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우리나라 신작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 는, 사형제를 전면으로 다룬 작품이었습니다. 평소와 다를 것이 없는 교도소에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상영내내 그 분위기는 무거웠습니다. 중간중간 밝은 분위기의 장명이 있었지만 사형 집행일을 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이기에 웃음이 나오지 않더군요. 그만큼 사형이라는 사람의 죽음을 전제로 한 법 집행이 제 마음을 무겁게 한 탓이겠지요? 일에 냉철하고 철저한 선임 교도관과 개념없는 신참 교도관 그리고 교도관 전체를 아버지같이 아우르는 교참 교도관, 이 세명이 이야기가 영화의 주요 스토리를 이어갑니다. 연기파 배우인 조재현, 박인환, 그리고 경력은 짧지만 그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윤계상, 이 세명의 배우는 인물의 특성에 맞게 무리없는 연..
삼청동 하면 서울에서 옛스러움을 간직한 몇 안되는 곳이지요. 사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번쯤은 가서 이런 저런 모습들을 담았을 텐데요. 저는 삼청공원에서 서울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말 바위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날이 좋지는 않았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서울은 아름다웠습니다. 시시각각 구름의 모양이 바뀌는 서울의 하늘입니다. 삼청동에서 이런 모습을 보게되니 그 느낌이 더 새로웠습니다. 삼청공원과 주변 산에도 단풍이 들었습니다. 어느 산 보다고 멋진 풍경이 이렇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구름이 덮힌 도시에 어떤 곳은 밝은 빛, 또 다른 곳은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하늘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모양을 바꾸고 제 발걸음을 계속 한 곳에 고정시키게 합니다. 가을 하늘은 어느 곳에서나 멋집니다. 저 도시에서 많은 ..
서울 한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남산, 지금은 보존을 위한 노력의 결실로 그 경관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정상에 있는 서울타워에 가도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도 많아지고요. 이런 남산에도 가을은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추위가 몰려왔던 날, 여러 모습들을 담았습니다. 남산 정상에서 붉은 단풍이 저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지금은 그 빛이 바래지고 있더군요. 설악산에서 제대로 보지 못한 빨간 단풍을 여기서 보게 되는군요. 지나는 길마다 가을 느낌이 가득합니다. 추위가 그 모습에 쓸쓸함을 덧칠하고 있었습니다. 제 마음까지 움츠리게 만들더군요. 그런 움츠림도 잠시, 사람들을 따라 길을 따라 남산을 느껴봅니다. 떨어져 말라버린 낙옆들은 가을이 멀어져 감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성질 급한 은행잎들은 노랗게 물들기도 ..
늦 가을 해변은 너무나 조용하고 쓸쓸했습니다. 사람들이 발걸음이 뜸해진 탓이겠지요. 더운 여름 그렇게 해변을 귀찮게 하던 사람들인데 말이죠. 지금은 단풍을 찾아 산으로 산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일몰이 좋은 것 같아 을왕리 해변을 찾았습니다. 저녁 을왕리 해변은 잔잔합니다. 물이 빠진 해변은 그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급하게 찾았지만 이미 해는 운무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모습을 감춘 해가 남긴 여명속에서 몇몇 사람들은 추억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있어 쓸쓸함을 덜어줍니다. 저 멀리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멀리서 그 모습을 담았습니다. 저들이 만들어갈 가을의 추억을 방해하고싶지 않았습니다. 이제 밤이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빛이 갯펄을 비추고 ..
거친 녀석들이라는 해석으로 제목을 함께 한 영화 "바스터즈"를 보았습니다. 사진처럼 영화는 안개속을 헤매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고 수 많은 죽음이 이어지지만 그 죽음에 안타까움이나 슬픔이 느껴지지 않는 혼란스러움속에서 러닝 타임을 보낸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총 5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이야기는 이어지지 않을 듯 묘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 5장에서 각각의 등장 인물들은 하나의 장소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지배하의 프랑스입니다. 그 배경과 소재만 가져왔을 뿐 전개되는 예기가 모두 진실은 아닙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관객들의 상상을 벗어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합니다. 먼저 1장에..
갑자기 겨울의 문턱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는데 가을이 너무 빨리 떠나가는 듯 하네요. 아마 지금쯤 설악산에도 단풍이 지고 하얀 눈이 쌓여 있겠네요. 제가 갔을 때의 모습이 설악의 마지막 가을이었던 것 같습니다. 설악산 산행 중 마지막으로 담은 천불동 계곡입니다. 계곡 사이 절벽에 단풍이 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저 단단한 바위틈에서 어떻게 그 생명력을 유지하는지 대단하다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맑은 계곡물은 또 하나의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와 모여진 물들이 계곡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맑아 손을 대기에도 아깝더군요. 천불동 계곡을 따라 가면 대청봉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 여정에 긴 시간이 필요한 탓에 도전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름다운 계곡의 풍경과 ..