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개명(改名) 선수들의 올 시즌은?

야구를 시작하는 선수들의 최우선 목표는 프로무대에서 자신을 기량을 펼치는 것입니다. 수 많은 선수들이 신인드래프를 통해 프로입단을 희망하지만 일부의 선수들만 그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프로에 입단하더라도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이겨야 비로서 프로선수로서 그 존재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팀별 엔트리는 한정되있고 상당 수 선수들은 1군에 오르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접어야 합니다.

프로야구 선수 모두가 성공할 수 없는 현실에서 선수들은 피나는 노력을 통해 작은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여기에 자신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이름까지 바꾼 경우도 있습니다. 롯데의 경우 프로입단 이후 이름을 바꾼 선수들이 타 팀에 비해 많습니다. 손아섭, 박준서, 오수호 선수가 이런 공통점을 지닌 선수들입니다.

먼저 롯데 외야의 중요 자원으로 성장한 손아섭 선수는 주전의 자리를 거의 굳혔습니다. 고교시절 최고의 타자로 각광받았던 그였지만 프로입단 후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면서 바로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타격과 활기찬 플레이가 전임 로이스터 감독의 눈에 들면서 비교적 일찍 1군무대를 밟을 수 있었습니다.

2008년 시존 손아섭 선수는 롯데돌풍에 일조하면서 주전으로의 입지를 굳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이름은 손광민이었습니다. 2009 시즌 프로선수로서의 의지를 다잡기 위해 이름까지 손아섭으로 개명한 그는 더 큰 도약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너무나 달랐습니다.

그의 타격을 살려주는 적극성이 지나치면서 의욕만 앞서고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변화구에 대해 재대로 대처할 수 없었고 선구안마저 크게 흔들리면서 지닌 시즌의 활약이 반짝 활약이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들게 만들었습니다. 젊은 선수가 가지는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2010년 손아섭 선수는 지난 시즌의 아픔을 이겨내고 외야의 확실한 주전으로 받돋움했습니다. 부진했던 타격은 다시 살아났고 3할 타자로 거듭났습니다. 시즌 중반 극심한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는 뚝심까지 보여주었습니다. 기술적인 발전과 함께 정신적으로도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인 시즌이었습니다.

올시즌 손아섭 선수는 좌익수에서 우익수로 포지션을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비불안이 단점으로 지적되는 그에게 까다로운 타구가 많은 우익수는 수비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호쾌한 장타와 빠른 송구를 자랑하던 외국인 선수 가르시아 선수가 3년간 그자리에 있었다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그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주전 라인업에 좌타자가 부족한 팀 사정상 그의 투타에서 그의 역할을 너무나 중요합니다. 그만큼 손아섭 선수의 팀내 입지는 크고 단단해진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손아섭 선수와 달리 또 한명의 개명선수 박준서 선수의 위치는 불안합니다. SK에서 롯데로 팀을 옮기고 오랜기간 팀과 함께 한 박준서 선수는 박남섭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선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현재의 이름은 롯데에서 활약하던 도중 얻은 것입니다. 이제 연차로 보면 팀의 중견선수로 자리해야하지만 현대 그의 위치는 백업내야수 그것도 주로 2군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입니다.

견실한 수비와 성실한 플레이로 팀에 보이지 않게 기여하는 선수지만 타격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출전경기수를 늘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롯데의 내야를 이끌던 박기혁, 조성환 선수 등의 입지가 탄탄한 것도 그 원인이었습니다. 올 시즌에는 외야수 전준우 선수가 3루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고 황재균 선수가 유격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의 입지는 더 불안해졌습니다.

작년 시즌부터 눈에 띄게 기량이 발전된 문규현 선수가 내야의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정보명 선수도 2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한 상황에서 박준서 선수는 1군 잔류조차 힘겨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젊은 유망주들과의 경쟁까지 이겨내야 하는 등 2중 3중의 경쟁이 그의 올 시즌을 더 힘들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수비에서 믿음을 주는 노련한 선수이니 만큼 스위치 히터라는 장점을 살려 타격에서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야수부분에서의 두 선수와 더불어 투수진에서도 이름을 바꾼 선수가 있습니다. 현재 불펜의 엔트리 경쟁을 하고 있는 오수호 선수가 그 선수입니다. 오병일이라는 이름으로 롯데에 입단한 오수호 선수는 1순위로 롯데에 지명될만큼 기대를 모으는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프로의 높은 벽은 그에게 1군 진입의 기회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빠른 직구를 바탕으로 씩씩하게 타자와 상대하는 모습은 보기좋았지만 프로의 타자들에게 그의 직구를 쉽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1군에서 자리잡기에는 제구가 불안했고 변화구 구사도 미숙함이 많았습니다. 불펜투수들의 거듭된 부상과 부진이 이어질때 등판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신인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가는 아픔을 맛봐야 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까지 겹치면서 등판 기회를 더 잡을 수 없었습니다. 

올 시즌 롯데 불펜은 외국리그에서 롯데로 복귀한 최향남 선수와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영입된 고원준 선수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여기에 선발을 병행할 수 있는 김수완 선수가 가세할 경운 엔트리진입의 문은 더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프로무대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남기지 못한 신인 투수에게 버거운 경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쟁을 이겨내야 프로 1군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름까지 개명하면서 의지를 다진 오수호 선수로서는 시범경기에서 던지는 공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의 빠른 직구와 함께 얼마나 제구력을 더 정교하게 다듬었을지가 그의 엔트리 진입에 큰 영햘을 줄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남다른 이유가 있어야 하고 자신의 의지도 그 안에 투영되어 있을 것입니다. 간소화 되었다고 하지만 그 절차에 있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공통점을 가진 세 선수들이지만 현재 팀내 입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 모두가 야구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지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선수들이 그 이름에 담겨진 자신들의 의지를 좋은 결실로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이들의 2011년 활약이 궁금한 올 시즌입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