리를 행사한 것이었지만 이것이 그들의 선수생명을 끊는 부메랑이 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들은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면서도 현 FA 제도의 불합리성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로 이러한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선수의 활약 정도에 따라 차등을 두지 않는 천편일율적인 보상제도로는 특급 선수외 FA 선수들에게 FA제도가 결코 기회의 장이 될 수 없음을 이 두 선수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보상제도의 굴레가 없었다면 한화가 아닌 다른 팀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두 선수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들의 선수생활 연장여부는 원 소속구단인 한화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팀 리빌딩을 하고 있는 입자에서 이들과의 FA 계약은 사실상 어려워보입니다. 이렇게 두 노장 선수들은 소리소문 없이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할까요?
중요한 것인 이 두 선수가 한화에 필요한 자원이라는 점입니다. 신인급 선수들의 중요하는 분위기라고 하지만 그들의 기량이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마나 주축으로 자리잡았던 선수들 마저 군 입대 등으로 빠지면서 한화의 선수층은 크게 엷어져있습니다. 2군 시스템이 취약한 한화로서는 최소한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조차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당장 실전 투입이 가능한 노장들을 외면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팬들은 팀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경기력 저하 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팬들의 인내심을 실험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하는 동안 팀을 지탱해줄 노장들도 분명 필요합니다. 한화구단은 이 두 선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들과 진지한 협상을 해야 합니다.
만약 연봉 삭감이 필요하다면 이를 알리고 재 계약하는 협상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두 선수 역시 선수생활 연장의 의지가 있다면 연봉삭감을 감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FA를 통한 연봉 대박이 아닌 진정한 가치를 평가받고 그에 맞는 협상을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대로 끝나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움이 많은 선수들입니다.
2011년 시즌 한화이글스를 이끌던 두 노장 선수들의 무관심 속에 쓸쓸히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될지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이들의행보게 관심이 가는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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